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뉴탐사 측과 특약으로 뉴탐사의 기사 ‘청담동 술자리 핵심 인물 이세창 민주당 입당... "이재명 지지" 선언’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입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대선 당선 과정의 숨은 공신으로 불린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6월 3일 대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30년간 보수정치 한복판에서 활동해온 핵심 인물의 전격적인 정치적 노선 변경은 보수진영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윤석열 만든 숨은 실세의 배신
이세창은 윤석열 정권의 '숨은 실세'로 지목된 인물이다.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으며, 첼리스트는 당시 "윤상현보다 더 센 사람이 이세창"이라며 "그 사람이 중요해. 그 사람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특히 첼리스트는 이세창을 "신천지 표를 만들어준 사람"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2022년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는 과정에서 이세창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이세창은 윤석열과 매우 가까운 관계였다. 뉴탐사가 공개한 사진에는 이세창이 윤석열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귓속말을 나누거나 어깨를 맞대고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뒤로는 윤상현 의원이 마치 비서처럼 따라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핵심 인물
이세창은 2022년 7월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5월 10일) 70일 만에 벌어진 이 술자리는 윤석열 정권 초기 권력 구조의 실체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2023년 11월 관련 보도에 대해 "고위 공직자인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의 사적 권한 남용 여부에 대한 것이어서 공공성이 인정된다"며 더탐사의 보도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세창은 2022년 10월 24일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처음 보도되기 전 언론과의 통화에서 술자리 존재를 시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대통령과 한동훈이 자리에서 그건 일어난 일을 내가 말할 수는 없다"며 술자리 참석을 간접적으로 인정했고, "뭐 늦지도 않았어요"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티케 술집 여사장이 "이세창이 여기서 우리 좀 술 먹고 간 걸로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하는 등 알리바이 조작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동훈 10억 손배소 선고 한달 앞둔 시점
이세창의 민주당 입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를 한 달 앞둔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 6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가 예정된 이 재판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사실관계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다루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동훈 대표가 그동안 2022년 7월 19일 당일 자신의 알리바이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판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입증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며 한동훈 측에 당일 행적 증명을 요구했지만, 한동훈 측은 "원고가 7월 19일 어디에 있었는지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만 반복해왔다.
법무부도 지난해 3월 사실조회서 답변에서 한동훈 전 장관의 당일 관용차량 이용 시간과 동석자 여부에 대해 "확인 불가"라고 답변한 상태다. 이는 한동훈이 사실상 첼리스트의 증언 번복에만 의존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선 일주일 전 전격적 노선 변경
이세창의 민주당 입당은 6월 3일 대선을 일주일 앞둔 극도로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결단을 넘어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인물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보수 진영 내부의 균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이세창은 지난 5월 12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약 2주간의 숙고 과정을 거쳐 민주당 입당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탈당 당시 "호남, 특히 전북에서 나오면 한 20% 정도가 이동하려고 했는데, 역시 국민의힘은 영남당이고 호남향우회였구나"라며 분노를 표출했었다.
윤석열 정권 초기부터 시작된 균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2022년 7월에 발생했고, 3개월 후인 10월 보도됐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출범 100일을 갓 넘긴 시점으로, 정권 초기부터 비선 실세들의 영향력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세창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스스로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 숨은 공로자"로 평가할 정도로 윤석열과 가까운 관계였다. 그런 그가 정권 출범 불과 2년 10개월 만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은 윤석열 정권의 실상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7월 25일 청담동 술자리 재판, 진실의 분수령 될까
이세창의 민주당 입당은 청담동 술자리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오는 7월 25일 청담동 술자리 관련 형사재판에서 이세창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세창은 청담동 술자리의 진실을 알고 있는 핵심 인물이면서도 윤석열, 한동훈과의 관계 때문에 명확한 증언을 회피해왔다. 특히 2022년 10월 보도 당시에는 술자리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입당으로 윤석열 정권과 완전히 결별한 만큼, 법정에서의 증언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동훈이 알리바이 공개를 거부하고 첼리스트의 증언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세창의 증언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
다만 이세창의 증언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가 현재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관계에 놓인 인물들에 대한 증언을 하는 만큼, 법정에서는 증언의 신빙성과 객관성이 치밀하게 검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침묵의 공범 되지 않겠다" 결단
이세창은 25일 발표한 입당선언문에서 자신의 결단 배경을 상세히 밝혔다. 그는 "우리가 당을 버린 것이 아니다. 당이 우리를 버린 것"이라며 "당이 헌법을, 국민을, 그리고 진실을 버렸다"고 선언했다.
특히 윤석열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가했다. "불과 이번 주 5월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부정선거 음모론 영화 상영회에 참석하여, 허위와 왜곡으로 점철된 장면들에 박수를 보냈다"며 "자숙은커녕 반성은 없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침묵은 공범이었다"며 "더는 침묵의 공범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그동안 윤석열 정권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당적 관계로 인해 침묵해왔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해석된다.
한동훈에게 미칠 정치적 타격
이세창의 민주당 입당은 한동훈 대표에게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동훈은 그동안 청담동 술자리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왔지만, 정작 자신의 알리바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세창이 청담동 술자리의 핵심 당사자로서 윤석열 정권과 결별하고 진실 규명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한동훈의 침묵은 더욱 의심스러운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6월 25일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이세창의 입당은 한동훈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지지 선언, 정치적 계산인가 진심인가
이세창은 입당선언문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왜곡과 탄압 속에서도 민생을 지켰다"며 "각양각색의 인원들로 구성된 민주당을 일사분란하게 이끌어가는 지도력에서, 우리는 진정한 국정운영의 자질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평가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30년간 보수정치에 몸담았던 인물이 불과 몇 개월 만에 180도 다른 정치적 노선을 택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치적 기회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세창 측에서는 이번 결단이 윤석열 정권의 계엄령 시도와 헌정파괴 행위를 목격한 후 내린 양심적 판단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특히 입당선언문에서 "보수를 위한다면 지금의 보수와 결별해야 한다"고 밝힌 부분은 그의 고민이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서는 것임을 시사한다.
대선 막판 변수로 작용할까
이세창의 민주당 입당이 대선 결과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그가 호남 지역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표심을 움직일 만한 파급력이 있는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인물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 자체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진영 내부의 분열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김문수 후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보수진영 대규모 이탈의 신호탄
이세창의 입당은 개인적 결단을 넘어 보수진영의 대규모 이탈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는 최상화 전 춘추관장, 이동주 전 청와대 행정관 등도 함께 탈당했다고 밝혔으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입당선언문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다시는 국민의힘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완전한 결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청담동 술자리의 핵심 인물이자 윤석열 정권의 숨은 실세로 불렸던 이세창의 민주당 입당은 대선 일주일과 한동훈 10억 손배소 1심 선고 한 달을 앞둔 극도로 민감한 시점에서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70일 만에 벌어진 청담동 술자리부터 시작된 의혹이 3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핵심 당사자의 완전한 노선 변경으로 이어진 것은 윤석열 정권의 몰락과 보수 진영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자,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청담동 술자리의 진실이 마침내 밝혀질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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