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해외 주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일본에서는 자체 핵무장론이 심심찮게 제기된다.
특히 중국이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하고 수년 후에 대만 침공을 강행한다면, 핵강국인 중국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한 핵무장론은 한일 양국에서 더욱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칼럼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에 큰 도움이 되었던 지정학적 상황이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중국의 호전적인 군사행동과 북한의 핵무기 증강을 언급한 후 “일본에게 오랜 세월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준 미국의 핵우산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 관료와 학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적으로부터 일본을 보호한다는 것을 안보의 기초로 여겼지만, 지금 미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면 그런 보호를 당연하게 여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으로부터 핵공격을 당한 일본이 ‘핵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으로부터 보호받는 일본이 핵무기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건 사실 모순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칼럼은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했을 당시에도 미국이 일본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고, 미국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기후변화에 관한 교토의정서, 이란과의 핵협정 등 국제적인 약속을 파기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센카쿠 열도 문제를 보면 미일동맹의 불확실성을 확인할 수 있어”
칼럼은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문제를 보면 현재 미일 동맹의 불확실성과 약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일본을 전면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지만 센카쿠 열도의 세력 균형을 바꾸는 점진적인 침략은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이 지역에 해안경비대 순찰대를 파견하고 전투기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이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에 충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당한 핵공격을 기억하는 세대는 대부분 사망했고, 일본의 젊은 세대는 핵무장에 대해 훨씬 유연한 입장이라고 설명하면서 “핵무기는 일본에서 더 이상 금기시되는 주제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해 이런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일본 내에서 핵무장에 반대하는 주장 중 설득력이 있는 것이 ‘한국 등으로의 핵 확산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한국도 즉시 핵무장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칼럼은 “한국과의 입장 차이가 있더라도, 일본인들은 한국이 적이 아니라 우방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일본이 직면한 위험은 서울이 아닌 베이징과 평양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칼럼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무기를 거부하는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 왔지만, 미국이 고립주의(isolationism)으로의 회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화국가에 대한 일본의 집착이 사치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칼럼은 “일본은 자신 외에는 누구도 의지할 수 없는 근본적으로 바뀐 국제 정세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장 낙관적인 평화주의자라도 핵무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