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유승진 기자 | 그린란드 등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지정학적 갈등이 계속되면서, 국제 은(銀) 가격이 장중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또 안전자산 선호도 상승과 미국 정부의 그린란드 관련 행보가 유럽 주요 국가를 자극하면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에 따른 금값 폭등으로 이러지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3일 오후 1시경 전장보다 5% 오른 온스당 100.94달러에 거래됐다. 은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은값은 지난 한 해 150% 넘게 폭등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40% 넘게 올랐다.
동시에 국제 금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4988.17달러로 고점을 높이면서, 사상 최초로 온스당 5000달러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979.7달러로 전장보다 1.4% 올랐다. 금 가격은 지난 2024년 27%, 2025년 65% 급등했다. 새해 들어서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금 거래 가격도 순금 1돈(3.75g) 당 100만 원 선을 넘어섰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순금 1돈 매입가격은 100만 9000원으로 100만 원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초 53만 원 수준이었던 금값은 1년 만에 90% 가까이 폭등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대체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를 늘린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은의 경우 금 가격과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산업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만성적인 은 공급 부족 문제가 부각되면서 상승 압력을 더하는 모양새다.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화에 편중된 보유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최근 몇 년간 금 보유 비중을 늘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동력으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가 철회하면서, ‘셀 아메리카’를 촉발해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 이후 덴마크 연기금은 최근 약 1억 달러 규모의 미국채 보유분을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에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금리)가 하락하면 금값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명목금리가 하락하거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금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은 지난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기준금리 인하 흐름을 이어가며 5.25∼5.50%였던 금리를 현 3.50∼3.75%로 1.75%p 낮췄다.
귀금속 시장조사업체 메탈스 포커스의 필립 뉴먼 이사는 로이터에 “은은 금 투자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과 동일한 많은 요인으로부터 계속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관세 우려가 지속되고 런던 시장의 실물 유동성이 여전히 낮은 점도 추가적인 지지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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