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셀럽

[정치셀럽] ‘레이나’에서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김효은이 걸어온 길

강단과 방송에서 정치 현장으로 활동 무대 옮겨
“청년의 언어 이해해야 공감… 지킬 수 있는 약속이 중요”
국민의힘이 다시 믿음을 얻고 정권을 되찾는 데 힘 보태

인싸잇의 정치 섹션 코너 ‘정치셀럽’은 정치권에서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과의 인터뷰’를 다룹니다. 인터뷰 대상은 전현직 국회의원이나 정당인 등에 국한하지 않고, 정치 분야에서 대중에 영향력 있는 유튜버, 법조인, 언론인, 학자, 기타 일반인 등의 셀럽을 포함합니다. 이들과 현 시국, 정치 철학, 목표, 개인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갈등과 화만 돋우는 정치’가 아닌 ‘흥미롭고 배울 게 많은 정치’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김효은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 영어강사 ‘레이나’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EBS 영어강사와 KBS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학생과 청취자를 만났고, 쉽고 명확하게 영어를 전달하는 강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거쳐 국민의힘 대변인을 맡으며 강단과 방송에서 정치 현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교육과 방송 현장에서 쌓은 경험은 정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쏟아지는 정치 현안을 판단하고 당의 입장을 정리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지금 그의 역할이다. 강사 시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식을 전달했다면, 이제는 복잡한 정치 현안을 쉽고 정확한 언어로 풀어내는 일을 맡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성 대변인이자 교육 현장과 방송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 청년들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보수정당이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싸잇>은 김효은 대변인을 만나 영어강사 ‘레이나’에서 정치권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와 국민의힘 대변인으로서의 고민, 교육과 청년 세대에 대한 생각, 그리고 앞으로 그리고 있는 정치적 비전을 들어봤다.

 

 

- 영어강사 시절 사용했던 ‘레이나’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지금도 그 이름에 애착이 있나.

 

“‘레이나’라는 이름은 KBS 라디오 ‘레이나의 굿모닝팝스’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Reina’는 스페인어로 ‘여왕(Queen)’이라는 뜻인데, 발음도 쉽고 기억하기 좋아 자연스럽게 활동명이 됐다.

 

‘레이나’라는 이름에는 영어강사와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며 만난 학생·청취자들과의 추억이 담겨 있어 지금도 애착이 크다. 많은 분이 여전히 김효은보다 레이나라는 이름을 더 친숙하게 기억해 주신다.”


- 수많은 학생 앞에 서던 영어강사에서 당의 입장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대변인이 됐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강사는 지식을 잘 전달해 학생들의 성적을 올린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더 잘 이해하고 성적을 높일 수 있을지만 집중해서 고민하면 된다.

 

반면 정치는 전혀 다르다. 하루에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순간순간 상황을 판단해 입장을 정리하고 대응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를 이해해야 하는 만큼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체조 경기를 보면 0.01점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데, 요즘 정치도 그런 느낌이다. 작은 말 한마디와 짧은 메시지 하나가 큰 파장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요즘 정치면과 사회면의 헤드라인을 보면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그런 변화 속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대응하는 것이 대변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교육부 정책보좌관을 거쳐 국민의힘 대변인이 되기까지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처음부터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이력서를 냈고, 이후 장동혁 현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으로 정치 활동의 폭을 넓히게 됐다.

 

당시에는 후보로 직접 선거에 나서기보다 공약팀에서 정책을 만들고 선거를 지원하는 역할을 생각했다. 교육 현장과 방송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을 다듬고 국민에게 잘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여러 역할을 경험하면서 정책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유권자를 만나고 책임지는 정치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 계획과는 달랐지만 장 대표의 제안이 정치 활동의 방향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영어강사 시절의 김효은과 지금의 김효은이 서로를 만난다면 어떤 조언을 해줄 것 같나.


“영어강사 시절의 나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은 없다. 그때도 지금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때의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다만 지금은 예전보다 화가 나는 일이 많아졌다. 정치권에 들어오면서 사회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직접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만큼 답답함도 커졌다. 그래도 그럴수록 감정에만 휘둘리지 않고 맡은 역할을 끝까지 해내자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

 

- 국민의힘이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국민의힘이 청년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년들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놔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 강의를 오래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서비스업과 같다는 점이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듣고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실현 가능하지 않은 약속을 남발하거나 자리를 약속하며 기대만 키우는 정치는 오래갈 수 없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가 쌓여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도 정치를 믿게 되고, 보수정당도 지속 가능한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치권에서 여성 대변인이라는 이유로 더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고 느낀 적은 없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은 강사 시절부터 있었다. 20대에 대성학원에서 활동할 때도 ‘여자 강사라서 밀어준 것 아니냐’, ‘레이나 선생님을 특별히 키워준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랬다면 굳이 EBS 공채를 통해 들어갈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특채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는 정식 공채 절차를 거쳤다. 처음부터 듣기 전문 강사로 시작한 것도 아니다. 원래는 독해 분야로 들어갔고, 이후 듣기 강의를 맡게 됐다.


당시 듣기 강의는 단순히 영어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음원과 수업 자료를 직접 다뤄야 해서 노트북과 각종 장비를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런 준비와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기회를 얻은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얻었다는 말은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실력을 지워버리는 평가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하다. 여성 정치인이나 여성 대변인은 실력보다 성별을 먼저 보는 시선과 마주할 때가 있다. 결국 그런 시선을 바꾸는 방법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고 결과로 증명하는 것뿐이라고 본다.”

 


- 가족들은 정치 입문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고 길을 찾아온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정치에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도 내 선택을 믿어줬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독학으로 공부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많지 않은 환경에서 버텨야 했다. 그래서 가족들도 내가 쉽게 결정하거나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정치 역시 편한 길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낼 것이라고 믿어준 것 같다. 가족의 응원이 있었기에 새로운 길에 들어설 수 있었고, 그 점에서는 큰 힘을 얻고 있다.”

- 안민석 전 의원이 5선을 지낸 오산에서 활동해 왔다. 최근 안민석 전 의원이 경기도교육감으로 선출됐는데, 교육감으로서의 자질과 앞으로의 교육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은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오산에서 활동하며 지역 정치를 지켜봤다. 안민석 교육감이 교육을 책임질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치인 시절 최서원씨의 해외 은닉재산과 관련한 일부 발언으로 법적 책임을 인정받은 만큼, 교육을 책임지는 공직자라면 무엇보다 사실에 기반한 판단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권 회복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교육활동보호국(교권보호국) 설치를 추진했고, 현재는 그 전 단계로 교권보호단을 운영하며 ‘교권 보호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정서적 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에 대한 부담 없이 학생을 가르치고 생활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와 교권 보호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교수로 활동한 경험과 초·중·고 교육 현장은 분명 다르다. 교육감은 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학교 현장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교사와 학생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 중심의 행정을 보여주길 바란다.”


-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음악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푼다. 예전에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했고,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선거송도 직접 만들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한다. 음악을 듣거나 직접 부르고 있으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진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큰 위로가 된다. 정치 활동을 하다 보면 일정이 불규칙하고 집에서도 계속 현안을 생각하게 되는데, 아이와 대화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 때는 잠시 정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에 아이와 태극기 모양의 티라미수를 만든 적도 있다. 함께 재료를 준비하고 모양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육아를 하면서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른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말로만 책임과 약속을 강조하기보다 부모가 먼저 약속을 지키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정치를 하면서도 결국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사회를 물려줄 것인지 생각하게 되는 이유가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부가 모두 골프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정치 활동과 일정 때문에 함께 라운드에 나갈 여유가 거의 없다. 지금은 음악을 듣고 아이와 요리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소중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 지금 가장 현실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꿈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KBS 라디오 ‘굿모닝팝스’ 진행자가 됐을 때 이미 오래 품어왔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다. 영어강사와 방송인으로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개인적인 성취보다 보수정당의 기반을 다시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표현하자면 무너지고 낡은 ‘우파의 지붕’을 고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정권을 맡을 수 있는 힘을 갖추는 데 역할을 보태고 싶다.

 

현실적인 목표는 대변인으로서 당대표를 잘 보좌하고, 당의 메시지가 국민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의힘이 다시 수권정당으로 자리 잡아 우리가 정권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