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의문이 증폭되는 홍장원 메모가 “양정철” 이름이 포함된 ‘버전5‘까지 공개되었다.
홍장원 메모는 어두운 공터에서 왼손잡이 홍장원이 직접 작성하여 잘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는 ‘버전1‘, 보좌관이 다시 적은 ‘버전2‘, 보좌관의 기억으로 명단이 추가된 ‘버전3‘‘, 그리고 홍장원 본인이 “정청래”, “조국”, “방첩사 구금시설에 감금조사” 등을 추가했다는 ‘버전4‘가 공개된 바 있었다.
바로 이 ‘버전4’를 박선원 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해 12월 6일에 사진을 찍어 보관하다가 12월 11일 국회에서 공개한 것이다. 그리고 ‘버전4’에 추가된 부분의 필적이 박선원 본인의 것과 매우 유사하여 조작 논란이 불거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에 더해 홍장원은 “양정철” 등을 추가한 ‘버전5’ 메모를 들고 14일 JTBC에 출연하여 이것이 방송 화면에 공개되었다.
메모 ‘버전5’는 ‘버전4’와 비교하면 제일 위부터 보면 “14명”에 동그라미, “16명”에 짝대기를 그어놓았고, - 그 밑으로 “조해주”, “양정철”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1조, 2조 축차검거 ~” 문장에 밑줄이 추가되었고, 제일 밑에는 “양정철 검거후(※ 검거후가 맞는지는 확실치 않음)”가 추가된 상태이다.
메모 ‘버전5’의 흥미로운 점은 양정철의 등장이다. 박선원은 메모 ‘버전4’를 지난해 12월 6일 홍장원으로부터 받아 사진을 찍어놓은 뒤 11일 국회에서 공개했다. 이 ‘버전4’에는 양정철 이름이 없었기에 양정철 이름이 거론된 바도 없다.
그런데 사실 하루전인 10일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버전5’에 추가된 양정철, 조해주의 이름까지 포함한 체포명단을 자신의 페북에 올린다. 즉 안규백 의원은 박선원도 확보하지 못한 ‘버전5’를 홍장원으로부터 확인을 한 것이다. 그러나 박선원이 공개한 ‘버전4’에는 양정철 이름이 없기에 박선원 공개 당시에는 다수의 언론들은 전날에 거론된 양정철 이름을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12월 13일에 김어준이 국회에 출석 “나와 양정철, 조국을 같이 체포하여 사살하려 했다”는 제보를 우방국 대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폭로, 가히 충격포를 쏘았다. 안규백 페북이 아닌, 공개된 박선원의 메모만 기억하는 사람들은 “웬 양정철?” 이런 반응이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여인형 방첩사령관 구속영장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메모 ‘버전5’에 있던 양정철의 이름이 드러난다. 검찰은 최종적으로 ‘버전5’ 메모를 확보해 구속영장에 반영한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중요사안을 추론해볼 수 있다.
만약 홍장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혼자 메모를 완성했다면 ‘버전5’ 메모를 들고 박선원 의원을 만났을 테고 박선원은 ‘버전5’를 공개했을 것이다. 메모를 추가 중인 ‘버전4’를 박선원이 받아 공개했다는 것은 홍장원과 박선원이 메모를 추가할 때 한 자리에서 긴밀히 상의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추가된 필적이 박선원의 것과 워낙 유사하여 간단한 사설감정원의 감정만으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버전4’ 메모는 박선원이 직접 추가, 즉 조작을 한 버전인 셈이다.
또한 안규백의 페북에만 슬쩍 올라와있던 양정철의 이름을 김어준은 자신있게 체포, 사살 명단이라고 공개했다. 김어준도 홍장원의 ‘버전5’를 직접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즉 홍장원 메모는 단순히 방첩사의 체포 명단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 김어준의 사살 명단 거짓폭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박선원은 김어준의 거짓폭로에 대해서도 신뢰성을 부여하며 국민을 현혹시키기도 했다.
그 다음날인 14일, 김어준의 사살명단에 포함된 한동훈은 겁을 잔뜩 먹고 윤석열 탄핵안을 통과시킨다.
향후 김어준의 사살명단 거짓폭로에 홍장원, 박선원의 개입여부도 수사해봐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