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원 전 대표와 나는 지난 1998년에 처음 만났다. 나는 서울대 미학과, 황의원 대표가 부산대 물리학과에 재학 중이었고, 당시 강준만 교수의 언론개혁 운동을 돕기 위해 만났다.
그 이후로, 우리는 무려 27년간 언론개혁은 물론 각계 인사들의 논문표절을 잡았고, 미국,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한 국제 보수네트워크 구성 등의 일을 함께 해왔다.
물론 개중 2016년 박근혜 탄핵 당시 스모킹 건이라 했던 JTBC 보도 태블릿 조작을 함께 파헤쳐 왔다. 문제의 태블릿은 당시부터 청와대 김한수 행정관의 태블릿임이 명확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본인은 2018년 5월에 OECD 주요 국가 언론인 중 최초로 재판없이 사전 구속되었다.
이어 태블릿 감정도 없고 손석희, 최서원 증인 신청마저 모두 기각된 채, 단 6개월간 치러진 졸속 재판에서, 본인은 5년 구형에 2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황 대표도 3년 구형에 1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우리는 구속된 상태에서도 미디어워치와 서신으로 소통하며 태블릿 조작 증거들을 잡아 나갔다. 결국 9년이 지난 지금, JTBC가 보도한 태블릿과 관련해 최서원이 데스크톱으로 보낸 메일을 제3자가 태블릿으로 수신한 22건 등의 증거를 확보했고, 검찰이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도 밝혀냈다. 김한수가 요금을 납부한 내역을 검찰이 은폐하기 위해 김한수에게 위증교사를 한 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SKT까지 개입하여 저지른 계약서 위조 증거 등을 모두 잡아냈다.
또한, JTBC 태블릿이 조작 혐의에 휘말리자 한동훈과 장시호가 주도하여 꺼내든 제2태블릿 역시, 최서원의 안모 회계비서의 결정적 증언을 통해 장시호가 사용하던 것을 최서원 것으로 조작한 증거를 100% 잡아냈다.
그러나 엄철, 윤원묵, 송중호 판사들로 배치된 서울중앙지법 항소4-2부는, JTBC 태블릿 사용자로 지목한 김한수에 대한 증인 채택을 일방적으로 철회하고, 그 외에 태블릿 조작을 입증할 문서제출명령 등을 모조리 기각시켰다. 이들은 마치 태블릿 조작세력의 지령이라도 받은 듯, 우리가 제출하는 모든 조작 증거를 기각시키며 졸속 선고만 서둘렀다.
기피신청을 하면, 간이기각제도를 악용해 기피신청을 '셀프 기각'하며 재판을 강행했다. 이 모든 만행과 악행을 은폐하려고 변호사들이 정당하게 신청한 녹음조차 불허했다. 최근에는 기피신청을 간이기각하면 대법원에서 인용될까 두려워, 아예 기피신청에 대한 결정조차 하지 않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런 엄철 재판부의 만행에 대해 황의원 대표는 점점 더 분노를 쌓아갈 수밖에 없었다. 실제 나조차도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횡포를 널리 알릴 수만 있다면 열 번, 백 번이라도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나, 태블릿 조작 범죄에 대해서는 조중동부터 한겨레, 경향, MBC까지 좌우가 일치 단결해 은폐해 온 한국 언론계였기에, 나 하나 죽었다고 해서 부고 기사라도 쓰겠나. 또한 엄철 재판부, 한동훈 등 태블릿 조작 세력이 단 1초라도 죄책감을 느끼겠는가. 이런 고민 끝에, 나는 결국 정면돌파 말고는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황 대표의 선택은 달랐나 보다.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서라도 진실에 무감각해진 대한민국 법조계, 언론계, 정치권 등의 경각심을 울리고 싶었나 보다.
황 대표의 공식 유서는 온통 태블릿 조작 범죄와, 이를 은폐해온 법원, 검찰, 언론에 대한 비판 뿐이다. 나에게 따로 보낸 유서에서는 태블릿 진실투쟁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한 조언으로 채워져 있다.
28년을 함께 해온 영혼의 동지를 잃은 나로선, 황 대표의 죽음을 최대한 널리 알려, 태블릿 조작범들과 이를 은폐해온 판사와 검사들을 심판하고 척결하는 동력으로 활용할 미션을 부여 받은 셈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3년 간 한동훈의 청담동 술자리 은폐조작을 파헤쳐 진실을 밝혀냈지만, 언론의 외면을 받고 있는 뉴탐사의 강진구 기자가 연락을 해왔다. 그는 “결국 진실에 눈감은 사회와 언론이 황의원 대표를 죽인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나 역시, 지난해, 엄철 재판부의 횡포에 항거하기 위해 미국에 정치적 망명까지 신청한 바 있다. 언론인이 진실을 지켜내기 위해 미국 망명까지 했어도, 대한민국 언론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귀국했지만, 엄철 재판부는 그대로 건재했다.
나 스스로는 정면돌파를 결심했지만, 이런 썩어빠진 대한민국 정치권, 법조계, 언론계에 무슨 큰 변이라도 터질 것이라는 예감은 하고 있었다. 그게 하필이면 내 28년 동지의 죽음이었다.
황 대표는 “JTBC의 그 엉터리 방송 보도는 온 국민이 다 보았고, 그 엉터리 수사자료와 엉터리 재판자료도 역시 그대로 다 남아 있다”며, “저는 하늘나라에서라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있어서 정의의 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 쓸 것”, “대한민국에서 다시 진실, 자유, 인권, 법치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의원 미디어워치 전 대표의 장례식은 11월 16일(일)부터 11월 20일(목)까지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태블릿 진실투쟁을 함께 해온 좌우 인사들과 함께 5일장으로 치러진다. 장례 마지막 날인 11월 20일은 바로 엄철, 윤원묵, 송중호 재판부의 JTBC 태블릿 관련 2심 선고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