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윤승배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88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하락세에도 강북 중저가 아파트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서울 전체 집값의 오름폭이 2주 연속 확대됐다. 경기도는 분당·군포·수원 영통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키우며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가에 더해 ‘매물 실종’으로 전셋값과 월세까지 오르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이는 전주 상승률인 0.12%보다 0.04%p 확대된 수치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9월 넷째 주 0.09%까지 축소됐다가 이후 0.12%, 0.16%로 2주 연속 확대됐다.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났지만,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중소형 아파트,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체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서울에서는 강북권의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중랑구가 0.42%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성북구(0.41%)와 서대문구(0.40%)도 0.4%대 상승률을 보였으며, 도봉구(0.39%), 노원구(0.37%), 금천구(0.36%), 구로구·관악구(각 0.34%) 등 외곽 지역에서도 강세가 나타났다. 강북 14개 자치구 가운데 광진구와 강북구를 제외한 12곳에서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랑구는 전주 0.21%에서 이번 주 0.42%로 상승률이 두 배로 커졌고, 성북구도 0.30%에서 0.41%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5개 자치구가 모두 강북권에 집중됐다. 실제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랑구 상봉동 엘지·쌍용아파트 전용면적 68㎡는 지난 6월 7억 원에 거래된 뒤 이달 3일 8억 2800만 원에 최고 거래가를 다시 썼다. 신내동 신내11대명 전용 49㎡도 지난 7월 5억 2000만 원에서 9월 6억 3000만 원으로 거래가격이 1억 1000만 원 올랐다. 성북구 돈암동 한진아파트 전용 59㎡ 역시 지난 7월 8억 1800만 원에 거래된 뒤 9월 9억 4000만 원에 계약됐다.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에서 실수요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 한강벨트에서도 상승세가 강화됐다. 마포구는 전주 0.22%에서 0.26%로, 성동구는 0.09%에서 0.12%로 상승폭이 커졌다. 동작구 역시 0.02%에서 0.09%로 오름폭을 확대했다. 강동구(0.14%), 양천구(0.14%), 영등포구(0.20%) 등도 전주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반면, 강남3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구는 전주 -0.34%에서 이번 주 -0.35%로 하락폭이 확대됐고, 송파구도 -0.19%에서 -0.21%로 낙폭이 커졌다. 서초구는 -0.27%로 전주와 같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7주 연속, 송파구는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하락세를 보이던 용산구는 상승 전환했다. 9월 마지막 주 -0.01%를 기록한 뒤 2주 연속 하락했던 용산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3% 올랐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8.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1%보다 2.38%p 높았다. 자치구별 누적 상승률은 성북구가 15.68%로 가장 높았고, 서대문구(13.26%), 강서구(12.59%), 구로구(12.45%), 노원구(12.27%)가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구는 -0.95%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누적 하락을 기록했다. 분당·군포·영통 등 경기 남부 급등… ‘갈아타기’ 수요 확산 경기도 아파트값은 서울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6% 올라 전주 0.18%보다 상승폭이 0.08%p 확대됐다. 서울 상승률인 0.16%를 웃도는 수준이다. 성남시 분당구는 한 주 만에 0.79% 상승해 수도권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군포시(0.72%), 수원시 영통구(0.69%), 화성시 동탄구(0.66%), 광명시(0.62%), 의왕시(0.60%), 화성시 병점구(0.56%), 안양시 동안구(0.53%), 용인시 기흥구(0.52%)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화성시 동탄구는 올해 누적 상승률이 20.14%로 20%를 넘어섰다. 동탄 등에서 아파트를 매도한 뒤 분당과 같은 상급지로 주거지를 옮기는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도 시장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 관련 투자와 유동성 확대,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 아파트값 역시 상승폭을 확대했다. 서해구(0.10%), 부평구(0.09%), 미추홀구(0.07%) 등이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인천 전체 상승률은 전주 0.02%에서 이번 주 0.03%로 높아졌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0.20%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10% 올랐다. 비수도권은 0.01% 상승해 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외교·안보 부처 이동이 유력한 세종시는 전주 0.05% 하락에서 이번 주 0.02% 상승으로 돌아섰고, 전남광주(0.03%), 전북(0.06%)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제주(-0.05%), 경북(-0.04%), 충남(-0.02%) 등은 하락했다. ‘매물 실종’에 전셋값·월세 동반 상승… 서울 주거비 부담 가중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차시장에서도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0.16%에서 이번 주 0.18%로 확대됐다. 강남구(-0.12%)와 서초구(-0.19%)는 하락했지만, 성북구(0.39%), 노원구(0.38%), 중랑구(0.37%), 금천구(0.28%) 등 중저가 아파트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강해졌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도 전주 0.14%에서 이번 주 0.19%로 상승폭을 키웠다. 수원시 영통구(0.44%), 광명시(0.43%), 화성시 동탄구(0.40%), 용인시 기흥구(0.38%)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이 상승을 이끌었다. 인천은 0.14% 올랐으며 수도권 전체 전셋값 상승률은 0.18%로 집계됐다. 월간 통계에서도 임대차시장 불안이 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9월 서울 주택 전셋값은 0.74% 올라, 9월 기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9월 평균 상승률인 0.29%의 약 2.5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누적 8.21% 상승해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인 8.32%에 근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1.88%와 비교하면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도 9월 0.93% 상승했으며 평균 월세는 166만 1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진입 부담이 낮은 빌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9월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1.03% 올라 아파트 상승률인 0.74%를 웃돌았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7.3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9%보다 약 3배 높았다.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주거비 부담과 대출·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을 찾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월간 매매시장에서는 서울과 경기의 흐름도 엇갈렸다.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74% 상승해 7월 1.27%, 8월 1.05%에 이어 상승폭이 두 달 연속 축소됐다. 반면 경기도는 8월 0.77%에서 9월 0.82%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주간 통계에서도 경기도의 상승률이 서울을 웃돌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의 무게중심이 경기 주요 지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은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권의 가격 조정에도 강북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 주요 도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격 상승이 임대차시장까지 확산하면서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