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희재·미디어워치 대표이사 ]
채널A에서 기획한 정규재 전 펜앤드마이크 주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담에서 예상치 않게 박근혜 탄핵 당시의 태블릿 조작 이슈가 터져나왔다.
▶ 정규재 : 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제에 대해서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다든가 어떤 종류의 정치적 리뷰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 이재명 : 저는 우리 정 대표님이 계속 거기 생각이 깊이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제 입장에서는 진실을 아직은 정확하게 모릅니다. 저희는 공식 결정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하여튼 일부는 무죄, 일부는 어쨌든 뭘 파괴한 건 아니고 하여튼 누군가의 부정 행위를 방치 또는 묵인, 동조했다, 이런 정도인 것 같아요, 보니까. 그것도 대통령으로서는 책임져야 될 일이라는 게 아마 그때 당시 결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지금 팩트가 다르다는 주장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주장이죠.
▶ 정규재 :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죠.
▶ 이재명 : 그러니까. 저도 누군가 변 모 씨가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봤고. 우리 당에 있는 주요 인사도 그 주장을 해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한번 따져보자. 사실은 제가 당내에서도 이게 그냥 하는 빈말이거나 전혀 근거없는 헛소리처럼 보이지 않는다. 검증을 한번 해 봐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다가 지금 그 상태에서 중단돼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너무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라서 쉽게 말하기는 어렵고요.
▶ 정규재 : 제가 드리는 건 이런 겁니다. 우리 정치에서 증오와 분노,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을 빼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보거든요.
▶ 이재명 : 그건 맞습니다.
정규재 전 주필은 박근혜 탄핵 전반에 대해 묻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김영철 검사 청문회 당시의 당내 태블릿 조작 이슈에 대해 답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우리 당에 있는 주요 인사도 그 주장을 해요”에서의 그 주요 인사는 재선의 김승원 의원(경기도당위원장)이다. 법사위 간사로 있을 때 김승원 의원은 과거 탄핵 정국 당시 박근혜 특검수사 제4팀의 한동훈과 김영철 검사 등이 장시호에게 위증을 교사해 정체불명의 태블릿을 최서원 것으로 둔갑시킨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당 내외에서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필자는 김승원 의원, 장경태 의원 등에게 한동훈, 김영철 등의 태블릿 조작 자료를 모두 넘겨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영철 검사 탄핵 청문회 때 필자의 등판은 불발되었고 태블릿 이슈도 다루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온 몸을 던져 막았다는 설이 돌았다. 결국 정청래 위원장은 민주당 당원들의 항의를 받아 “증인 신청 시간이 부족해서 불가능했다”라는 거짓말로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보면 김승원 의원으로부터 태블릿 조작 사건에 대해 충분한 보고를 받았고 이 대표 본인도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조작과 진실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아마도 정청래 등 범 김어준 세력들이 태블릿 조작을 다루지 못하도록 방해공작을 했고, 이재명 대표는 이에 당한 듯하다.
만약 지난해 8월 필자가 김영철 검사 청문회에 등판하여 약 20분 정도라도 국민들 앞에서 한동훈, 김영철 등의 태블릿 조작 실체를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사실상 그날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생명은 끝이 났고 과거 한동훈 전 대표 밑의 특검 제4팀 검사들은 줄줄이 그와 함께 구속되었을 것이다.

▲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있는 동안 '나는 그해 겨울 저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는 책을 보내주었다. 만약 태블릿 조작을 윤 대통령 본인 모르게 한동훈 전 대표가 한 짓이라면, 윤 대통령은 이를 사실 그대로 국민들에 설명하면 된다.
특검 제4팀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직속 상관이자 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현직 대통령이기에 수사를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범 보수진영에선 컴맹인 윤석열 대통령 대신 한동훈 전 대표가 태블릿 조작 수사를 모두 주도했다고 사안을 정리했다.
그러나 어쨌든 윤 대통령의 경우도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책임, 그로 인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마치 1등 공신의 전리품처럼 검찰총장 자리까지 영전했던 정치적 책임은 심각한 수준으로 대두되었을 것이다. 지금 이재명 대표의 목을 죄는 검찰수사의 정당성은 무너졌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범 보수세력이 윤석열 대통령을 마치 보수의 영웅인양 태극기 들고 비호 찬양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결과적으로 윤석열과 한동훈의 검사세력이 저지른 치명적인 조작 범죄를 덮어주었다. 그래서 검사 탄핵 첫 단추부터 꼬였고 김영철 검사에 대해선 아예 탄핵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그렇게 탄핵 당시의 조작범죄를 은폐해버리니 이제 더불어민주당 측의 박선원 의원 등이 홍장원 메모 조작을 하다가 들통나버렸다. 지금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 시간이 갈수록 이재명 대표가 밀리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즉 이재명 대표는 진실을 놓고 정치적으로 유불리를 계산하는 잔머리를 쓰다 패망의 길로 가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든 더불어민주당이든 다시 부활하려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태블릿 조작 이슈를 터뜨려야 하고 박선원의 홍장원 메모 조작 사건 등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조사를 하고 자르고 가야 한다.
이를 하지 못한다면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은 진실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집단으로 낙인 찍히며 한달 안에 초토화 될 것이고 올해 안에 조기 총선으로 거의 전원이 몰락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