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강인준 기자 | 코스피 지수가 폭락해 5000포인트가 붕괴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전 거래일 대비 6%와 8% 하락률을 보였고, 한국거래소는 장중 한때 코스피에 대한 매도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정지)를 발동했다. 이번 증시 패닉은 미국 발(發)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 지명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6% 하락한 4949.67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무너진 것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 5000억 원과 2조 2000억 원 이상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4조 5000억 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5% 넘게 폭락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오후 12시 31분경 유가증권시장에 매도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매도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직전 거래일 대비 5%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코스피에 매도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해 11월 5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장주와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29% 하락한 15만 400원에 정규장을 마감하면서, 지난달 28일 최초 달성한 ‘16만 전자’가 4거래일 만에 깨졌다. 지난주 최고 실적을 발표하며 최근 7거래일 사이 18% 이상 폭등한 SK하이닉스도 이날 8.69% 하락한 83만 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그밖에 현대차(-4.40%), 삼성전자우(-6.22%), LG에너지솔루션(-4.52%), 삼성바이오로직스(-1.95%), SK스퀘어(-11.40%),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기아(-1.64%), HD현대중공업(-4.52%) 등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 이날 하락세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이날 장 초반 상승하며 1150선을 뚫었지만,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하다 전 거래일보다 4.44% 하락한 1098.36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31조 9519억 원, 17조 4162억 원이었다.
이번 국내 증시의 급락에는 미국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슈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소식에 세계 위험자산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실제로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6%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43%, 0.94% 내리며 3대 지수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하루 만에 3.87% 급락했다.
또 그동안 급등했던 금·은 가격도 폭락세를 보였다. 은 가격은 하루 만에 30% 넘게 급락했고, 국제 금 가격도 10% 안팎 하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그동안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전력 설비 수요 증가 기대가 은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는데, 이번 급락으로 ‘AI 거품론’에 대한 시장의 논란이 또다시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워시 후보자에 대한 이슈에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74% 상승하며 달러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러한 미국 증시 조정과 달러 강세, 반도체 업종 급락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1.17% 내린 52,698.36, 대만 가권지수는 1.37% 떨어진 31,624.03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02%)와 선전종합지수(-1.83%), 홍콩 항셍지수(-2.84%) 등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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