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장편 ‘가호’… 10월 문학동네서 출간

3년 만의 16번째 장편… 첫 여성 단독 주인공 내세워
26세 그림책 작가의 성장과 회복… 일본서 누적 30만부 발행
다수 출판사 판권 경쟁 끝 문학동네 선정… 계약금 비공개

인싸잇=전혜조 기자ㅣ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으로 여성을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소설 ‘가호’의 한국어판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26세 그림책 작가의 성장과 회복을 그린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출간 나흘 만에 누적 발행 부수 30만부를 기록했다.

 


25일 문학동네에 따르면 저작권자 측은 다수 출판사의 제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문학동네를 한국어판 출판사로 최종 선정했다. 문학동네는 저작권자 측과 계약을 맺고 오는 10월 한국어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가호’는 2023년 발표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하루키의 16번째 장편소설이다. 일본 문예지 ‘신초’에 2024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발표한 연작을 가필·수정해 한 권으로 묶었다.

 

주인공은 도쿄 외곽으로 이사한 26세 그림책 작가 가호다. 평범하지만 호기심이 강한 가호가 개미핥기와 재규어, 흰개미여왕 등 이계의 존재들과 얽혀 기묘한 사건을 겪고 가족에게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과정을 담았다.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하루키 특유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여성의 시선과 부모·자녀 관계를 중심에 놓았다. 하루키는 작품에 대해 “이번 소설에서 나는 그런 가호가 돼 썼다”고 설명했다. 일본 신초샤는 하루키가 여성 단독 주인공을 내세운 장편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하루키는 작품을 집필하던 중 투병을 겪은 뒤 회복해 소설을 완성했다. 출간 인터뷰에서는 병에서 회복한 뒤에도 계속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이전보다 강해졌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3일 신초샤가 단행본과 전자책을 동시에 출간했다. 초판 25만부로 시작해 발매 나흘 만에 5만부 증쇄를 결정하면서 누적 발행 부수가 30만부로 늘었다. 출간 첫 주 판매량은 10만3000부로 오리콘 주간 도서 종합 순위 1위에 올랐고, 문예서 부문에서는 3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문학동네는 2009년 ‘1Q84’를 시작으로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 등 20여 종을 국내에 출간해왔다. 이번 한국어판 판권 입찰에도 여러 출판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업계에서는 ‘가호’의 국내 선인세가 1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출판 계약과 관련한 사항은 비밀조항이 있어 구체적인 액수 등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학동네는 계약에 따라 한국어판 번역과 편집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