[데스크 칼럼] 부동산 정책입안자가 봐야 할 40대 직장인의 수도권 내 집 장만 후기 (3)

2026년 6월, 만 41세에 드디어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허점에 피해를 입었고, 더 깐깐해진 은행 대출 문턱을 깨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유튜브나 온라인에는 주택 매입 대출과 관련해 허위정보가 섞인 콘텐츠도 난무해 혼란스러웠습니다. 여기에 각종 주택 관련 규제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과세 체계는 현재 서민·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비롯해, 현 정부가 바라는 주택 공급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는 동시에 은행도 대출 문턱을 높여 놓은 상황에서, 서민·청년들이 첫 번째 내 집 마련에서 꼭 알아야 점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과 동떨어진 행보만 보인다는 비판을 듣는 부동산 정책입안자들에 바라는 점을 전하고자 합니다.

 

 

부동산 정책입안자가 봐야 할 40대 직장인의 수도권 내 집 장만 후기 (2)에 이어서...

 

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공인중개사 사장님에 필자의 사정을 털어놨고, 매도인에게도 이를 전달했다. 운이 좋게도 매도인은 다른 곳에 이주가 예정돼 자금이 급히 필요하거나 타인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매도인의 배려로 6월 하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해 잔금을 1차로 치른 뒤 소유권이 넘어오면, 바로 다음 날 개인 신용대출을 일으켜 매매대금 중 부족한 액수를 송금하기로 했다. 다만 이 매매대금을 완납하지 않는다면 집 도어락 카드키와 비밀번호는 제공할 수 없다는 조건을 걸었다.

 

필자는 기존 계획대로 4~5월 수입도 늘었고, 5월 말 기존에 보유한 신용대출 액수를 최대한 줄였다. 신용점수도 KCB 960점대에 NICE 920점대로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주거래은행에 주담대 계약을 위해 찾았지만, 예상한 만큼의 한도를 제시하지 않았다. 혹시 다른 은행에서는 한도를 어느 정도 평가해주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기존에 거래해본 적이 없었던 우리은행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기대 이상으로 한도를 책정해줬다.

 

향후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이자 급여 송금 계좌 지정, 적금 상품 가입, 매월 일정 금액 이상 우리카드 결제 등의 조건을 만족한다면 금리우대도 받는다는 조건도 제시해줬다. 그렇게 필자는 지난 20년 넘게 이용한 주거래은행과 이별하고 우리은행과 새 연을 맺었다.

 

그런데 주담대 상담을 받는 도중에 이 우리은행 직원이 제시한 주담대 대출한도는 필자가 생각한 액수보다 다소 높게 느껴졌다.

 

물론 그가 해당 한도를 산출한 방식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매매계약서상 집 주소를 KB부동산에 입력해 나온 시세 가격과 신용점수, 기존 부채 금액, 소득, 재직 중인 직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프로그램에 입력한 대로 한도를 받은 것이다.

 

‘설마 은행에서 실수하겠어’라고 생각하며, 필자는 기대 이상의 주담대 한도를 받아들고 룰루랄라 계약서에 사인했다. 사실 이 정도 액수라면 매도인에 잔금일 다음 날 신용대출을 추가로 일으켜 잔액을 지급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사인을 전부 마친 뒤 우리은행 직원은 “죄송하다. 한도를 다시 산출해야 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필자가 계약한 집이 오피스텔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 최하층이 아닌 이상 KB시세의 일반가나 상위평균가를 기준으로 주담대 한도를 산출한다. 그런데 오피스텔은 층수와 용도(주거용·사무용)에 상관없이 무조건 KB시세의 하위평균가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직원이 애초에 필자에 제시한 대출한도는 KB시세의 일반가를 적용한 값이었다. 때문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높은 한도’라고 느낄 수밖에 없던 것이다.

 

결국 1000만 원 이상 깎인 금액으로 재산정한 주담대 한도를 받아들었다. 맥이 빠지고 이미 사인까지도 한 마당에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싶었다. 또 아무리 오피스텔이라도 기존에 무주택자가 실거주를 위해 매입하려는 집을 사무용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데 도저히 납득가지 않았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정부에 따지는 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고, 무엇보다 은행은 필자에게 절대 ‘갑’인 만큼 화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렇게 기존에 작성한 주담대 계약서를 폐기하고 새롭게 계약서를 작성했다. 잔금일은 6월 18일 오전이었다. 우리은행 측에 주담대를 실행한 직후 이날 오후에 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당일 새로운 대출이 발생한다면 주담대 계약이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경고만이 돌아왔다. 물론 6월 19일부터는 새로운 대출을 실행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6월 18일에 부동산에 공인중개사 사장님과 매수인인 필자, 매도인인 집주인, 등기이전 신청을 담당할 법무사, 이를 확인한 뒤 주담대 실행 업무를 처리할 우리은행 직원이 모였다.

 

빠르게 마무리될 줄 알았지만 무려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또 주담대에서 마무리되는 게 아니었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 수백만 원을 현금으로 냈고, 법무사 수수료 약 100만 원, 수천만 원의 취득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해야 했다.

 

사실 전날 법무사로부터 “취득세를 어떤 방식으로 납부할 것인가”라는 연락이 왔고, 이에 “일부 현금과 전액 신용카드 할부로 납부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납부할 신용카드 개수와 카드별 결제 예정 금액을 파악했다. 특히 해당 신용카드 한도가 여유롭지 않다면 당일 결제를 못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신용카드로 취득세를 냈는데, 그 세율은 무려 4.6%였다. 주택 최초 취득자를 기준으로 일반 주택의 취득세는 보통 1%에 불과하지만, 필자와 같이 오피스텔을 취득하는 경우 사무용이 아닌 가족의 실거주를 위한 게 명백함에도 매매가의 4.6%를 취득세로 내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날 계약에 앞서 아침에 지인이 돈을 빌려줘 다음날 신용대출을 일으켜 매매대금 잔액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잔금을 치르는 자리에서 부족한 금액을 바로 매도인에 송금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도어락 카드키와 비밀번호를 받아 완전한 내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주담대 받으니 ‘신용 리스크 발생’이라니... 증발한 법인사업자 대출

 

필자는 현 직장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것 외 별도의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이 집을 사들이기에 앞서 해당 법인의 대표로서 새로 추진할 사업을 구상했고, IBK기업은행에 법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을 문의했다.

 

이에 기업은행은 해당 법인의 매출 및 납세 관련 자료와 회사 소개서, 새롭게 추진할 사업 및 이 사업에 운전자금이 필요한 이유 등의 소개서 등 여러 자료를 요구했고, 요청한 자료를 빠짐없이 정성스럽게 마련해 제출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필자 소유 법인에서 매출이 있었던 만큼 약 2000만 원의 운전자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해줬다. 이어 기술신용평가사로부터 심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이 회사의 자료 제출 및 관련 요청에 모두 응했고, 이들이 필자의 사업장에 방문해 인터뷰하는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 사이에 내 집 마련에 성공했는데 기쁨도 잠시였다. 직후 기업은행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큰 규모의 대출을 받았기에 법인사업자 운전자금을 대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작년 회사 규모에 비해 매출도 넉넉히 발생했고, 운전자금이 필요한 사업 아이템을 검토한 뒤에도 뭔가가 부족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필자가 대출을 받았고, 소규모 법인의 경우 대표이사의 신용에 변동이 생기면 대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역시 정부에서 대출 규제가 예전보다 까다로워졌기에 자신들도 더 보수적으로 심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기술신용평가 심사회사에서도 인터뷰 일정이 잡혔지만, 기업은행에서 어떻게 일을 처리한 것인지 이후 연락도 없었다.

 

결국 주택담보대출이라도 대출은 대출이고, 그만큼 필자의 추가 대출 한도와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었다. 이제 30년간 매달 200만 원에 가까운 주담대 원리금을 갚아 나가야 한다. 또 신용카드로 납부한 수천만 원의 취득세도 마찬가지이며, 향후 종합부동산세도 내야 하는 등 여러모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대출을 조이고 규제 지역을 늘리고 규제 중심의 정책과 법안 마련에 집착하는 정부와 국회에 불만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지만, 주거용과 사무용 구분도 없이 주담대 한도를 KB시세 하한가로 일괄하고, 취득세는 일반 아파트보다 무려 3.5% 이상 높은 4.6%로 지정해놨다. 1주택에 실거주라면 굳이 이런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전월세 가격이 최근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매매가 역시 뛸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런 불리한 대출 구조와 세금 부담에 주택 공급량을 늘리기는커녕 ‘청년들이 주로 찾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라는 것도 옛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조차 나온다.

 

무엇보다 이 연속보도 1부에서도 지적했듯이 있으나 마나 하다고 느낄 정도로 여전히 임차인에 불리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전방위적 대출 규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서민들과 소규모 법인들의 자금 부족으로 인한 부담이 더 커지고, 결국 제2~3금융권에 몰리거나 사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걸 우리 부동산 정책입안자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