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기반으로 하는 유력 영자지가 윤석열 정권의 언론 탄압 문제를 태블릿 조작수사 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고발하는 내용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이사의 칼럼을 게재해 이목을 끈다.
변 대표의 칼럼을 게재한 ‘아시아타임스’는 ‘뉴욕타임스(NYTimes)’가 지난 2006년도에 “아시아 지역을 커버하는 영문 언론매체로서는 가장 뛰어난 언론매체 중에 하나”라고 평가한 적도 있을 만큼 권위지로 인정받고 있는 외신이다. 저널의 영향력을 재는 2024년 스키마고(SCImago) 기관 평가에서도 ‘아시아타임스’는 영자지로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어 홍콩에서 2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 변희재 대표는 “한국의 언론인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체제 하 한국의 언론 자유가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며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며 “한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의 등대와도 같았던 한국은 이제 근본적인 자유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의 언론 자유 후퇴 현실을 고발하고 나섰다.
변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서의 언론 탄압의 핵심은 바로 언론인과 언론사를 겨냥한 ‘사법적 위협 전략(a strategy of judicial intimidation)’”이라고 하면서, “이는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검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모호하기 짝이 없는 한국의 명예훼손법을 사법기술적으로 무기화하여 이로써 윤 대통령과 그의 측근, 가족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침묵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변희재 대표는 관련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뉴탐사(New Tamsa)’와 ‘뉴스타파(Newstapa)’가 겪고 있는 사법 수난을 제시했다. 변 대표는 “뉴탐사는 작년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한국의 주요 로펌 소속 변호사들과 밤늦도록 술자리를 가졌다는 유착 의혹을 보도했다”며, “(나름의 취재를 거친 의혹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뉴탐사의 강진구 기자에 대해 두 차례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행히 구속은 기각되었지만, 강 기자는 올해 결국 윤석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전했다.
변 대표는 “뉴스타파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조치가 대대적으로 이뤄졌었는데 이는 윤석열의 부동산(대장동) 비리 연루 의혹을 보도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로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관련 핵심취재원이자 언론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은 윤석열의 비리 의혹을 입증해줄 수 있는 녹취록을 뉴스타파에 제공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6월 윤석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사전구속되었다”고도 전했다.
변희재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에 첫 18개월 동안만 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언론사들을 상대로 최소 11건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각 임기 동안 제기한 명예훼손 관련 민사소송 건수보다 더 많은 수치임을 알렸다. 또한 그는 2024년 초까지 윤석열 관련 비판 보도로 명예훼손 형사조치를 당한 언론사도 8곳이나 된다는 사실, 또 형사조치 사례 9건 중 7건은 언론사 기자 개인을 타깃으로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칼럼에서 변희재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자신의 체험담도 소개했다. 그는 “윤석열의 이러한 언론 자유 탄압은 여러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윤석열의 언론 자유 탄압(Yoon Seok-yeol’s crackdown on the press)’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나 자신이 윤석열 검사로부터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변 대표는 “나는 2018년 5월에 한국에서 언론 보도를 이유로는 사실상 최초로 정식재판도 없이 구속부터 된 언론인이 됐다. 당시 나에 대한 구속 기소를 주도했던 검사가 바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윤석열”이라고 하면서 “내 혐의는 한국의 주요방송사인 JTBC가 내보낸 한 특종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써서 이 방송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이 법적분쟁은 단순히 JTBC와 미디어워치 간 두 언론사의 문제가 아니다”며, “왜냐하면 JTBC에 대한 나의 비판 기사는 바로 과거에 윤석열 검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는 데 있어서 그 핵심 증거를 부적절하게 다뤘다는 것과 관계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윤석열 현 대통령은 바로 박근혜 탄핵 사건, 태블릿 조작수사 사건에 연루된 범죄자라고 하는 변 대표의 지론을 ‘아시아타임스’를 통해 밝힌 것이다.
변 대표는 “윤석열의 기소에 대해서 1심 재판부는 나에게 2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나는 결국 1년을 복역하고서 2019년에야 보석으로 풀려났다”면서 “내 언론사에서는 다른 기자들 세 사람도 여전히 함께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고도 알렸다.
이어서 그는 “검찰은 내가 보석 석방이 된 직후부터 출국금지 등 나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기도 했다”며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검찰은 내가 윤석열의 과거 비리 문제를 비판하는 집회에 참가했다는 사유로 보석취소를 법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현재 나는 기소된 후 6년째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희재 대표는 이번 칼럼을 통해 본인의 미국에서의 망명 투쟁 소식도 알렸다. 그는 “윤석열 정권 하의 한국에서는 언제라도 재구속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파악한 나와 내 아내는, 올해 10월초 정치적 망명 신청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면서 “나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으로, 이 불확실하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나와 가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출범 이후 줄곧 자유·인권·법치를 국가의 핵심 가치로 내세워왔다. 특히 “자유”라는 단어는 그의 매 연설마다 언급되고 있을 정도“라면서 ”하지만 진정한 자유란 바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은 이를 가장 경멸하고 있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변 대표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자유민주주의는 번성할 수 없으며 결국 어둠 속에서 죽어갈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의 언론 자유 후퇴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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