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이후 실물경제 과열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미국과 달리,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불경기로 인한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자본이 중국을 이탈하고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중국인들의 구매력은 대폭 하락했고, 여기에 위기에 처한 중국 기업들이 원래부터 있었던 막강한 대량생산 능력을 앞세워 초저가 제품을 판매하면서 전세계는 중국발 덤핑 공세에 노출된 상황이다.
사설은 최근 미국에서 ‘과잉생산(overcapacity)’이라는 용어가 중국의 태양광 패널, 전기자동차(EV) 및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 확대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내수 소비가 부진해지자 중국 당국이 수출에 더욱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설은 중국이 자신들의 산업계획인 ‘중국 표준 2035’를 달성하기 위해 과잉생산에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계획이 성공하면 중국은 자신들의 경제적 필요와 목표에 맞게 시장 가격을 조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사설은 중국 기업들이 불투명한 정부 보조금을 교묘하게 활용해서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한 후에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해외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중국 공산당이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간재 무역’에 더욱 중점을 두기로 했다는 사실을 소개한 후 “중국은 고무 타이어, 종이 및 판지, 원사, 섬유, 수도꼭지, 베어링 등 20개 중간재 생산에서 선두주자”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중간재의 대량생산으로 공급망을 장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중국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함으로써 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기술 제조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며 “제조 역량을 확보한 후 중국은 표준을 정립하려고 할 것(After obtaining the manufacturing capacity, China will start campaigns to set standards)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설은 미국이 관세 등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쌓고는 있지만, 중국은 정부 보조금과 제3국 생산, 합작 투자 및 인수합병 등으로 미국과 유럽의 무역장벽을 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설은 미국이 글로벌 경제 규칙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한 동맹을 결성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단순한 자본 투입을 넘어 인적 인재, 기술 이전, 역량 강화, 인프라 개발 등 개발도상국과 긴밀히 협력하라“고 호소했다. 무역장벽만으로는 중국의 과잉생산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설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중국의 경제적 도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술적인 숫자 중심의 접근 방식이 아니라 보다 전략적인 규칙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Rather than adopting a tactical numbers-focused approach, the US and other countries should adopt a more strategic rule-focused approach to effectively counterbalance China’s economic gambit)”고 당부하면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