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합참 “확인해 보겠다” 반복에 기자들 폭발… “왜 공보실장 자리에 있나”

인싸잇=전혜조 기자ㅣ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로 군 간부 3명이 다친 가운데 사고 다음 날 열린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사고 지점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월선 이력, 우리 군의 대응 여부 등에 대해 합동참모본부가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면서다.

 

 

지난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전날 발생한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의 경위와 북한군의 움직임을 군이 언제부터 파악했는지에 질문이 집중됐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사고 지점과 지형 변화가 식별된 지역의 이격거리를 묻는 질문에 사고 지점이 “MDL 근접지역”이라고 답했다. 정확한 위치와 폭발 원인 등은 현장 확인을 통해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형 변화를 언제 식별했는지, 사고 인근에서 북한군이 과거 MDL을 넘은 적이 있는지, 우리 군이 해당 지역에서 경고방송이나 경고사격으로 대응한 기록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이 반복됐다.

 

장 실장은 해당 내용이 “작전 보안상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 기자는 “그걸 모르실 리가 없는 것 같은데 확인해 보시겠다는 것이냐, 말씀을 못 해주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논란이 된 사고는 전날인 21일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25사단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했다.

 

DMZ 내 수색로 개척 작전 도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현장에 있던 간부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어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다.

 

우리 군은 서부전선 MDL 인근에서 지형 변화를 식별한 뒤 유엔군사령부에 현장조사를 요청한 상태였다. 사고는 유엔사 현장조사를 앞두고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수색로 개척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후 서부전선에서 북한군 움직임에 우리 군이 대응한 횟수를 묻는 질문에도 장 실장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하면서 브리핑장 분위기는 더욱 격해졌다.

 

결국 한 기자는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났는데도 제대로 확인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합참이 그렇게 무능한 조직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무성의하고 영양가 없는 답변만으로 일관할 거면 왜 공보실장 자리에서 그러고 계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국민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른 기자도 과거 목함지뢰 폭발 사고 당시 기자단을 현장에 동행시키고 관련 영상까지 공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위치와 거리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장조사가 끝난 뒤 합참의 책임 있는 관계자가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상자 숫자를 둘러싼 발표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합참은 사고 당일 간부 3명이 다쳤다고 알렸지만, 다음 날 브리핑 모두발언에서는 중상을 입은 2명만 언급했다.

 

이에 기자가 “중상 2명, 경상 1명이면 부상자는 3명인데 왜 2명으로 발표했느냐”고 따져 묻자, 장 실장은 응급헬기로 후송된 2명이 중상으로 확인돼 이들을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브리핑 영상이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군 당국의 소통 방식을 비판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작전 전문 장성급 장교가 나서서 브리핑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평상시와 똑같이 공보 대령이 나와 브리핑하는 것은 실망스럽다”며 군의 대응을 비판했다.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작전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책임자가 직접 국민에게 설명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하든 대답은 ‘조사 중이니 추후 말씀드리겠다’뿐”이라며 “지뢰 폭발로 장병들이 크게 다쳤는데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쟁이 나도 조사 중이라고 할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온라인에서는 기자들이 군 당국을 강하게 추궁하는 브리핑 장면도 잇따라 공유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기자들이 저 정도로 화를 내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군 당국이 보다 책임 있게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병들이 최전방 작전 중 다친 상황에서 공식 브리핑이 오히려 의문을 키우는 장면이 되면서 군 당국의 보다 신속하고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