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셔널리뷰 “미국 학계 좌익 독재에 스티븐 핑커 교수도 고통받아”

민감한 문제로 도전적 발언을 하는 이에 대한 사회적 지지 철회하는 ‘캔슬 컬쳐’, 미국 사회 심각하게 분열시켜

요시다 켄지 기자 kenjiy329@gmail.com 2021.10.11 16:20:30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상아탑에서는 이른바 ‘캔슬 컬쳐(cancel culture)’가 극심한 정치와 학문적 양극화를 촉발하고 있다.

‘캔슬 컬쳐’란 자신과 대립적인 견해, 특히 학계에서는 소수파인 보수우파 성향의 개인이나 집단을 상대로 하여 설득 대신에 조직적으로 혐오와 차별를 일삼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러한 편협된 문화는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미국 학계 전반, 심지어는 아이비리그와 같은 엘리트 교육기관에서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자유보수 매체인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는 지난 2일 (현지 시각), 하버드대 출신이며 핑리 펠로우(Finley Fellow, 하바드대 펠로우십 중 하나)인 카린 하자르(Carine Hajjar)의 ‘대학들은 여전히 진실을 추구하는가?(Do Universities Still Care about Truth?)’ 제하 칼럼을 게재했다.  



서두에서 카린 하자르는 미국 내 언론과 학문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인 ‘교육개인권리재단(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in Education, FIRE)’의 최신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통설에 저항하기 두려운 나머지 좌익 교수들을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조차 캠퍼스에서 자기검열을 행하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칼럼에서 카린 하자르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 자체가 대학에서의 소위 ‘지식 함양에 따른 교육’ 사명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학의 이러한 진화양상은 “그들의 상업화에서 비롯된 것이며, 개방적인 담론에 따른 리스크보다 이념적 통설(ideological orthodoxy)을 보호하는 것을 우선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린 하자르는 최근 ‘캔슬 컬쳐’의 표적이 된 세계적 석학인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학 교수의 일화를 소개했다. 작년 7월, 미국언어학회(Linguistic Society of America)는 스티븐 핑커 교수가 이전에 작성했던 트위터 게시물 내용(“경찰이 검거 과정에서 흑인에게만 특별히 총을 쏘는게 아니다” 등)을 갑자기 인종차별적인 것이라며 시비삼고선 그를 ‘특별회원(distinguished fellows)’직에서 박탈하려는 시도에 나섰었다. 특별회원직 박탈을 촉구하는 성명문에 수백 명의 학자들이 동참했을 정도다.

카린 하자르는 “다행히 스티븐 핑커 교수는 종신재직권(tenure)은 물론, 여러 저명한 사회적 동지들이 있었기에 일련의 난국을 돌파했디”면서 “하지만, 스티븐 핑커 교수만큼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다른 교수들은 그리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서 카린 하자르는 교육개인권리재단의 선임 연구원 아담 골드스틴(Adam Goldstein)의 말을 인용했다. 

“캔슬(사회적 지지 철회)의 대상이 되는 것을 면하기 위해 모든 학자가 스티븐 핑커 수준의 기반을 갖춰야 한다면, 이는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학 내 표현의 자유를 진심으로 추구하는 저항적 동료들에게 현 시국은 암흑기와 같을 것입니다.” 


이어서 카린 하자르는 미국 교육 기관들의 조합주의(corporatism) 문제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녀는 “대학들은 더 이상 교육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에도 개입하고 있다”면서 “고정관념을 깨는 학설들은 아무리 진실이어도 조합의 균형(corporate equilibrium)을 흔들기에 대다수 학자들이 안전한 길을 선택한다”라고 언급했다. 

카린 하자르는 다시 아담 골드스틴을 인용해 “(학문적) 평온과 수익성이 진실과 탐구의 정신을 짓누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칼럼의 주요 소재가 된 스티븐 핑커 교수는 인지과학자답게 카린 하자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인지과학적 견해를 제기했다. 

“인간이란 위신을 위해 경쟁을 치르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연합체’에 속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즉, 폭도의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폭도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며, 이러한 ‘배격의 무리’와 협동하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캔슬 컬처’의 희생양이 되기 싫으면) 논란을 부를만한 주제에 대해선 종신재직권을 얻기 전까지는 침묵해야 할 것입니다.”


스티븐 핑커 교수는 본인까지 공격을 당하는 속에서도 미국 학자 중 선도적인 표현의 자유 옹호론자로 나서고 있다. 

스티븐 핑커 교수는 작년 7월, 미국 ‘하퍼스 매거진(Harper's Magazine)’에 공개된 ‘열린 토론과 공평성(A Letter on Justice and Open Debate)’을 추구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해 8월에는 수업중 위안부 문제 발언으로 곤욕을 치룬, 한국의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규탄하는 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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