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칼럼은, 일본의 유력 국제 외교안보 싱크탱크 ‘국가기본문제연구소(国家基本問題研究所)’에 2024년 9월 17일자로 게재된, 레이타쿠(麗澤)대학 특임교수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의 기고문 ‘한국 의료위기로 보수파가 대통령을 떠날 수도(韓国医療危機で保守派が大統領離れも)’를, 니시오카 교수의 허락을 얻어 완역게재한 것입니다. (번역 : 미디어워치 편집부)
“연휴 중 사고를 당하거나 급병이 들어도 응급의료체제가 붕괴돼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의 위험이 있다. 되도록이면 나가지 마라. 성묘도 그만 다녀야 한다.” 올해 1월까지 국내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다 4월 총선에서 당선돼 보수야당 개혁신당의 국회의원이 된 이주영(李妵鍈) 씨가 추석 연휴(9월 16~18일)를 앞두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 조언이다.
2월, 윤석열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의학부 정원을 3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리는 의료개혁을 선언했다. 응급의료, 소아과, 내과, 외과 등 ‘필수의료’(생명과 관련된 부문)의 의사와 지방병원 의사가 부족한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는 대선 공약에도 없이 발표 당일 의료계 대표에게 갑자기 제시됐다. 4월 총선에서 여당을 이기게 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시각이 애초부터 있었다.
의학부 정원 늘리기 의사들 医学部定員増に医師らが反発
게다가 의사들이 반발했다. 필수의료 지원자가 적은 것은 전체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중증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의 낮은 수가와 의료행위에 관해 수시로 형사, 민사 책임을 묻는 사법적 리스크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정부는 그 의견을 무시하고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 수를 늘리면 의사 수입이 줄어 필수 의료나 지방병원으로 가는 의사가 나온다며 증원을 강행했다.
이에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 의료현장을 장시간 근무와 저임금으로 지탱해 온 전공의 1만 3531명의 90% 이상인 1만 2380명이 사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7월 현재). 정부는 불법 파업이라며 직장 복귀 명령을 내리고 지도자를 경찰에 불러 장시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았고, 대형병원에서는 전문의와 교수들이 소규모로 의료현장을 지켜왔지만 체력, 기력의 한계를 느껴 병원을 떠나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났다. 의대생도 1만 8218명으로 거의 전원인 1만 7723명이 휴학계를 냈다(7월 현재).
윤대통령 지지율 급강하 尹大統領の支持率急降下
의사들은 올해 입시 정원 증원을 취소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의대 졸업생, 전공의 수료자가 거의 제로가 돼 의료현장에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개혁에는 저항이 따른다며 2000명 증원을 고집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정권의 경직된 자세에 비판이 제기돼 올해 입시는 그대로 둔 채 내년도 입시 정원을 백지화하고 의사들과 여야, 정부에서 향후 대응을 협의하자는 안이 나왔지만 의사들은 올해 입시 정원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을 협의 참여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윤 대통령의 정책 강행에 대해 재야 보수파에서도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졌고 전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보수파 리더인 조갑제 씨는 “윤 대통령 한 사람의 고집 때문에 국민의 생명이 위태롭다. 윤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위기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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