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김승원, 청문회 前 서영교에 “송구합니다”… ‘식약처 청탁’ 재조명

기소유예·헌법소원 설명 문자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
지인 부탁받고 식약처장에 특정 제약사 임상시험 민원 전달
金, 기소유예 처분 불복 헌법소원… 국민의힘 후보자 사퇴 촉구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청문회를 주관할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자신의 ‘식약처 청탁’ 관련 기소유예 사건을 미리 설명하며 “송구합니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 위원장에게 자신의 식약처 관련 기소유예 처분과 헌법소원 취지를 설명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메시지에는 검찰이 3년간 검사 11명을 투입해 수사했지만 500만 원 약속의 직접 증거와 실제 특혜가 없었고, 관련 재판에서도 알선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문제가 된 사건은 2021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역 의원이던 김 후보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양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바이오기업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한 민원을 전달했다.

 

김 후보자가 같은 달 12일 김 처장에게 보낸 문자에는 제넨셀이라는 회사명과 생약제제과·임상제도과·통계분석팀 등 담당 부서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담당 실무자들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김 후보자는 양씨에게 받은 문자 내용을 거의 그대로 김강립 당시 처장에게 전달했고, 김 전 처장이 실무진에게 잘 챙기도록 전달했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를 다시 양씨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14일 뒤인 같은 달 26일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에 대한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다만 당시 승인은 치료제 판매를 허가하는 품목허가가 아닌 임상시험계획 승인이며, 김 후보자의 요청이 승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거나 특혜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과 치료제는 우선 심사와 신속한 임상 지원 대상이었다.

 

김 후보자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3년 양씨가 운영하던 업소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이어갔으며, 관련 재판에서는 양씨가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지칭한 통화 내용도 공개됐다.

검찰 수사에서는 제넨셀 설립자 측이 양씨를 통해 김 후보자의 정치후원금 계좌번호를 전달받아 500만 원을 보내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다만 김 후보자의 해당 연도 후원금 한도가 이미 차 있어 실제 송금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약 3년간 수사를 벌인 끝에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으로, 무혐의와는 다르다.

 

김 후보자는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는 검찰 스스로 처분서에 민원 전달 자체를 위법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식약처 심사 과정에 규정이나 매뉴얼 위반이 없었으며 실제 금품도 오가지 않았다고 적시했다며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관련 형사재판에서도 법원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업무를 서둘러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이를 심사 절차 생략이나 부당한 특혜를 요구한 청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후원금 약속과 청탁 사이의 대가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기소유예는 무혐의도, 무죄도 아니다”라며 스스로 장관직을 고사하거나 인사검증 과정에서 걸러졌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김 후보자가 제약업체 측의 500만 원 후원 시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며 기소유예 처분서를 인사청문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식약처에도 동일 유형의 임상시험 평균 심사 기간과 해당 건의 접수부터 승인까지 처리 경위를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오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처음 출근한다. 출근길 취재진과 질의응답도 예정돼 있어 ‘식약처 청탁’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