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 이재명·김동연 도정 책임론 공방

지방채 한도 99.6% 소진·기금 5588억 원 사용
7700억 원 감액 추경 예고
급식비·노인장기요양 등 필수사업 3개월분 미편성… ‘모라토리엄’까지 소환
이준석 “채무 급증은 이재명 때 시작”… 온라인에선 남경필 책임론도

인싸잇=전혜조 기자ㅣ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며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전임 김동연 도정의 지방채 발행과 기금 사용을 직격했지만, 경기도 채무가 이재명 대통령의 도지사 재임 말기부터 급증했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논란은 전·전전임 도정까지 소환한 정치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지방채를 발행 한도 9460억 원의 99.6%에 해당하는 9430억 원을 발행했다. 각종 기금에서 5588억 원을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에 사용했고, 남북협력기금도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이 옮겨져 44억 원만 남았다.

 

도의 올해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일부 필수사업은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됐다. 도교육청 유·초·중·고교 급식비 지원 584억 원과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 34억 원 등 10월부터 12월까지 필요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5일 추미애 지사는 이를 두고 “석 달 치 도정을 내팽개친 셈”이라며 김동연 전 지사를 겨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거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근 8년의 도정을 이재명 지사와 김동연 지사가 맡았는데 민선 8기만 지목했다”며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2022년에는 권한대행 체제와 그해 7월 출범한 김동연 도정에 걸쳐 채무 잔액이 31.8% 증가했다. 이후에도 2023년 17.5%, 2024년 10.6%, 2025년 23.1%씩 늘었다. 현재의 재정난을 김동연 도정만의 문제로 한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입 감소도 재정난을 키웠다. 경기도 취득세 징수액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10조 9302억 원까지 늘었지만 2023년 7조 7602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목표액 8조 1510억 원 가운데 상반기 징수율이 47.8%에 그치면서 3500억 원 이상의 세수 부족이 예상된다. 들어오는 돈은 줄었지만 복지사업과 채무 상환 등 고정 지출은 그대로 남은 셈이다.

 

미디어상에서는 현재 재정난의 책임이 남경필 전 지사 시절부터 이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남 전 지사 퇴임 이후인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채무 잔액이 3배 이상 늘어난 만큼 책임을 전전임 도정으로 돌리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나온다.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은 경기도가 필수사업의 1년 치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치권은 재정난의 시작점을 놓고 이재명·김동연·남경필 전 지사까지 소환하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비어 있는 3개월분 급식비와 민생예산은 그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