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거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면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타겟층이 초고가 주택 소유자로 이동했다. 4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세 부담이 커진 가운데, 뚜렷한 초고가 주택의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미디어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세금의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가격’ 중심으로 바꾸고, ‘보유 기간’에서 ‘실거주 기간’으로 전면 개편한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고, 실거주와 중저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거나 유지하는 방향이다.
이번 개편안에서 초고가 주택 기준이 40억 원(공시지가 28억 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 상위 0.4%(약 6만 5000호)가 이 기준에 해당되는데, 왜 하필 40억 원인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0.4%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기준의 근거가 아니라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거나 보유한 주택에 살지 않으면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이번 개편안과 관련해 ‘정상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세 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이 극소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주택 수의 0.4% 정도가 4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소수에 해당하는 만큼 세 부담 강화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미디어상에서는 집값 상승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40억 원 이상이라는 기준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가만히 보유하고 있다가 집값이 오른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것이다.
해당 주택 보유자들이 집값을 끌어올린 당사자도 아니고, 매각을 통해 실현 이익을 거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단순히 보유 자산 가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매물을 내놓기보다 버티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설령 매도에 나서더라도 늘어난 세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집값을 올려 팔려는 조세전가 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부자 증세라는 명분은 있지만 집값을 잡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 공급 확대 방안도 마련 중이다. 같은 날 구 부총리는 방송에서 그린벨트 일부를 해제하고 각종 군 시설을 활용하는 등 최대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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