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ㅣ국민의힘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를 ‘ETF 게이트’로 규정하고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에 대한 공수처 고발과 국정조사, 특별검사 추진에 나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나경원·윤용근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이른바 ‘ETF 국민사기 3인방’으로 규정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 등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사기와 직권남용, 직무유기, 청탁금지법 위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5개 혐의를 제시했다.
이들은 “김용범 전 실장은 이미 도주하듯 사퇴했지만 사표 한 장으로 국민 계좌에서 증발한 54조 원의 청구서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수사당국의 즉각적인 초동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 등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특정 종목의 등락을 2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금융당국이 충분한 검증 없이 도입을 서둘렀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경고에도 정상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당초 하반기로 예정됐던 상장 일정을 5월 말로 앞당겼다는 것이다.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상품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투자자의 매매를 부추겼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국민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 금융사들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며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이억원 위원장에 대해서는 관련 안건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의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하고 제척·회피시키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혐의를 제기했다. 김 전 실장과 금융회사 관계자들의 친분 및 비공개 회동 의혹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 등은 또 김 전 실장과 이 원장의 아들이 관련 금융사에 재직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 원장이 아들이 재직하는 회사를 사적 이해관계자로 신고하고 직무 회피를 신청했음에도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시행세칙 개정안에 직접 서명·결재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 차원의 국정조사 요구서도 제출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청와대와 금융당국 사이에 어떤 보고와 지시가 오갔는지, 금융당국 내부의 반대 의견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등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김 전 실장의 사퇴만으로 사안을 마무리할 수 없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공식화했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이번 사안을 ‘이재명 정권 ETF 게이트’로 규정하고 “김용범 혼자서 이런 대형사고를 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청와대와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김 의원 등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졸속 도입을 어디까지 보고받았느냐”며 “‘ETF 게이트’의 윗선은 도대체 어디까지 얽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용범 전 실장에 이어 이찬진 원장과 이억원 위원장도 즉시 사퇴해야 한다”며 “오늘 고발을 시작으로 국민이 잃은 54조 원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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