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침묵할 수 있는 유효기간도 끝나가고 있다. 40여개 유튜버들의 연합체 ‘자유유튜버연대’가 며칠 전 가진 ‘구글의 언론 검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보고 느낀 필자의 생각이다. 구글의 ‘노란딱지’ 정책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와 사실상의 검열행위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악마의 정책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굳히는 중이다. 구글의 기준도 잣대도 모호한 유튜브 운영 정책으로 인해 사용자들은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연대하고 결사체를 만들고 있다. 구글은 자신들의 기업정책으로 인해 벌어지는 대한민국의 비틀린 현실에 언제까지 무책임한 침묵과 앵무새 같은 정해진 답변만으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구글의 핵심 경영 철학으로 꼽히는 내용 중 사용자 중심주의와 정직한 이익추구를 강조한 내용이 있다. 이걸 위해 구글이 강조하는 것은 객관성이며 단기적 이익을 얻으려고 사용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노란딱지는 구글 기업편의주의의 상징이자 자사이기주의의 상징일 뿐이다. 요컨대 노란딱지는 다양한 여론 중 이래저래 귀찮고 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은 정보를 sorting하여 구글 이익창출의 걸림돌을 최대한 걸러내려는 영업전략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구글의 이러한 전략은 설령 그 의도가 정치적이지 않더라도, 순수했더라도 결과는 우리가 익히 보고 있듯 대한민국에서 특정 세력에 대한 헌법적 권리의 박탈행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사 경영철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이런 결과에도 구글이 언제까지나 팔짱만 낀 채 구경만 한다면 심각한 자기모순이다. 구글은 우선 두 가지 현상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동영상은 모두 게재될 수 있다”는 유튜브 측 원론적인 답변과 다르게 시험 삼아 올린 마이크 테스트 영상이나 애국가 가사를 읽는 영상에도 노란딱지가 붙었다는 유튜버들의 주장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구글, 자사 경영철학 되돌아보길
좌파언론단체들과 정권의 어용방송들이 보수우파 유튜버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팩트체크니 뭐니 하며 어처구니없게도 구글을 편들고 있지만, 그럴수록 객관적인 해명을 해야 유튜버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유튜버의 비정치적이고 비논쟁적인 음식 관련 콘텐츠에도 노란딱지가 붙고 심지어 비공개 콘텐츠에도 사전에 노란딱지가 붙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튜버들이 주장하듯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런 식의 무차별 노란딱지 공세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한 설명과 해명이 필요하다. 유튜브는 논란이 될 때마다 알고리즘에 따라 인공지능 AI가 알아서 한다는 걸 마치 면죄부처럼 내밀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 콘텐츠들까지 마구잡이로 노란딱지가 붙는다는 것은 그만큼 구글의 기술력이 형편없다는 뜻 아닐까. 이건 세계적인 글로벌 IT기업임을 자랑하는 구글이 부끄러워해야 할 아닌가.
둘째 구글은 유튜브 노란딱지 논란이 생길 때마다 광고주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구글이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일부 보수우파 성향의 정치시사 유튜버들은 노란딱지가 붙은 콘텐츠에도 광고가 붙었다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평소 자신의 채널이 생산하는 콘텐츠에 거의 100% 노란딱지가 붙었다고 탄압을 호소하는 한 유튜버 콘텐츠에 광고가 붙어있는 걸 본적이 있다. 만일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유튜브는 사용자 콘텐츠에 노란딱지를 붙여 광고수익을 배분해주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광고를 붙이고 거기에서 난 수익을 사실상 가로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만일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가 아직 붙긴 하지만 이런 행위가 사용자 중심주의와 정직한 이익추구를 강조한 구글의 경영철학에 맞는 것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법률가들은 구글의 모호한 콘텐츠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있다. 콘텐츠에 왜 노란딱지가 붙었는지 사유도 알려주지 않고, 명확한 기준 제시도 없이 이 논란을 계속 방치한다면 구글의 명성에도 흠이 날 수밖에 없다. 이제 구글이 초심으로 돌아가 자사의 경영철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