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주변국들을 괴롭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대만을 상대로 하듯이 무력시위를 하면서 침공을 위협하는 것이고, 둘째는 한한령 등의 경제 제재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상대국의 친중세력과 결탁해서 ‘중국은 경제대국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량이 줄면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입는다’라는 논리를 확산시킨다. 그러나 2023년부터 중국 경제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이런 선동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에 협박에 가장 크게 시달리고 있는 대만은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셴 기자는 지난 2020년 당시 대만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3.9%로 사상 최고였으나, 이후에는 대만 정부의 대규모 개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에 대한 대만의 무역 의존도는 35.2%(2023년 기준)까지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게다가 2024년 1월의 경우는 대만의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으로 간 비중이 32.9%에 불과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셴 기자는 대만과 중국과의 무역량이 감소한 것은 정치적인 우려 때문이 아니라 “시장의 불확실성(the uncertainty of the market)” 때문이라는 2022년 블룸버그와 수자인롱 대만 전 재무장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셴 기자는 지방정부 부채, 청년실업, 디플레이션 등 중국 경제의 각종 악재로 인해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한 것이며, 현재 수준에서 중국의 경제적 강압은 중국 본토와 홍콩에 대한 대만의 경제적 의존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의 경제난이 대만이 중국 시장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도록 돕는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는 대만이 오랫동안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 온 일인데, 결과적으로 중국의 부진한 경제 성과가 자신들의 국가 안보와 정치적 목표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셴 기자는 대만 총통 선거 직전인 2023년 12월에 중국이 경제협력기본협정(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에 따라 대만의 농산물, 수산물, 기계, 섬유 제품 및 자동차 부품 수입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소개하면서 “현재까지는 대만의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향후에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셴 기자는 대만과 중국의 무역이 감소한 반면 대만과 미국의 무역은 14.7%(2021년)에서 17.6%(2023년)로 증가했다고 지적하면서 “이 증가폭 중에서 어디까지가 미국 경제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성장 덕분인지, 대만의 정부 정책 때문인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It is debatable how much of this is due to government policy versus the intrinsic pull of the strong, stable growth of the U.S. economy)”고 밝혔다.
셴 기자는 미국 시장이 중국 시장에 비해 대만 기업들에게 훨씬 더 안정적이고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과거 대만에게 슈퍼 301조 등의 무역제재를 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미국에 경제적으로 과도한 의존을 하는 것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수출시장 다각화의 중요성을 지적한 후 대만 경제에서 중국의 압박에 취약한 부문의 생산 다각화와 변화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라이칭더 신임 총통에게 당부하면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