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증시 폭락에 분노한 개미들… ‘국민과 주주’ 창당 추진

증시 급락에 개인투자자 집단행동 본격화
‘국민과 주주’ 창당 추진… 정치권 직접 진출
“주주 권익 정책으로 실현” 정부 기조 전환 촉구

인싸잇=임종옥 기자ㅣ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급락 사태를 겪자 개인투자자들이 주주 권익을 대변하는 정당 창당에 나섰다. 시민단체 활동만으로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직접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30일 가칭 ‘국민과 주주’ 창당을 위한 발기인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주주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할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창당 절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기업의 이익 배분과 장기 경영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지배구조를 지목했다. 여기에 정부가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했고,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창당과 함께 정부를 향한 요구도 제시했다. 본부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고용노동부 장관 등에 대한 즉각적인 인사 조치를 촉구하며, 자본시장 정책과 기업 경영에 대한 정부의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기인 모집은 네이버카페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를 통해 진행된다. 한 주만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물론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간접적으로 기업의 주주인 국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다.

 

본부는 발기인 모집과 함께 창당취지문과 규약, 강령을 마련하고 정당법에 따른 창당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중앙당 발기인 200명과 시·도당별 발기인 100명을 모집한 뒤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5개 이상의 시·도당에서 각각 당원 1000명 이상을 확보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당 등록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그동안 국민연금공단과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공개서한을 발송하고 국회와 대통령실에 입법·정책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활동을 이어왔지만, 정책 반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단체의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정치 참여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정부와 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지난 22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으며,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본부는 양사의 성과급 지급 과정이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발기취지문에서 “6월 지방선거 이후 정부가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 기조를 수정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기업의 이익을 국가와 사회가 회수하려는 반시장적 정책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단체의 목소리만으로는 구조를 바꾸기 어려웠고, 우리의 요구가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정치적 대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주주의 이익이 곧 국민의 이익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과 주주’ 창당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본부는 특정 정파를 지지하거나 정부 퇴진을 목표로 하는 정당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정부가 법과 절차, 시장 원칙을 존중하면 협력하고, 이를 훼손할 경우에는 주주와 투자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