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인싸it] 그냥 1가구 1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말하라

  • 등록 2026.04.22 14: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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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강용석 |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부동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폐지 이슈 탓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엑스에 “양도세 장특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며 “장기 거주에 대해 양도세를 깎아 주는 제도는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특공제 폐지는 실거주 1주택자에게 세금 폭탄’이라는 주장은 논리 모순이자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며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사실상 장특공제 폐지를 시사하는 글이었다. 특히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등 범여권 국회의원들이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 주택 양도 시 세금 감면 한도를 평생 2억 원으로 제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그만큼 정부 여당이 단결해 장특공 폐지를 향해 나아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즉각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원내대책 회의에서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실거주 1주택자도 공제 없이 양도세를 전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장특공제는) 특혜가 아니라, 실거주와 장기보유를 함께 반영하는 최소한의 과세 고정 장치임을 대통령이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21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전격시사’에 출연해 “현재 양도소득세가 45%로, 집을 팔면 반이 날아가게 되는데 이걸 거주 기간이나 보유 기간에 따라 깎아주는 걸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서울의 현재 중위 집값이 12억 원으로,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서울 시민들은 이사하면 재산이 절반이나 날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금을 더 걷고, 시민들이 거주 이전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곳곳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장특공제 폐지를 당 차원에서 검토한 적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원내대책 회의에서 “정부 여당은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폐지를 검토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의 게시글도 장특공제 폐지가 아니라, 거주할 의사도 없이 투기 목적으로 고가 주택을 장기 보유하는 투기자들에 대해 실거주자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 과연 장특공제를 제대로 알고는 있는가

 

현 소득세법 95조의 장특공제는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1988년 제정돼 이듬해 1월부터 시행됐다. 그 시절 부동산 투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의 주거 안정을 이끌고 한집을 오래 보유하면서 오래 살면 세금을 깎아준다는 선진국의 세제 체계를 반영하겠다는 목표였다.

 

현재 12억 원 이하의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장특공제는 1가구 1주택자에 한정해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10년간 보유 및 거주하면 최대 80%(보유 40%·거주 40%)의 양도소득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주택 수와 실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율이 달라지고, 부동산 장기보유와 실거주를 동시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게 장특공이다. 주택 보유 기간 중 2년 이상 실거주해야지만, 공제 대상이 된다.

 

따라서 장특공제에 대해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단순히 오랫동안 보유했다는 이유로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라는 취지라는 이 대통령은 엑스 글은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강조하지만 ‘보유 따로, 거주 따로’가 아니라 둘을 동시에 충족해야만 장특공제 대상이 된다.

 

이 대통령은 “장기 거주에 대해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는 따로 있다”고 말했지만, 현재 장기 거주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 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는 장특공제 외에 없다.

 

과연 대통령이 소득세법을 제대로 알고 엑스 글을 올린 것인지 의심이 드는 상황에서, 장특공제 폐지가 현실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들 사이에서 잡음이 커졌다.

 

당장 서울 아파트 보유자 절반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는 대략 200만 호로, 이중 중위 값은 장특공 혜택이 주어지는 12억 원에 걸쳐 있다. 장특공이 폐지된다면, 서울 주민의 상당수가 이에 따른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앞서 오세훈 시장이 언급한 대로 이사하려다 재산 절반이 날아갈 수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서울 아파트를 5억 4000만 원에 취득해 1가구 1주택으로 거주하고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인 13억 원에 매도했다고 하면 현행 장특공제로 인해 약 100만 원의 양도세를 내면 된다. 그런데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이것보다 12배가 증가한다고 한다.

또 18억 원에 사서 1가구 1주택으로 10년 이상 실거주해 현재 시세 75억 원이 된 아파트를 팔 경우, 장특공에 따라 4억 원의 양도세를 내게 되지만,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양도세는 무려 20억 원에 육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를 예로 들어 보면, 1998년 3억 6000만 원에 이 아파트를 취득해 지난해 1가구 1주택으로 실거주했다고 전제하고, 이를 현 매물가 29억 원에 매도한다면 현행 양도소득세 약 9300만 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장특공제를 폐지한다면, 이 대통령이 내야 할 양도세는 6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장특공제 폐지는 실거주 1주택자에게 세금 폭탄’이라는 주장은 논리 모순이자 명백한 거짓”이라고 말했지만, 9300만 원 내야 하는 걸 6억 원을 내게 된다면 세금 폭탄이 아니고 무엇인지 반문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장특공제, 물가상승률 고려한 합리적 세제

 

장특공제를 폐지하게 되면 후폭풍은 세금 폭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가중할 수밖에 없다. 양도세를 낼 돈을 구하지 못해 결국 이사를 하지 못하게 되고 거주 이전의 자유를 사실상 박탈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장특공제를 폐지하더라도 부동산 거래가 막히는 ‘매물잠김’ 현상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오히려 주택을 팔 사람이 줄어들게 되니 매물잠김을 가속화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은가.

 

장특공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근 40년간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 특별 장치였다. 이로 인해 1가구 1주택의 수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선진국도 1가구 1주택을 장기간 보유·거주하면 양도세 부담을 큰 폭으로 줄여준다. 실제로 프랑스는 22년 이상 장기보유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비과세, 독일은 10년 이상 보유 또는 2년 실거주 시 양도세를 비과세한다.

 

이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장기 보유·거주 주택에 대해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장특공과 같은 제도가 필요한 이유는 인플레이션 방어때문이다.

 

만약 20년 전 5억 원에 산 부동산이 지금 40억 원이 됐다고 해서, 35억 원의 이익이 생겼다고 말할 수는 없다. 돈의 가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35억 원은 현재 가치로 따지면서 20년 전 5억 원은 왜 현재 가치로 따지지 않는가. 20년 전 5억은 오늘날 수준으로 환산하면 족히 20억 원에 달한다.

 

거주이전, 사유재산의 자유 침해하는 장특공제 폐지

 

이재명 대통령의 장특공제 관련 발언에 민주당은 “폐지 계획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 여권 인사는 “아무리 1가구 1주택이라 하더라도, 거주하지 않으면서 보유만 하고 있다면 양도세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물론 보유와 거주 조건을 따로 보자는 이러한 식의 주장조차 현행 장특공제를 폐지하자는 말과 다름없다.

 

그동안 1가구 1주택을 가진 사람들도 직장 때문에 또 몸이 아파 요양을 위해, 자녀의 교육 때문에 저마다의 사정으로 인해 현재 보유한 집을 팔지 않고 잠시 거처를 옮기기도 했다. 또 돈을 차곡차곡 모아 더 넓고 입지 좋은 집으로 이사하는 ‘주거 사다리’에 오르는 걸 꿈 꿔왔다.

 

그런데 일정 기간 거주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들이 투기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가. 보유와 거주 조건을 따로 보자는 건 이 또한 고려하지 않고 그저 세액공제 혜택을 줄이고 세금을 더 걷으려 하는 목적으로 국민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정부가 현금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니, 1가구 1주택자에 기존 보다 더 세금을 걷어낼 명분이 필요한가 보구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개인 소유 부동산은 사실상 정부 소유와 다름없고, 사유재산 침해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여당은 장특공제 폐지에 대해 일축했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6월 지방선거에 불이익을 입지 않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다면, 결국 “선거에서 뽑아주신 국민의 뜻”이라며 장특공제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아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이미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가 됐고, 이를 폐기하지 않은 채 여전히 추진 중이고, 이재명 대통령조차 자신의 장특공제 폐지 관련 발언을 여전히 엑스에 게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용석 equit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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