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ㅣ미국 공화당 소속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이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 조사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로 규정하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 조사를 요구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희생과 안보 지원까지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배은망덕하게’ 공권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현지시간) 모레노 의원실이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모레노 의원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에게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규제에 대한 공식 조사를 촉구했다.
모레노 의원은 과도한 규제 준수 요구와 금전적 제재, 기업 임원에 대한 형사 절차, 편향적인 규제 집행이 미국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적법 절차 부재와 절차적 불공정’을 겪으면서 한미 동맹과 무역 협정까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인 약 3만7000명이 한국을 지키다 목숨을 잃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전쟁 이후 미국이 안보·경제 지원과 시장 개방, 기술 협력을 통해 한국의 성장을 뒷받침했으며 현재도 약 3만명의 주한미군과 확장억제 등을 통해 역내 안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차별 사례로는 쿠팡을 들었다. 모레노 의원은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이 2025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정부 기관 10곳의 조사를 받고 영업정지 위협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쿠팡을 ‘범죄 조직’처럼 묘사하고 미국 시민권자를 포함한 여러 임원을 형사 절차의 대상으로 삼았다고도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는 지난 6월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 원과 과태료 1680만 원을 부과했다. 단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위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정보위는 관리 소홀로 약 3755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법적 근거 없이 약 1117만 명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수집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모레노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자체는 조사할 가치가 있으며 공정한 법 집행이 필요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를 ‘작은 사건’으로 표현하며, 정부 기관들이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공권력 행사의 구실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규제 방식이 차별적 관행을 금지한 최근 한미 무역 합의의 정신과 문언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호주의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며 USTR에 공식 조사와 무역협정에 따른 협의를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301조 관세를 포함한 비례적 대응 조치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미국은 전쟁과 재건 과정에서 한국과 함께했다”며 “한국 정부가 양국 경제를 움직이는 혁신 기업들을 상대로 배은망덕하게 공권력을 무기화하는 것을 지켜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정책이 미국의 교역을 제한할 경우 USTR이 조사에 착수하고 관세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국은 구조적 과잉 생산과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금지 미비를 이유로 각각 별도의 301조 조사 대상이 된 바 있다.
USTR 홈페이지에는 쿠팡 투자자인 그리녹스캐피털파트너스와 알티미터캐피털매니지먼트가 지난 1월 제출한 ‘한국의 쿠팡 관련 행위·정책·관행’에 관한 301조 청원도 공개돼 있다. 다만 USTR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는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브라이언 매스트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최근 쿠팡 사태를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은 반도체와 선박을 제공하고 관련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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