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대집 전 의사협회 회장의 본 성명은 ‘[성명] 9·4 의정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현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범의료계적, 범사회적 대정부 투쟁을 전면적으로 전개할 것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것입니다. |
[최대집 ·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대한의사협회 14만 회원 여러분, 오늘 대표자 대회에 회원들을 대표하여 모이신 대표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최대집 인사 드립니다.
오늘 현 정부가 지난 2020.9.4.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와 체결한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관련 의정 합의를 일방적으로, 무단적으로, 폭압적으로 파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직 대한의사협회장인 제가 당시 의정합의의 당사자로서 이 폭거를 도저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14만 의사들의 뜻을 대변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현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식을 비판하는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0월 중순,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2020년 9·4 의정합의에 따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해서 결정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기정사실화하고 그 증원의 규모를 500명, 1000명 등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발표하였습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1000명 이상의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2023.10.19. 대통령은 직접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밝혔고 보건복지부는 급기야 지난 11월 21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에 수요 조사를 했다면서 20025학년도 증원 수요가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런 객관적, 합리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각 의과대학의 ‘희망사항’을 받아들여 이를 수요조사라 발표한 것입니다. 이 수요조사가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일례를 들면 한 지방 국립의대는 100명 내외의 현 정원에서 불과 2년 후의 정원을 300명 늘려 400명을 원한다고 보고했다 합니다.
지난 2020년 9·4 의정합의는 격렬한 사회적 갈등 속에서 의정 간 심도 있는 대화와 논의를 통해 이루어낸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합의 전후 안팎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으며 합의를 도출해냈고 그 합의를 지금껏 성실히 이행해왔습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간 9·4 의정합의의 총 5개항 중 제1항의 내용과 제5항의 내용 일부를 다시 한 번 복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1항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한다. (중략) 또한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제5항 대한의사협회는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진료현장에 복귀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하고, 의대정원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통보하는 등 일방적 정책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합의 사항들을 정부가 성실히 이행한다는 전제로 대한의사협회는 집단행동을 중단, 진료현장에 복귀한다고 되어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정책을 강행하는 지금 이 순간, 의사들의 집단행동 중단 약속도 정부에 의해 자동 폐기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에 묻겠습니다. 지금 현 정부는 대한민국 합법 정부입니까, 상습 사기꾼 집단입니까? 국민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간의 합의, 약속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이 대국민 약속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체결된 것으로 국민의 합헌적, 합법적 선거에 의해 선출된 어떤 대한민국 정부도 그 계속성에 의해 지난 정부의 대국민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일방적 합의 파기가 거의 다 진행된 지금 이 마지막 순간에도, 다시 한 번 윤석열 정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합니다.
전국의 14만 의사 동료 여러분께 말씀 드립니다. 우리는 현 정부의 일방적 9·4 의정합의 파기에 맞닥뜨려 이제 의료계는 더 밀릴 곳도 없는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이제 정부와의 범의료계적, 범사회적 투쟁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생명줄을 위한 우리의 필사적 운명이 되었습니다. 이번 9·4 의정합의 파기 응징 총궐기투쟁은 전국의사총파업, 범사회적 대정부 투쟁 등 우리의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전면적으로 즉각 전개되어야 하고 우리가 모두 죽더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투쟁 승리의 관건은 우리의 일치단결입니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완벽하게 똘똘 뭉쳐주실 것을 제 온 진정과 열의를 담아 전 회원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과거의 의견 차이, 갈등, 반목, 구원 모두 일단 덮고 전 회원이 일치단결하여 이 험난한 대정부 투쟁 승리 이후 예전의 시시비비 중 가릴 것이 있다면 다시 가리도록 합시다. 작게는 우리가 의사로서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대한민국 의료제도의 명운이 달린 일이고 크게는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이 치명적 위험에 빠지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현 정부의 9·4 의정합의 일방적 파기라는 이 폭압적이고 일방적이고 무단적인 정책 강행을 우리의 온몸을 던져 총궐기 투쟁으로 막아낼 것을 전 회원 여러분께 뜨거운 마음을 담아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11.26.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