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이혼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대법원 선고 이후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거액의 재산분할 금액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재상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인 전날 늦은 시간,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1부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이날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5% 이자 계산)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 회장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하면서 대법원의 2차 판단을 받을 때까지 당장 재산분할 금액을 지급하지 않게 됐다.
물론 일반적으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 사건 접수 4개월 이내 추가 심리 없이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에 재상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재상고심 쟁점은 역시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법원은 “노소영 관장의 부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과거 SK그룹에 흘러 들어갔고, 이것이 재산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있다”는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이 노 관장과 혼인 기간 중 그의 명의로 취득 또는 처분한 SK㈜ 주식은 두 사람 모두 그 형성과 가치의 유지 및 증가에 기여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봤다. 또 주식 가치 증대에 노 관장의 기여도까지 인정했다. 혼인 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그의 보유 주식 가치가 증대됐고, 이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그리고 회사에 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재상고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미 대법원과 파기환송재판부의 심리까지 거치면서 쟁점에 관한 법률적 판단과 사실관계에 일관된 틀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재상고를 두고 ‘시간벌기’의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최 회장이 당장 9440억 원이라는 거액을 준비하기 쉽지 않은 게 명백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간 최 회장이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해당 금액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회사 지배력이 흔들리는 동시에 주식 시장 역시 동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이는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노 관장에게 보유 지분 일부를 나눠주는 것도 같은 이유로 최 회장 측이 원치 않았고, 노 관장도 현금 지급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 회장으로서는 자금 마련에 관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고, 노 관장 측과 지급 방식 및 시기 등에 관해 협의할 목적으로 재상고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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