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민의힘, 김용범 사퇴에 “꼬리 자르기”… ETF 국조 추진·특검 요구

장동혁 “김용범은 꼬리, 몸통은 李”… “사퇴로 끝낼 일 아니다”
정점식 “개각 실패 자인”·나경원 “비겁한 도주 사퇴”
개인투자자 피해 54조원 주장… 금융당국 수장 추가 경질 압박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사퇴를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 덮기 위한 ‘꼬리 자르기’로 규정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책임이 이재명 대통령과 금융당국에도 있다고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특별검사 수사를 요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추가 경질도 촉구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유임됐던 김 전 실장이 하루 만에 사의를 밝히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약 15개월 만에 첫 실장급 사퇴가 이뤄졌다.

장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용범은 국민에게 쫓겨난 것”이라며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용범은 꼬리이고 몸통은 이 대통령일 것”이라며 “꼬리를 자른다고 몸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김 전 실장이 주도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증시는 도박판이 되고 국민의 통장은 털렸으며 증권사들만 돈을 벌었다”고 비판했다. 개인투자자 피해가 증권가 추산 54조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특검을 통한 정책 결정 과정과 책임 소재 규명을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출시됐다.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자 7월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올리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전 실장의 사퇴를 “꼬리 자르기식”이라고 규정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개각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자 청와대가 연막탄을 던진 것 아니냐며 “개각 실패를 벌써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김 전 실장이 이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게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경질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ETF 도입 과정에 관한 국정조사 요구서 작성을 마쳤으며 제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실장의 퇴진을 “비겁한 도주 사퇴”라고 규정했다. 나 의원은 김 전 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아들이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을 거론하며 “국회 차원의 ETF 국민피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충돌 여부를 조사하고 김 전 실장 등을 상대로 한 고발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책임 범위를 금융당국 수장들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레버리지 노답 삼형제, 김용범 한 명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김 전 실장의 사퇴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덮는 꼬리 자르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추가 문책도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 위원장과 이 원장을 ‘남은 노답 두 형제’라고 지칭하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증시를 ‘롤러코스피’로 만든 실패작으로 규정하고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툭하면 발동하는 극심한 시장 혼란을 불러놓고 뒤늦게 뒷북 규제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의 퇴진으로 인적 교체는 이뤄졌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경위와 금융당국 수장들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은 정기국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