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년 전기차에 ‘미드니켈’ 탑재… 원가·성능 동시 잡아 中 전기차 맞서나

인싸잇=이서호 기자 | 현대차가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에 미드니켈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한다. 원가를 낮추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유지해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 대량 판매(볼륨) 모델에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떤 차종에 이 배터리가 장착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NCM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를 의미한다.

 

미드니켈 NCM 배터리는 니켈 함량을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낮춘 게 원가 절감의 핵심이다. 니켈은 코발트와 함께 NCM 배터리 원가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고가 원자재 중 하나다.

 

동시에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동일한 부피 기준으로 비교하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약 30% 많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는 원가 절감을 위해 LFP 배터리 채택을 늘려왔다. LFP는 니켈·코발트 같은 고가 원자재를 쓰지 않아 원가 경쟁력이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을 지녔다. 동일한 양을 저장할 때 NCM 배터리보다 부피가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져 주행거리도 그만큼 짧다.

 

현대차가 LFP 대신 미드니켈을 볼륨 모델에 넣기로 한 건 그동안 글로벌 완성차들이 보였던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는 원가와 성능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현대차가 오랜 기간 전동화 기술 개발을 내재화해온 결과라고 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

 

또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이은 2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개발 및 양산 단계가 진행 중이다. 다양한 전동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온 만큼, 이번 미드니켈 배터리 채택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저가형 중국산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테슬라 모델 3·Y 기본 모델은 올해 상반기 5만 2220대가 팔리며,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도 1만 대 넘게 판매됐다.

 

현대차가 미드니켈 NCM 배터리로 원가를 낮춘 배경에는 이런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