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5시 순천에코그라드 호텔 강제집행을 둘러싼 낙찰자 측과 유치권을 주장하는 공사채권단 간의 싸움이 일단 일단락 됐다.
일전에 筆者는 “법보다는 타협이 우선이다‘라는 글을 통해 양측 모두에게 ’사회적대타협‘ 을 종용했다.
필요하다면 筆者가 그 총대를 메겠다는 입장도 넌즈시 전했다.
대타협의 참가 범위 역시 당사자간 합의가 우선이지만, 필요에 따라 순천시나 유암코 등 제3의 이해관계인들도 참여해 ‘사회적대타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복안도 제시했다.
대타협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까지 제시하며 양측 모두에게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한쪽에선 괜찮은 반응이 나왔고 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묵묵부답(黙黙不答)' 이었다.
'묵묵부답' 인 이유는 아마도 굳이 타협을 하지 않더라도 법으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오늘(14일) 오후 2시 광주지방 순천지원 집행관에 의해 인도명령 대집행이 이뤄지고 말았다.
법이 타협보다 우선이 된 것이다.
공사채권단 측은 당초, 호텔 내 6개층 임차인에 국한해 인도명령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공무집행에 협조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유치권을 행사중인 본인들에 대해서도 강제집행문을 들이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공사 채권단 변호인 관계자도 “공사채권단에 인도명령 결정문 송달도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일이 진행된 것에 한편으론 뭔가 의아스럽다”며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행히 오늘 대집행으로 모든 게 완결되면 더 이상 말할 나위도 없다. 이유야 어찌됐든 승복하면 끝나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깨진 유리창, 버려진 쓰레기들, 여기저기 나뒹군 병조각 등 처참하게 일그러진 내부를 보자니, 호텔이라기보다는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 간 흉터 그 자체였다.
뜯겨진 펜스를 지켜본 낙찰자 측 관계자도 안도의 한숨을 쉬기보단 피해복구에 대한 우려감이 앞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이번 에코그라드 호텔 사태가 오늘 법집행으로 ‘속전속결’ 로 끝날 성격이 아니다는 데 있다.
관계자들 말을 빌리자면, 10라운드 권투경기에서 이제 1라운드 정도 끝난 걸로 보면 될 것 같다.
사건의 성격이 단순히 이런 법적조치 한방으로 끝날 일이였다면 筆者 역시 사회적대타협이 필요하다는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늘 강제집행 역시 낙찰자 측에서 먼저 선제공격(先制攻擊)을 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일 뿐, 135억원의 공사피해를 당한 공사채권단의 억울한 사연은 다음 재판에서 반드시 재현될 수밖에 없다.
당장 호텔 재경매 신청사건이 대기중이다. 만약 법원에 의해 재경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이 호텔은 다시 경매에 부쳐진다.
그뿐인가, 오늘 재판이 이뤄진 ‘유치권방해금지가처분’ 소송 역시 그 재판결과에 따라 유치권이 인정되면, 뜯어진 1층 펜스는 다시 복구될 소지가 충분하다.
이밖에도 유치권존재확인소송 등 관련 소송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법적다툼은 그래도 신사적이다.
여론전은 별개다.
당장 호텔 앞뒤에서 1인 시위나 집단 시위가 예고 되어 있다.
언론을 통해서도 이 호텔의 부당한 경매과정은 낱낱이 알려졌다.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억울한 사연을 하소연 했다.
상식적으로 그 누구라도 135억원이란 공사피해를 당했다면 그냥 물러설 리 만무한 것 아닌가?
실제로 오늘 공사채권단 관계자는 강제집행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 속에서도 조만간 복수를 다짐했다고 한다.
호텔은 브랜드와 서비스다.브랜드는 이미지고 서비스는 곧 고객에 대한 신뢰다.
순천 에코그라드호텔 이미지는 이미 망가졌다.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어 버린지도 오래됐다.
망가진 이미지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앞으로 몇 년간을 노력해도 부족할 판에 또다시 이런 분쟁이 예고되어 있다면 이 호텔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당장, 다음 주에 대반격을 위한 '줄소송' 이 예고되어 있다.
고객으로서,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참으로 안타깝다.
낙찰자-채권단 당사자에게 사회적 대타협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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