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

‘검찰 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 통과에 ‘변호사 선임비 부담 가중’ 우려 확산

인싸잇=이서호 기자 |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범죄 피해자를 비롯한 형사사건 당사자들의 법률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로 관련 절차가 반복되면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변호사 선임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수사 주체는 검사가 아닌 사법경찰관으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검사가 수사 단계에서 직접수사 또는 보완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오는 10월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경찰은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정해진 기간 내에 보완수사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 알려야 한다.

 

이번 개정으로 검찰의 역할은 ‘수사’에서 ‘기소 여부 판단’으로 축소됐다. 검사는 경찰이 넘긴 사건 기록을 검토해 기소·불기소를 결정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기록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무게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이번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잦아져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는 피의자·피해자 측의 법률비용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피해자 측이 변호사를 선임해 스스로 증거를 모으거나 의견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이 빠지는 만큼, 경찰 조사에서 생긴 공백을 메울 주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놓치는 증거가 없도록 대비하려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개정안 시행 전에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진행 중인 사건이 있다면 이의신청 등 활용 가능한 절차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은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검찰 단계로 넘어가지 않아 보완수사를 요구할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향후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면 고소장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제출할 것도 권한다. 사건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각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명확히 연결해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의 개입 없이 처음 제출한 자료가 사건의 전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지서나 접수증 등 관련 문서를 평소에 챙겨두는 습관도 권장된다. 개정안 시행 시점을 전후로 진행 중이던 사건은 구법과 신법 중 어느 절차를 적용받는지 혼선이 생길 수 있어 접수·통지 여부 등을 입증할 서면 자료를 갖춰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이다.

 

한편, 변호사 업계에서는 경찰 전관 예우 시대가 열렸다는 말도 나온다. 수사의 주축이 경찰로 옮겨간 만큼, 경찰 내부 사정에 밝은 전관 변호사들이 강점을 가지면서 몸값이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