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전쟁)의 휴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초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갈등이 관건이었지만 지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권교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유력 매체인 ‘스펙테이터(The Spectator)’는 지난 31일(현지시간) “푸틴이 트럼프를 너무 밀어붙였다(Putin has pushed Trump too far)”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트럼프가 최근 NBC와의 인터뷰에서 휴전 협상에 미온적인 러시아에 대해 “화가 났다(pissed-off)”고 언급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푸틴이 조금이라도 감각이 있다면 이 말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If Putin has any sense at all, he’ll take those words very seriously)”이라고 밝혔다.
또 기사는 지난 한 달 동안 푸틴은 미국의 새 정부가 자신들의 편이 되었다는 생각에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고, 그 동안 우크라이나는 홀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푸틴은 주변에 예스맨들과 KGB 출신 보좌관들이 많아서인지 불가피하게도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고 비판했다. 평화협정에 동의하는 척하면서도 협정을 최대한 지연시키며 전투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기사는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이 바보가 아니며, 러시아의 지연 전술을 금방 간파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인들이 감당하기에는 러시아의 허풍이 너무 과한 것으로 판명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는 “즉각적인 획기적인 성과야말로 미국인들이 기대했던 바로 그것”이라며 “그 외의 다른 것은 신속하고 획기적인 것을 선호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이 아니다(Anything else just isn’t the style of Trump’s move-fast-and-break-things new administration)”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기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실각시키고 유엔이 승인한 행정부로 교체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제안을 과잉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자신도 젤렌스키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를 독재자라고까지 불렀지만, 단순히 그를 제거하겠다는 러시아의 계획은 너무 과한 조치였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러시아산 석유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을 설명하면서 공이 다시 푸틴에게 넘어갔다고 언급했다. 또 “곧 우리는 푸틴이 얼마나 똑똑한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