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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끈질기게 문제삼는 일본… 한국은?

일본 납치 피해자 가족들 “걱정과 분노의 38년… 우리 인내심은 이제 바닥나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납북자 문제도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국인 납북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어 주목된다.

2013년 일본 정부가 설립한 납치문제대책본부(日本政府 拉致問題対策本部)는 북조선(북한)에 의한 납치문제(Abductions of Japanese Citizens by North Korea) 홈페이지를 개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사건 및 피해자와 관련한 정보를 꾸준하게 전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 홈페이지를 한국어판과 영어판, 중국어판, 러시아어판, 프랑스어판, 스페인어판으로도 만들어 북한에 의한 민간인 납치 문제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 사회의 문제임을 세계인들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믿을 수 없는 북한… 사망자 유골도 바꿔쳐

‘북조선(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사이트를 살펴보면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쉽게 개괄할 수 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는 1970년대~1980년대에 주로 일어났다. 이에 일본은 북한측에 납치 문제를 강력히 문제제기했지만 북한은 그간 납치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그러다 북한은 2002년 1차 일북정상회담에서 사상 처음으로 납북 사실을 시인하게 된다. 

북한은 납북자 중 5명이 생존했고 8명이 사망했으며 2명은 납북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5명의 생존자와 함께 2명의 사망자 유골을 일본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북한은 나머지 6명의 사망자 유해는 홍수로 유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측의 확인 결과, ‘8명은 사망, 2명은 납북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북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전무했다. 게다가 일본에 보내진 2명의 유골 중 1개는 DNA 감정결과 본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나머지 1개 유골 일부에서도 본인이 아닌 DNA가 검출됐다. 결국 북한의 관련 주장이 모두 신빙성을 잃게 됐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더 많은 정보 제공과 재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생존자는 이미 모두 귀국했다’는 설명을 되풀이하면서 이를 거부했다. 

이후 2014년경 일본은 납북자 문제와 관련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할 경우에 대북 제재조치 일부를 해제할 의사가 있다면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다. 이에 북한은 ‘생존자는 귀국됐다’는 기존 입장을 뒤바꾸면서 전면조사를 일본에 약속했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측의 협의가 성사됐다.

하지만 이 약속도 오래가진 못했다. 일본은 북한이 2016년 1월 핵실험을 실시함에 따라 독자적인 대북조치를 발표했는데 북한이 이에 반발하며 납북자 전면조사를 일방적으로 중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일본은 스톡홀름 합의를 파기할 생각이 없음을 전했지만 사태 해결의 진전은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12명, 생사 여부 조차 미궁

현재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사람은 구메 유타카(남‧이하 실종 당시 나이, 52세), 마쓰모토 교코(여‧29세), 요코타 메구미(여‧13세), 다나카 미노루(남‧28세), 다구치 야에코(여‧22세), 치무라 야스시(남‧23세), 치무라 후키에(여‧23세), 하스이케 가오루(남‧20세), 하스이케 유키코(여‧22세)다.

또 이치카와 슈이치(남‧23세), 마스모토 루미코(여‧실종 당시 24세), 소가 히토미(여‧19세), 소가 미요시(여‧45세), 이시오카 도오루(남‧22세), 마쓰키 가오루(남‧26세), 하라 다다아키(남‧43세), 아리모토 게이코(남‧23세) 등 총 17명이다. 이와 함께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행방불명자도 800명 이상이다. 

일본이 납치피해자로 인정한 17명 중 5명(치무라 야스시, 치무라 후키에, 하스이케 가오루, 하스이케 유키코, 소가 히토미)은 위에서 언급했듯 2002년 제1차 일북정상회담 과정에서 고향 땅을 밟았다. 

북한은 나머지 12명 중 8명(요코타 메구미, 마쓰키 가오루, 다구치 야에코, 이치카와 슈이치, 마스모토 루미코, 아시오카 도오루, 하라 다다아키, 아리모토 게이코)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4명(구메 유타카, 마쓰모토 교코, 다나카 미노루, 소가 미요시)에 대해선 납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북한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렇게 평범한 일본인들을 납치한 이유는 공작원 양성 및 교육 등의 목적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북한 공작원이었던 김현희 씨는 다구치 야에코로부터 일본어 교육을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 요코타 메구미를 공작원 교육에 이용했다는 또다른 탈북자의 증언도 나오면서 ‘공작원 양성설’은 기정사실화됐다.

북한은 ‘공작원 양성설’을 부인하면서도, 생사가 불투명한 12명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나 정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작원 양성설’이 명백해지는 것을 두려워해 이들을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일본측의 결론이다.




일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 한국은?

일본 사회에는 이러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여론이 크게 형성됐다. 1997년에는 납치피해자 가족들이 만든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 가족연락회’가 결성돼 피해자 구출 촉구 운동이 활발히 전개됐고, 1,20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피해자 구출 촉구 서명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일본 정부도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국무대신(장관)으로 구성된 ‘납치문제대책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 및 여야당 납치문제대책기관연락협의회’도 개최하고 있다.  또 ‘납치문제 및 기타 북한 당국에 의한 인권침해문제 대처에 관한 법률’을 공포‧시행함과 더불어 납북자 문제 관련 ▲ 소책자‧포스터 배포 ▲ 계몽 영화‧애니메이션 상영 ▲ 각종 연수회에 대한 강사 파견 ▲ 대북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일본어‧한국어) 방송 등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납치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래와 애니매이션 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일본 사회에는 북한을 비난하는 목소리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여론이 크게 확산됐다.  일본은 이를 국제사회에도 호소했다. 일본은 UN에 납치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UN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및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에 앞장섰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납북자 문제 해결 노력과는 달리 한국 정부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다. 수십명 수준의 납북피해자가 있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수만명 수준의 납북피해자가 있음에도 오로지 평화분위기 조성에만 집중하며 북한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얼마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납북자라는 표현은 북한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단어”라며 ‘납북자’를 ‘실종자’로 부르자는 내용의 법안까지 버젓이 추진하려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납치문제대책본부나 ‘북조선(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사이트와 같은 것이 만들어지는 일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걱정과 분노의 40년… "우리 인내심은 이제 바닥나고 있다"]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피해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이다.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시민단체 등과 함께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를 알리며,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래는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사이트에 올라온 납치피해 가족들의 메시지를 요약한 것이다.

이치카와 슈이치의 누나 ‘이치카와 류코’ 씨 : 아들과 만날 수 있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봄날이 오는 것을 항상 기다리고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느 날 어머니가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시면 저 흰구름을 타고 슈이치가 내려오지 않을까하고 툭 한마디 하시던 게 기억난다. 그 말이 아직도 제 가슴에 박혀있다. 

이치카와 슈이치의 형 ‘이치카와 겐이치’ 씨 : 아들의 귀국을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니가 91세의 나이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99세까지 아들을 기다리셨지만 결국은 재회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부모님께 한 시라도 빨리 만나서 가슴에 안게 해 드리고 싶은 일념으로 살아왔지만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 ‘요코타 데쓰야’ 씨 : (납치자 문제는) 북한이라는 국가주도하에 행해진 범죄행위라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하길 바란다, 자신의 부모나 형제, 자녀가 납치당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심정으로 구출을 위한 협력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

마쓰모토 교코의 오빠 ‘마쓰모토 하지메’ 씨 : 가족 모두는 걱정과 분노에 떨며 38년간을 보내고 있다. (마쓰모토 교코의) 동창생을 포함해 회사 동료들 모두가 동생을 걱정하며 그가 건강하게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다구치 야에코의 오빠 ‘이이즈카 시게오’ 씨 : 우리들의 인내심은 이제 바닥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든지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싸워나가고 싶다. 진심으로 부탁드리겠다.



[아래는 일본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제작한 납북자 관련 카탈로그(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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