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펙테이터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해리스 지지 선언은 비과학적”

“그들은 월간지 제목을 ‘과학적 미국인’에서 ‘과학주의적 미국인'으로 바꿔야 한다“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24.09.23 21:08:07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인기 과학 월간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이 최신호에서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리말로 ‘과학적 미국인’을 의미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이하 SA)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발행하는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발간하는 월간지다.

SA는 문제의 사설에서 “카말라 해리스는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투표해야 할 후보”라며 “기후 위기, 공중 보건 등에 대한 해리스의 정책은 합리성과 현실, 과학 및 확실한 증거에 기반했지만, 트럼프는 말도 안 되는 음모론적 환상에 동조하면서 근거를 거부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유력 매체인 ‘스펙테이터(The Spectator)’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시사평론가이며 언론단체 ‘언론자유연맹(Free Speech Union)’의 설립자인 토비 영(Toby Young)이 기고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해리스 지지는 실수(Scientific American is making a mistake by endorsing Kamala Harris) 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SA가 특정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한 것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후 두 번째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 혁명은 자연과학자들이 정치와 종교를 버리고 이성과 경험주의를 수용하면서 일어났다(The Scientific Revolution occurred when students of nature eschewed politics and religion and embraced reason and empiricism)”라며 “하지만 SA의 편집진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감각이 알려주는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칼럼은 “과학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투표해야 한다면, 공화당 지지자들이 ‘근거기반’ 정책을 수용하도록 대체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과학계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입장을 취하는 순간 미국인의 약 절반인 공화당 지지자들은 과학계와 더욱 멀어진다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칼럼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학술지인 네이처가 바이든을 지지하자 네이처에서 코로나 백신의 효과와 관련한 논문의 다운로드 횟수가 감소하는 등 과학자들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신뢰가 낮아졌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이어 “이건 과학자들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한 결과이며,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에 흥미를 가진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에 투표하면 곧바로 지옥에 간다’라고 말하는 것과도 유사하다”라고 주장했다. 극단적인 기독교인들의 일탈행위가 기독교 전체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처럼, 일부 과학인들이 정치선동에 나서면 과학계 전체의 위신이 하락한다는 논리다. 

과학주의의 숭배자들은 과학과 종교가 융합된 세상을 원하나

칼럼은 SA의 편집자들이 신봉하는 것은 과학(science)이 아니라 테크노크라트적 관리주의(technocratic managerialism)와 급진적 좌파 이념의 기묘한 혼합물인 ‘과학주의(scientism)’에 불과하다고 선언하면서 “근대(modern era)의 도래가 지식과 도덕의 분리에 의해 가능했다면, 이 새로운 제단(과학주의)의 숭배자들은 과학과 종교가 융합된 새로운 유토피아를 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칼럼은 SA 편집진의 카말라 해리스 지지를 “과학이 아니라 신학에 의한 선택(It’s not a choice dictated by science, but by theology)”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들은 월간지 제목을 ‘과학적 미국인(Scientific American)’에서 ‘과학주의적 미국인(Scientistic Americans)”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과학적 회의주의’를 표방하는 계간지인 한국판 ‘스켑틱(SKEPTIC)’이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3차 궐기대회를 앞두고 길거리 시위를 선동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스켑틱 코리아 측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인구의 3.5퍼센트가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한 저항 운동은 실패한 적이 없다”며 정치선동성 게시물을 올렸지만, 정작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이 된 태블릿PC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이후 8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과학적 회의주의에 기반한 검증을 시도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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