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축협 운영 따질 청문회서 “왜 졌어요?”… 최민희 질의에 온라인 시끌

성적 부진 따질 자리 아니라더니… 경기 패배 원인 되풀이 추궁
이미 출전한 손흥민 두고 “투입 요구”… 쇼츠 해석도 틀려
황덕연 “저걸 질문이라고”… 일본 언론 “지옥 같은 청문회”

인싸잇=전혜조 기자ㅣ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과 운영 문제를 따지기 위해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진규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게 “왜 졌어요?”라고 되풀이해 묻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축구협회의 잘못을 파고들어야 할 청문회가 경기 결과를 따지는 자리로 흐르면서 최 의원의 질문 수준도 도마에 올랐다.

 


청문회 시작 전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대표팀의 성적 부진만 따지기 위한 자리가 아니며, 그것은 국회가 관여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협회의 문제를 확인하고 운영을 투명하게 만들 방안을 찾는 자리라고 청문회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최 의원의 질문은 대표팀의 경기 내용으로 향했다.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당시 이강인이 김 전 코치에게 선수 교체를 요구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유튜브 쇼츠를 틀었다. 최 의원은 이강인이 손흥민을 투입해 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한 뒤,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발로 나오지 않은 것이 홍명보 전 감독의 ‘보복’ 때문이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당시 손흥민은 이미 교체 투입된 상태였고, 김 전 코치는 선수들이 투입을 요청한 대상도 손흥민이나 이재성이 아닌 조규성이었다고 바로잡았다. 축구 전문가가 아닌 만큼 더 꼼꼼한 확인이 필요했지만, 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 쇼츠의 자막과 해석을 국회 질문의 근거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최 의원은 김 전 코치가 손흥민과 이재성의 선발 제외를 패배 원인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하자 “그럼 왜 졌어요?”, “왜 그렇게 졸전을 벌이고 왜 졌어요?”라고 거듭 물었다. 김 전 코치가 경기 결과를 이 자리에서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하자 “저런 태도 때문에 우리나라 축구가 그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도 이 모양”이라고 몰아세웠다.

 

축구 해설위원 황덕연은 해당 장면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왜 졌어요’는 하… 저걸 질문이라고 하고 있냐”고 비판했다. 축구 커뮤니티에서도 “과정을 따져야 하는데 질문 수준이 너무 낮다”, “‘왜 졌느냐’는 ‘왜 못생겼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창피함은 국민의 몫”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 축구계와 온라인을 넘어 일본 언론까지 최 의원의 질문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일본 스포츠 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지옥 같은 청문회가 됐다”는 제목으로 이 장면을 전하며, 한국 언론이 최 의원의 질의를 ‘최악의 질문’이라고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최 의원은 다음 날 라디오에서 감독의 리더십과 협회 운영 문제를 지적하려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간이 짧았다면 질문을 더 정확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손흥민을 선발로 내보내고도 졌다면 선수까지 국회로 불러 책임을 물었겠느냐는 반문도 뒤따른다. 협회의 잘못을 밝혀야 할 청문회가 “왜 졌어요?”라는 한마디로 기억된다는 사실이 이번 논란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