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하마스 보복 공격 및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유가는 확연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11월 25일(한국시간)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75달러 중반까지 하락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80.48달러로 안정세다. 덕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세계 최대의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2년 가까이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예전과 같은 오일쇼크(oil shock)가 오지 않는 점이 눈에 띈다.
칼럼은 서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세계 시장에서 석유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실수(Sorry, Saudi Arabia and Russia , you are wrong to believe you can set the price of oil on global markets)”라고 전제하고, 미국이 하루 1300만 배럴이 넘는 석유를 생산하는 등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공급 담합을 서서히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럼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회의를 연기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제 두 나라는 가격 설정자가 아니라 수용자(The two countries are now price takers, not price setters)”라고 지적했다.
또 칼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고, 따라서 공식적으로는 사우디에 감산 입장을 밝히고서 실제로는 계속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러시아 입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6달러가 넘어야 손해를 피할 수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복지예산과 경제개발 등을 위해 배럴당 88달러가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요 감소와 미국, 가이아나 등의 증산으로 국제유가 하락할 것”
칼럼은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 빠진 중국의 경제 침체가 석유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가이아나, 브라질이 석유를 신규로 공급하면서 내년에도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칼럼은 미국이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술 발전으로 인해 석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2014년부터 1피트당 시추량이 200% 증가했는데, 특히 2020년 이후로 대폭 개선되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그간 석유를 생산하지 않던 남미의 가이아나(Guyana)에서도 하루 7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도 하루 최대 270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칼럼은 OPEC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의 석유 생산량이 2024년에 무려 40%나 늘어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담합으로 인한 공급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칼럼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그에 비례해서 미국의 석유 생산도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이제 석유 가격은 특정 산유국(사우디와 러시아)이 아니라 시장이 결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