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조국 보도 118만 건’이라는 새빨간 거짓말

민주당은 조국을 믿는다면 언론을 격려해야

미디어워치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19.09.16 10:45:45

조국은 기어코 법무장관이 됐지만 여론은 여전히 그를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국 가족에 제기된 여러 의혹 중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도피 의혹을 받던 조국 일가 사모펀드의 핵심 인물 조 모씨가 며칠 전 갑자기 귀국 체포되면서 조국 드라마는 지금부터라는 전망도 있다. 소위 조국 사태가 장관 임명으로 서막이 끝났다면 이제부터 본막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본막이 시작하기 전 꼭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민주당이 조국을 비호하느라 얼토당토 않는 가짜뉴스 문제를 뿌린 지저분한 얘기다. 조국 사태에서 언론은 과연 의혹을 충분히 보도했나. 데스크 주도로 현장 기자들의 조국 관련 기사를 삭제하고 왜곡하고 축소해 내부 갈등 중인 한겨레신문, KBS, MBC 등 핵심 언론사들로부터 터져 나오는 언론인들의 폭로와 자성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그렇기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퍼뜨린 가짜뉴스는 사실관계를 확실히 밝히고 갈 필요가 있다.  

9월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뜬금없이 언론 탓을 시작했다. 조국 관련 보도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요지는 “과거 이슈와 비교해 조 후보자에 대한 보도량이 심각하게 많으며, 이는 언론이 조 후보자를 유독 물어뜯고 있다는 방증”이란 주장이었다. 한 언론은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을 “‘언론의 의도적인 흠집 내기’, ‘조국 포비아(공포증)’라고도 했다. 조 후보자를 검증하는 보도를 ‘가짜뉴스’(청와대 고위관계자), ‘다 헛소리’(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광기’(여선웅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라고 치부하는 여권 기류의 연장선상”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황당한 내용은 이철희 의원이 내놓은 “네이버 조사로 118만건” 주장이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 지명 후 한 달간 보도된 양을 비교해 보면 네이버 조사로 118만건”이라며 “세월호 참사 후 한 달간 보도량은 24만건.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후 한 달간 보도량은 11만9000건”이라고 했다. 

이철희 주장에 의하면 네이버에 기사 송출된 언론사 조국 보도량이 소위 최순실 사태 때의 10배, 세월호 참사 때의 5배가량 더 많았다는 얘기다. 사실일까? 일부 언론사의 팩트체크로 드러난 사실은 이철희 주장과 거리가 멀다. 중앙일보가 팩트체크한 결과 이철희가 주장한 118만 건 근사치가 나오려면 ‘조국’ 키워드로 1990년 1월 1일부터 청문회 당일인 2019년 9월 6일까지 보도된 약 30년 간 보도량을 모아야 한다. ‘조국이 그대를 부른다’와 같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과 아무 상관이 없는 내용의 기사까지 다 포함한 것이다. 실제론 7만 6천 건 정도라고 한다. 조국 보도가 많다고 과장 뻥튀기를 한 이철희는 세월호 보도와 최순실 관련 기사는 축소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는 24만 건, 최순실은 11만 9천 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중앙일보는 앞의 보도는 총 42만4천여 건, 뒤의 보도는 17만 3천여 건이라고 팩트체킹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진실을 원하지 않나

물론 검색 키워드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다. 그때그때 네이버 뉴스 검색 제휴 매체 상황이나 또 내부 검색기준, 알고리즘 조정 등 여러 조건에 의해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정확한 분석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이철희 등 민주당의 ‘조국 언론보도 과다’ 주장이 얼마나 과장되고 염치없는 내로남불인지 언론에 의해 이렇듯 금방 확인이 된 것이다. 조국으로 검색된다고 모두 조국 법무장관 비판 기사라는 이철희 의원은 지켜보는 국민에 부끄럽지 않은가 모르겠다. 한국인이란 이름을 가진 장관 후보자가 있다고 치자. 한국인 키워드로 1천만 개 기사가 검색된다면 그게 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사인가. 아무리 내년 총선 눈도장 찍기 위해서라고 해도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터무니없는 과장과 왜곡으로 아무렇지 않게 선동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 썩은 언론을 향한 기레기라는 신조어처럼 엉터리 국회를 겨냥한 ‘국개의원’이란 신조어가 시중에 유행한다는 사실을 이철희 의원은 모르나. 

명색이 언론감시 시민단체 출신이라는 최민희 전 의원도 비슷하다. 지상파 토론방송에 나가 조국 보도량이 비정상적으로 많다고 비슷한 뻥을 치다 이준석 의원에게 반박당하는 망신을 샀다. 전 현직 국회의원들이 청문회장에서, 방송에서 그런 식으로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를 뿌리면서 국민이 가짜뉴스를 전파한다고 비판할 수 있나. 가짜뉴스를 뿌리 뽑자는 국회의원들부터 솔선수범하기 바란다. 조국 사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온갖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 의혹이 가짜뉴스가 아닌 사실에 가까울 수 있다는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허위보도, 왜곡보도가 많았던 최순실 사태 때와 다른 양상이다. 조국이든 그 누가 됐든 진실을 원한다면 보도의 양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아닌지 의심만 살 뿐이다. 또 다른 언론탄압이란 비난만 사기 쉽다. 민주당이 정말 언론자유와 진실규명을 원한다면 지금 할 일은 딱 한 가지뿐이다. 언론의 진실보도를 격려하는 일이다. 한겨레신문, KBS, MBC 등 언론사의 양심적 언론인들을 칭찬하면 된다. 조국의 양심을 정말로 믿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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