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강인준 기자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가운데, 영화의 원작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를 찾는 독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영화 흥행이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관련 도서가 잇따라 진입하는 모양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개봉일인 전날 하루 동안 29만 135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매출액 점유율은 44.8%로 집계됐다.
‘오디세이’는 지난달 29일 개봉 이후 정상을 지켜온 할리우드 대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제치며, 여름 극장가의 새로운 흥행 강자로 떠올랐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첫날 관객 수 기준으로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나홍진 감독의 ‘호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영화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겪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다.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앤 해서웨이가 페넬로페를, 톰 홀랜드가 텔레마코스를 연기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흥행하면서 출판 시장에서도 이른바 ‘오디세이아 특수’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서점 <YES24>의 지난 5일 국내도서 일별 베스트 순위에서는 ‘명화와 함께 읽는 오디세이아’가 2위에 올랐다. 영화 개봉을 계기로 원작을 보다 쉽게 접하려는 독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마음이음 클래식이 펴낸 ‘오디세이아’는 전날보다 무려 188계단 상승하며 5위에 올랐다. 을유문화사의 ‘오뒷세이아’도 6위를 기록하며 나란히 상위권에 진입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트로이 전쟁을 다룬 ‘일리아스’의 판매 순위도 크게 뛰었다. 마음이음 클래식의 ‘일리아스’는 전날보다 599계단 급등한 1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오뒷세이아: 흔들리는 인간에 대하여’가 22위, 현대지성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세트’가 28위에 오르며 관련 고전 도서들이 일제히 판매 상승세를 보였다.
교보문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온라인 일간 베스트 순위에서 현대지성의 ‘오디세이아’가 2위를 차지했고, 을유문화사의 ‘오뒷세이아’는 11위에 올랐다.
한 작품의 서로 다른 번역본과 해설서, 세트 도서가 동시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영화 개봉이 원작에 대한 폭넓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독자들이 단순히 영화의 원작인 ‘오디세이아’뿐만 아니라 트로이 전쟁을 다룬 ‘일리아스’까지 함께 찾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오디세우스의 귀향 여정만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세계관과 인물의 배경을 보다 깊이 이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출판업계에서는 대형 영화와 드라마가 고전문학이나 원작 소설의 판매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던 고전도 영상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 접점을 형성하면 자연스럽게 독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디세이’는 관객 만족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CGV 골든에그지수 97%,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34점과 네티즌 평점 9.10점을 기록하며 흥행 장기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국내 영화계 인사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고전에 필요한 새로운 해석을 놀런 감독이 탁월하게 수행했다고 평가했고, 황동혁 감독과 장준환 감독 등도 작품의 압도적인 연출과 스케일에 찬사를 보냈다.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확산할수록 원작 도서의 판매 열기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놀런 감독의 영화가 여름 극장가 흥행 경쟁의 중심에 선 데 이어, 수천 년 전 고전까지 다시 베스트셀러로 불러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같은 날 27만 3904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440만 8155명으로, ‘호프’를 넘어 올해 개봉작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오디세이’는 예매율 47.4%, 예매 관객 수 약 57만 9000명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극장가의 흥행 열기가 서점가로까지 번지면서 ‘오디세이’가 영화와 출판 시장을 동시에 움직이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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