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美 금리 1% 이하로 낮춰야”… 3년 2개월 만 인상한 연준에 반발

연준, 기준금리 0.25%p 올려 3.75~4.00%… FOMC 12명 만장일치
위원 18명 중 16명 연내 추가 인상 전망… 중간선거 앞 정책 충돌

인싸잇=유승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년 2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미국 금리를 1% 이하로 낮춰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가운데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고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금리는 1% 또는 그 이하가 돼야 한다”며 연준에 신속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신용도를 가진 국가라고 주장하며 이를 금리 인하의 근거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도 금리 인하 요구와 연결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들과 교역을 중단할 경우 연간 최소 1조5000억 달러를 벌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금리를 서둘러 낮춰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인상한 직후 나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으로, 표결권을 가진 FOMC 위원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확장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보다 신속하게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첫 금리 조정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방향과 반대로 이뤄진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워시 의장은 이번 FOMC에서 다른 표결권자들과 함께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고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며 이번 인상을 물가 안정을 위한 필요한 조치로 설명했다. 또 최근 경제와 고용이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물가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을 금리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연준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금리 전망을 제출한 연준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은 올해 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0.25%p의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4.1%로 제시됐다.

 

연준은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6%에서 3.7%로 높였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은 2.2%에서 2.3%로 상향했고, 실업률 전망은 4.3%에서 4.1%로 낮췄다. 성장과 고용이 비교적 견조한 가운데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높은 금리가 경제와 차입 비용에 부담을 준다며 연준에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해왔다.

 

반면 연준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3년여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인상 쪽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지명한 워시 의장에 대한 신뢰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 이사회를 향해서는 “매우 적대적이고 정치적”이라며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불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