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신규원전 건설 원안대로... ‘문재인 式 탈원전’ 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인싸잇=이승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2기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필두로 추진한 탈원전 정책은 8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의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기후부는 제11차 전기본의 신규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 두 차례의 정책토론회와 2개 기관을 통한 여론조사를 거쳤다. 그 결과, ’향후 확대가 필요한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와 원전 순으로, ‘원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0% 이상 그리고 ‘제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원전 계획도 추진돼야 한다’는 답변이 60% 이상으로 나왔다. 11차 전기본은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김성환 장관은 “기후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을 전 분야에서 감축해야 한다”며 “전력 분야의 탄소 감축을 위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줄일 필요가 있으므로,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직전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던 문재인 정부 시절의 탈원전 정책을 포기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커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구상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원전을 줄이겠다는 목표에서 나왔다. 하지만 원전 감축이 곧바로 재생에너지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고,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가 원전의 공백을 메웠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은 거의 줄지 않았고, 전력 생산 단가가 뒤면서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또 지난 2021년 이후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국전력의 적자가 누적 40조 원을 뛰어넘었다. 기후부는 향후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양수발전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과 탄력 운전을 통한 원전의 경직성 보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제12차 전기본에는 인공지능(AI)·전기차 확대 등에 따른 전기화 수요를 예측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믹스와 분산형 전력망 계획 등을 과학적·객관적으로 담아낼 계획이다.

2026-01-26
한화, 캐나다 5개 기업과 맞손... ‘60조 잠수함 수주’ 탄력

인싸잇=한민철 기자 ㅣ 한화오션이 캐나다 현지 철강, 인공지능(AI) 우주 분야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현재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보가 캐나다 정부가 입찰 심사에서 중시하는 현지 산업 참여 확대와 절충교역(ITB) 등 이른바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기조에 대한 한화의 맞춤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에서 캐나다의 철강 및 AI, 우주 분야 기업 5곳과 전략적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우선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인 알고마 스틸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 지원을 위한 MOU를 맺었다. 두 회사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전제로 캐나다 현지 강재 공장 건설과 잠수함 건조·정비(MRO) 인프라에 활용될 철강 제품의 안정적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약 3억 4500만(약 3650억 원) 캐나다 달러(CAD)를 출연한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캐나다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철강 생산 및 인프라를 구축해 오늘은 물론 미래 세대까지 신뢰할 수 있는 잠수함 전력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캐나다의 유니콘 AI 기업인 코히어와 AI 기술 협력을 위한 3자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코히어의 대형언어모델(LLM)과 대형멀티모달모델(LMM)을 기반으로 생산계획·설계·제조 등 조선산업 전반과 잠수함 시스템 통합 및 운용에 적용할 수 있는 특화 AI 기술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코히어는 기업용 AI 모델 개발 전문기업으로 엔비디아, 오라클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기업 가치는 70억 달러(10조 1000억 원)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은 아울러 캐나다 위성통신기업 텔레셋과 저궤도(LEO) 위성 통신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한화시스템은 통신위성 제조 및 위성단말 개발 역량을 텔레셋의 위성망 운용·설계 기술과 결합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회사는 한국 ‘군 저궤도 위성통신체계’ 사업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사업 협력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텔레셋은 올해까지 198개의 첨단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 차세대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한화시스템은 현지 우주 기업인 MDA 스페이스 방산·안보 목적의 위성통신 및 우주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전자광학 기업인 PV 랩스와는 안보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기술 고도화를 위한 MOU를 각각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특히 첨단 방산 전자 및 우주 시스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MDA 스페이스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위성(SDS) 플랫폼인 오로라와 결합해 시너지를 제고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과 연계해 잠수함 작전과 관련된 보안 통신, 데이터 복원력, 지휘 및 제어 기능 등도 포함된다.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은 해양·위성·AI·보안 부문에서 보유한 독보적인 잠수함 운용 제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이 캐나다의 글로벌 경제·안보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경영 자문 기업 KPMG는 한화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산업협력 방안이 실행되면 올해부터 2040년까지 캐나다 현지에서 누적 연인원 기준 2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한 잠수함 건조를 넘어 철강, 위성, AI, MRO 등 연관 산업 전반에 걸친 절충교역의 장기적 산업 파급 효과를 반영한 수치다. 추가 산업 협력과 투자 확대에 따라 고용 및 경제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산업협력 포럼 현장에는 한화그룹 관계자들 외에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특사단으로 참석했다. 캐나다 측에서는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필립 제닝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캐나다는 현재 잠수함 사업 입찰 조건으로 한국에는 현대차 현지 공장 설립을, 경쟁국 독일에는 폭스바겐 추가 시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번 캐나다 특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빅터 피델리 장관은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화오션의 잠수함을 직접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며 “잠수함에 들어서는 순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 깊은 경험이었고 제 정치 인생에서 손꼽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2026-01-27
[유용욱 칼럼] 12.3 비상계엄과 공영방송 KBS의 선택

인싸잇=유용욱 주필 |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KBS는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비상계엄 선포 담화를 정시에 송출했다. 여러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최재현 KBS 보도국장은 퇴근 후 다시 회사로 복귀해 부조정실에서 특보를 준비했고,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안보 관련 특이동향’ 확인 지시까지 내려졌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국가 통수권자의 정당한 통치 행위로서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면, 공영방송이 이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불거진 의문들이다. 최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전 KBS 생방송 준비를 언급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돼 있다. 이는 공식 공지 전 특정 경로를 통해 KBS 경영진과 대통령실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정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무리 국가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이라 할지라도, 방송 편성의 독립성을 규정한 방송법의 근본적 가치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KBS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법원이 지적한 ‘2인 체제’의 태생적 한계 더욱이 박장범 사장 체제가 직면한 더 본질적인 위기는 ‘법적 정당성’의 붕괴다. 최근 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2인 체제’ 의결을 통한 KBS 이사 임명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여야 정치권의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사법부의 엄중한 법리적 해석이다.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위법하게 선임된 이사들이 의결한 박장범 사장 임명 제청안 역시 소급하여 법적 근거를 잃게 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천명한 ‘기계적 항소 지양(止揚)’ 원칙을 고려하면,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최종 판결로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 또한 현실이다. 결국 박 사장은 자신의 신념이나 경영 능력과 무관하게, 방송법이 정한 ‘재적 이사 과반 찬성’이라는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위에 서게 된 셈이고, 이런 법률적인 하자는 점점 더 경영권 행사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 거듭되는 의혹과 다가오는 심판의 시간 박장범 체제는 현재 세 가지 축에서 압박받고 있다. 비상계엄 관련 특별 생방송의 편성 및 보도 과정의 투명성 논란, 감사 독립성 훼손 시비, 그리고 무엇보다 치명적인 ‘이사 선임의 위법성’이다. 이 세 축이 흔들리면서 이르면 다음 주 중 대통령의 해임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박 사장과 함께 권한 없는 이사들로부터 임명 동의를 받은 김우성 부사장 등 경영진 전체의 거취 또한 불투명해진 상태다.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는 다른 그 어떤 조직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법적 절차를 요구받는다. 특히 12.3 비상계엄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믿는 이들조차, 그 수행 과정에서 공영방송이 특정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임명권자의 의도에 충실히 기능하는 수단으로 움직였다는 의구심을 받는 지금의 상황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영방송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장면이다. 대통령실의 비상계엄 특별 생방송 편성 및 보도 과정에서의 의혹의 한복판에 선 공영방송 사장, 그리고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사회가 낳은 경영진. 후일 역사는 2026년 1월 말과 2월 초를 어떻게 기록할까. 공영방송이 자신을 임명해 준 인사권자에게 결초보은(結草報恩)으로 보답함으로써 ‘권력에 포획된 순간’으로 기록되고, 절차적 정당성이 무너진 경영진의 ‘쓸쓸한 퇴장’으로 남을지, 아니면 ‘실체적 진실’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함으로써 ‘법과 제도가 뒤늦게나마 정상 작동하게 한 전환점’으로 남을지는 당시 특별 생방송 편성 및 제작에 관여한 여러 관계자들의 ‘용기’와 ‘선택’에 달려 있다. □ 유용욱 주필 - 1993년 KBS 공채 19기 - KBS 전략기획실 성과평가부장 - KBS 법무실장 - KBS N 경영본부장 - 현 인싸잇 경기 편집국장 및 공동발행인

2026-01-27
[미디어 인싸잇] 주인공도, 당신도 그리고 나도 ‘쓰레기’로 만든 걸작 – 영화 <얼굴>

미디어 인싸잇은 각종 언론·영상 미디어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며,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현 사회 현안, 미래 발전 방향 등을 논하는 여론의 창(窓)입니다. * 영상 미디어 비평의 경우, 일부 내용(줄거리·인물·장소 등)에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싸잇=한민철 기자 |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선생님, 책과 영화, 드라마, 심지어는 대중가요를 통해서도 “외모로 사람을 차별하는 건 좋지 않다”는 말을 누구나 수없이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외모지상주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가진 최악의 사상 중 하나로 불리며, 외모를 잣대로 사람을 차별한다면 이는 도덕적 비난을 넘어 법적 책임을 지우게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외모지상주의 앞에서 사람은 솔직해지지 못한다. 이제부터 솔직해져 보자. 입 밖으로는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차별하지 말라며 훈계조로 떠들면서도, 예쁘고 멋있어지고 싶은 게 우리 모두의 본모습 아닌가. 예쁘고 멋있어지고 싶은 욕망이 없다면, 왜 명품 브랜드 매장에 줄을 서서 고가의 옷과 가방을 구매하고, 여러 종류의 비싼 화장품과 성형, 다이어트, 피부 및 헤어 관리 등에 돈을 쏟아붓는 것인가. 사실 어느 시대에서도 인류는 외모지상주의에 순응하며 살아왔다. 기원전 300년대 사람인 아리스토 텔레스조차 “외모가 수려한 사람은 어떠한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고 하지 않는가. 이처럼 옛날 옛적부터 외모는 인간의 가치를 차별적으로 부여하는 수단이다. 다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고 차별하는 게 사회적으로 나쁜 일이라는 걸 통념처럼 받아들여 왔으니, 겉으로 티를 내지 못해 왔을 뿐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에게 ‘쓰레기’로 불리지 않고 원만한 대인 관계 형성과 사회생활을 위해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지 않는 척을 하고 살아왔을 뿐이다. 이에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거나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지적은 언제나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는 스스로와 크게 다를 바 없이 그저 쓰레기가 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표리부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접한 한국 영화 <얼굴>(2025년 작(作), 감독 : 연상호)은 우리 사회를 살아온 그리고 여전히 살고 있는 그 쓰레기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쓰레기’ 등장인물의 연속인 영화 영화 <얼굴>은 시각장애인이지만 나무를 조각칼로 파내 도장을 만드는 명인 임영규(배우 권해효)와 그의 아들 임동환(배우 박정민)의 다큐멘터리 촬영에서 시작한다. 촬영을 조기에 마친 뒤 영규와 집에 돌아온 동환은 경찰로부터 정영희(배우 : 신현빈)라는 사람에 관한 뜻밖의 전화를 받는다. 동환을 정형희를 모른다고 했지만, 경찰로부터 그가 40년 전 실종된 영규의 아내이자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환은 얼굴조차 모르는 모친이 백골 상태에서 발견됐고, 이에 살해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를 경찰에게 들었다. 그러면서 동환은 아버지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PD 김수진(배우 : 한지현)과 함께 어머니의 과거 행적을 추적하게 된다. 이렇게 도입부를 마친 영화는 이후 총 5개의 인터뷰로 나뉘어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그 과정에서 과거 영희를 만났던 모든 이들은 그에 대해 “못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동환은 여전히 얼굴을 알지 못하는 영희의 장례식에서 처음으로 만난 그의 자매, 즉 이모들에 “어머니의 사진이 있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동환의 이모는 “영희가 사진찍기를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를 “못생겨서”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영희가 딱히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괴물 같이 생겼고, 멍청했다”는 것이다. 이후 수진의 권유와 스스로 어머니가 누군지 알고 싶다는 마음에 동환은 과거 영희와 같은 공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을 만나러 간다. 그런데 이제는 노인이 된 그들조차 영희에 대해 “얼굴이 못생겼다”고 회상하며, 그를 ‘똥걸레’로 불렀다고 태연하게 웃으며 말한다. 실제로 시간을 40년 전으로 돌린 과거에서도 “못생겼다”는 소리를 밥 먹듯이 듣는 영희가 주변인들에 쓸모 있는 건 그저 쉬지 않고 일할 줄 안다는 것뿐이다. 일 처리가 늦다며 구박하는 관리자로 인해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꾹 참고 있다가 결국 모두의 앞에서 바지에 지려버리면서 똥걸레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미 주변 모두에게 영희는 여자로서 그 어떤 사정을 봐주지도 않는, 즉 “못생긴 사람이기에 막 대해도 되는, 그래서 똥걸레가 되더라도 상관없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영희를 사람이자 여자로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의 공장 앞에서 도장 파는 일을 하는 젊은 영규였다. 맹인인 영규는 영희의 얼굴을 알지 못했고, 그의 상냥한 말투와 손길, 무시와 차별만 받고 살아온 자신을 인간적으로 대해 준 것에 끌려 결혼하게 된다. 영규는 그런 영희가 ‘얼굴도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결혼 생활을 이어갔고, 둘 사이에 동환이 태어나면서 부족하더라도 나름 행복한 가정을 꾸려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영희는 공장의 사장인 백주상(배우 : 임성재)이 자신을 시다(보조)로 두고 일하던 진숙을 강간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이를 참지 못해 주상에 직접 따지거나 공장 곳곳에 관련 사실을 퍼뜨린다. 하지만 공장 내 어느 한 명도 영희의 편이 되지 않았다. 평소 주상은 공장 안팎에서 인사성 밝고, 직원 월급을 떼어먹지 않으며,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젠틀맨으로 불렸기에, ‘못생기고 막 대해도 상관없는’ 영희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누구도 없던 것이다. 심지어 진숙마저 영희에 욕을 하며 뺨을 때리면서 영희는 절망에 빠진다. 그 과정에서 주상은 영규를 불러 술을 대접하며 영희에 대한 심한 험담과 협박을 일삼는다. 하지만 영희의 주상을 향한 폭로는 끊이지 않았고, 영규는 영희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얼굴이 못생겼다”는 조롱을 듣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얼굴을 볼 수 없는 자신에게 영희는 절세 미녀의 여자일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못생겼다는 조롱을 듣는 얼굴이었고, 돈 많고 젠틀맨인 공장 사장 주상을 상대로 소란만 반복해 일으킨다는 사실에 격분한 영규는 영희를 살해하고, 집 인근 산속 비탈에 그를 내던져 버린다. 동환은 집으로 돌아와 영규에 40년 전 이야기를 묻는다. 영규는 영희를 죽인 걸 시인하면서도, 그가 “괴물처럼 못생겼다”는 말을 들었다는 걸 떠올리며, “아름다운 건 존경받고 추앙받고, 추한 건 멸시 당한다”고 말한다. 맹인인 자신을 받아준 그리고 자신의 아이까지 낳아준 사람이지만, 자신에게 못생겼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게 그가 아내를 살인한 이유였다. 그러면서 영규는 자신을 살인자라고 말하는 동환에게 “공소시효가 다 지났다”며 자신은 눈이 보이지 않지만 장인으로 불리는 기적이라고 큰 소리친다. 솔직하지 못한 ‘쓰레기’의 속마음을 파낸 걸작 그동안 많은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내내 ‘쓰레기’같은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작품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골이 돼서 수십 년 만에 만난 동생을 향해 “못생겼다” “괴물같다”고 말하거나, 과거 일터에서 함께 땀 흘렸던 동료들조차 외모를 지적하며 ‘똥걸레’라는 멸시적 별명을 웃으며 떠올리고 있으니. 또 겉으론 좋은 사람인 척하면서 온갖 나쁜 짓만 몰라서 한 사장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는 자신에게 못생겼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아내를 죽였음에도 공소시효 운운하는 남편까지. 쓰레기와 쓰레기의 연속이었다. 영화의 클로징 코멘트 부분에서는 동환과 수진 두 사람이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드디어 쓰레기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고 기대했다. 여기서 수진은 이제는 무일푼이 돼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늙은 주상으로부터 영희의 얼굴이 나온 개인 사진 한 장을 받아왔다. 이 사진은 주상이 40년 전 영희가 신입직원으로 입사했을 때 직접 찍은 사진으로, 수진은 이를 봉투에 넣어 동환에 전달했다. 동환은 천천히 봉투를 열어 사진을 꺼냈다. 그렇게 카메라 앵글은 동환의 뒤로부터 향했고, 영희의 얼굴이 담긴 사진이 등장한다. 머뭇거림도 잠시, 영희의 얼굴을 보고 엄청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영희의 얼굴이 매우 평범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시점에서 예쁜 얼굴은 아니며, 못생긴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얼굴이다. 다만 영화 내내 쓰레기들로부터 “못생겼다” “괴물이다” “똥걸레다” 등 온갖 조롱과 멸시로 외모 비하를 받았던 사람인데, 그저 일밖에 모르는 평범하지만 어두운 얼굴인 가진 여성에 불과한 것이었다. ‘혹시라도 내가 얼굴을 자세하게 보지 못한 것일까’라는 생각에 리모콘의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 동환이 사진을 보고 있는 장면으로 다시 돌아와 영희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했다. 다시 봐도 40년 전 어느 곳에 있을 만한 평범한 여성의 얼굴이다. 순간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던 주인공 동환에 대한 필자의 감정이 바뀌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영규를 위해서라도 과거를 잊으려 했지만, 자신도 어머니의 얼굴이 꽤 궁금한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 ‘어머니가 정말 얼마나 못생겼는지’를 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지극히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기에, 자신의 한심함과 어머니의 불쌍한 죽음에 눈물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동환에게 느낀 감정이 필자 자신에게도 돌아왔다. 나 역시 영희의 얼굴, 정확히 영희가 얼마나 못생긴 사람이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끝까지 영화에 몰입했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 영희의 얼굴을 보자, 과연 못생긴 것이 맞는지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영상을 재차 뒤로 돌려 재생했다. 필자도 그의 얼굴이 얼마나 못생겼는지 보고 싶은, 즉 동환을 포함해 다른 등장인물과 같이 결국 영희의 ‘못생긴 얼굴’이 궁금했던 쓰레기에 불과한 것은 아니었을까. 만약 마지막에 동환이 영희의 사진을 공개하는 장면이 없이 스토리를 마무리했다면, 이 영화는 평범과 허무함 사이를 오가는 작은 반전의 미스터리 창작물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희의 얼굴을 끝까지 숨기다 결국 공개하면서 등장인물과 주인공, 심지어 필자와 영화를 본 모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영화는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힌 등장인물들을 쓰레기라고 욕하지만, 실제 결국 관객 자신도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려 한, 솔직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속마음을 파낸 걸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2026-01-25
[미디어 이슈] 이혜훈의 지명 철회를 이끈 뉴미디어의 힘

인싸잇=백소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각종 논란에 휩싸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25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후보자는 초대 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오른 지 28일 만에 ‘상처투성이 퇴장’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야당의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 불과 이틀 만에 결정한 철회다. 그동안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난도질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의 융단폭격을 참고 참아 장관직 문턱까지 다가선 당사자로서는 매우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게 됐다. 이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내린 계기는 보좌관 갑질과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자녀 부모 찬스 의혹 등 이 후보자와 그의 가족과 관련된 숱한 논란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보수정당에 있다가 진보 진영으로 넘어오려고 한 인물인 만큼, 거의 모든 언론 미디어가 평소 추구하는 정치와 이념 성향을 막론하고 이 후보자 의혹에 관한 물어 뜯기식 보도에 나섰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문재인 정부 때 조국 사태, 또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때의 사례에서 접했듯이, 기성 언론 미디어가 힘을 합치면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부의 지지율과 근간마저 쉽게 뒤흔들 수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정치인들도 이런 일을 적잖게 겪으면서 최근 언론에 쉽게 당하지 않는 분위기도 생겼다. 의혹 제기 보도가 나오면 사실에는 즉각 인정한 뒤 잘못한 점에는 사과하고, 보도 내용에 조금이라도 왜곡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선다. 심지어 관련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에 법적 대응의 엄포까지 놓으며, 언론 미디어를 다루는 일종의 ‘내성’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이혜훈 후보자가 그랬다. 국회 인턴과 보좌관 갑질 의혹에는 다수가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난할지라도 형식적으로나마 즉각 사과하고, 기억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의혹에는 바로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또 이 후보자는 ‘비망록’ 관련 의혹을 제기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에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오죽하면 지난 19일 열린 이 후보자에 대한 첫번째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검증하겠다는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후보자를 위해 청문회를 열 가치가 없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마치 이 후보자는 언론의 자신에 대한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을 때부터 예상한 듯했다. 그래서 보통 사람이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집요한 언론의 사생활 파헤치기와 물어 뜯기에도 당당한 태도로 청문회까지 견뎌온 모양새였다. 그런데 아마도 이 후보자조차 그 파급력을 예상하지 못했고, 실제로 장관직 지명 철회 직전까지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게 있는데, 이는 바로 뉴미디어다. ‘이혜훈 사퇴’ 여론 주도한 뉴미디어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일부 언론에서는 그가 지난 2017년 국회 비서관과 보좌관 등과의 전화에서 큰 소리를 지르며, 여러 폭언과 협박성 발언이 담긴 음성 녹취 파일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음성 파일은 유튜브와 SNS를 타고도 빠르게 전파됐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는 쇼츠(Shorts) 형식으로 이 후보자의 실제 폭언 음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형수 욕설 전화’ 목소리를 교차 편집해 실제로 두 사람이 욕하고 소리를 지르며 전화로 말싸움하는 듯한 영상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유튜브 제작자는 이 후보자의 폭언 음성에 ‘공천 헌금’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22년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공천 헌금을 받았다며 대응책을 논의하다가 녹취된 목소리를 교차 편집했다. 영상에서는 이 후보자가 강 의원에 폭언과 함께 갑질하는 목소리가 그리고 강 의원은 공천 헌금 의혹이 발각될까 두려움에 휩싸인 목소리가 섞여 시청자들의 재미를 더했다. 해당 쇼츠 영상은 유튜브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그리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졌다. 이에 뉴미디어의 주요 소비층인 20~30대, 심지어 10대 청소년들마저 해당 영상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영상은 이들 젊은 층에 재미와 분노를 동시에 주는 바람에 더 인기를 얻고 확산했다. 특히 다른 것도 아니고 현 젊은 층이 기성세대에 느끼는 가장 혐오스러운 문제인 ‘갑질’, 심지어 폭언과 고성, 협박까지 섞어 ‘을’을 압박하는 내용의 영상은 20~30세대에 “이혜훈을 장관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과거 이 후보자와 같은 정당에 소속됐거나 함께 국회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정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연일 이 후보자에 대한 과거 여러 소문과 문제점을 쏟아내면서 그의 장관직 사퇴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굳이 언론 미디어가 더 이상 나서서 부채질하지 않더라도, 뉴미디어의 영향력 아래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여론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기성 언론 미디어가 의혹 제기 단독 보도에 열중했다면, 뉴미디어는 이 후보자가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한 폭 넓은 연령층의 공감과 확산 그리고 파생 정보 제공 등을 도우며 진정 여론을 주도한 것이다. 이 대통령도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었고, 이 후보자는 꿈에 그리던 장관직에 오르지도 못한 채 28일 만에 사실상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다하게 됐다.

2026-01-25
[미디어FC] ‘중국인 관광객 감소=일본 경제 직격탄’ 보도의 진실(2)

미디어FC는 뉴스 미디어 등을 통해 떠오르는 이슈에 관한 팩트체크(Fact Check·사실확인)를 의도하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앞서 이슈를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필요하다면 여러 객관적 사실과 자료 등의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특히 잘못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미디어에 가치를 더하려 합니다.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의 지위를 경험했던 국가로, 지금도 상당한 내수 시장 기반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규모가 크고 국민들의 소비력도 나쁘지 않으며, 일본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 등으로부터 올리는 수입 덕분에 내수만으로도 충분히 견고한 자국 소비시장을 형성하게 한다. 이처럼 경제 구조상 내수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에, 일본에서 내수는 수출 이상으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기준 일본의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에 불과하며, 내수 시장이 약 80%를 차지한다. 일본의 주요 수출국은 미국(전체 수출의 약 20%)과 중국(약 17%)으로, 수출 의존도가 낮고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가 견고하다. 다시 말해, 높은 구매력을 자랑하는 일본 내수 시장의 구조를 감안할 때,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외부 변수 하나만으로 특정 업계나 관광 사업에 비상이 걸리는 등 일본 경제 전체를 위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본 내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일본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일본 내 다양한 산업구조와 소비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한 변수에 과도하게 의존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일본의 경제 구조는 일본의 언론 보도를 통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WWD JAPAN>은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감소는 인정하면서도, 일본 국내 수요 고객들은 오히려 견고함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다카시마야·다이마루마쓰자카야 백화점 등의 내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강조했다. 현실을 왜곡하는 기사, 독자 인식에 남기는 폐해 언론 미디어에서 팩트체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기사가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주목을 끄는 이유는 분명하다. 복잡한 구조와 맥락을 설명하기보다, 특정 원인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편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 미디어의 이러한 방식의 보도는 현실을 단순화할 뿐 아니라, 사실과 다른 인식을 고착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 보도를 접하며 팩트 체크를 했다면, 이번에 우후죽순 생긴 ‘중국인 관광객 감소=일본 경제 직격탄’ 관련 보도의 내용이 조금이라도 균형을 이뤘을 것이다. 기자가 일본어를 몰라서 다른 국내 언론의 1차 보도를 인용해 그대로 베껴썼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 기반의 무료 번역기가 그 고충을 충분히 덜어줄테니 이는 더이상의 핑계거리가 되지 못한다. 결국 이번 이슈에 대한 일부 언론 미디어의 보도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외면한 채, 중국 의존성만을 부각한 다소 편향된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보도가 국내 독자들에게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협소한 시각을 제공하고, 그 인식을 굳히는 데 일조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한국어에 능통한 일본 외신 기자들 역시 이러한 보도를 접하며 국내 언론의 검증 수준과 취재 태도를 어떻게 평가할지, 그 신뢰도 측면에서 우려를 남긴다. 결국 우리 언론 미디어가 추구해야 할 것은 자극이 아니라 구조이며, 이슈 편승이 아니라 철저한 사실 검증에 기반한 보도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2026-01-28
[미디어FC] ‘중국인 관광객 감소=일본 경제 직격탄’ 보도의 진실(1)

미디어FC는 뉴스 미디어 등을 통해 떠오르는 이슈에 관한 팩트체크(Fact Check·사실확인)를 의도하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앞서 이슈를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필요하다면 여러 객관적 사실과 자료 등의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특히 잘못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미디어에 가치를 더하려 합니다.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내리는 등 노골적인 반발에 나섰다. 이후 국내 다수 언론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 발길을 끊으면서 센소지 등 주요 현지 관광지와 백화점 매출이 급감했고, 그 여파로 일본 유통·관광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백화점 매출이 급감한 원인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이 방일 자제령을 내려 중국인 관광객이 끊겼기 때문’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일본 경제 직격탄(?) 국내 언론의 해당 보도들은 대표적으로 J프론트리테일링이 운영하는 다이마루·마쓰야, 다카시마야 등 일본 주요 백화점들의 12월 실적 급감, 중국발 항공편 감소, 매출 하락폭 확대 등 예시로 들며 유통과 관광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고 언급했다. 이들 보도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시작으로 중국의 반발과 보복 조치가 일본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일본 백화점 매출이 직격탄을 맞아 유통·관광 업계 전반이 위기에 빠졌다는 인과관계를 공통적으로 들고 있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곧바로 일본 백화점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나아가 일본 경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내용에는 나름의 합리적 추론 외에 구체적 수치를 활용하거나 현지 관계자를 인터뷰하는 등 사실확인 과정 없이 재생산된 게 대부분이다. 공식 자료가 말하는 일본 백화점의 진짜 현실’ <인싸잇>이 백화점 다이마루와 마쓰자카야 체인을 운영하는 J.프론트 리테일링의 공식 매출 자료와 일본 현지 기사 그리고 점포별 실적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국내 언론의 이러한 보도에는 여러 오해와 과장이 섞여 있었다. 먼저 J.프론트 리테일링이 지난 25일에 공개한 ‘2025년 12월 백화점사업 매출 속보’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백화점 15개 점포 가운데 7개 점포가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매출 감소와 증가한 점포가 뒤섞여 있는 가운데, 국내 기사 어디에도 ‘7개 점포는 성장했다’는 문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백화점 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백화점 합산 매출은 0.9% 감소에 그쳤다. 국내 기사에서 볼 수 있었던 ‘줄줄이 급감’ ‘붕괴’라는 표현과 달리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특히 다이마루 우메다점의 매출 감소에 대해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곳 역시 자료에서는 매출 감소 원인 역시 ‘중국인 고객 부재’가 아닌, 공식 자료에 ‘상층 리뉴얼 공사에 따른 매장 폐쇄 영향등으로’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국내 언론은 이를 모두 중국인 감소에 따른 충격으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구조적·내부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J.프론트 공식자료를 더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면세(외국인 중심) 매출은 16.6% 감소했다. 반면, 일본 국내 고객 매출은 1.7% 증가했다 일본 현지 기사들도 ‘국내 고객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내수 시장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국내 기사들은 ‘중국인 감소로 내수까지 동반 부진’ ‘일본 소비시장까지 침체’와 같은 극적인 문구를 연이어 사용했다. 아울러 ‘속보 수치로 확정치와 다를 수 있다’는 안내와 함께, 면세 매출 감소 원인 역시 ‘고객수 감소(–18.8%)’, ‘고객단가 상승(+2.7%)’ 등 복합적 요인이 병기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유일한 원인’처럼 결론 지어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국내 언론 보도의 다수는 공식 통계와 현지 보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프레임에만 기대어 독자에게 과장된 위기감을 심어줬다. 데이터와 맥락을 무시한 단선적 해석이 결국 ‘팩트 오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026-01-27
[미디어 이슈] 국민의힘 김종혁 ‘탈당권유’에... 보수 레거시 언론 ‘친한계’ 위주 보도

인싸잇=한민철 기자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가 친한동훈계(이하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권유’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보수성향 레거시 언론으로 분류되는 조선·중앙·동아일보(조중동)은 이번 처분에 대한 당내 친한계의 반발에 집중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의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탈당 권유 처분 관련 소식은 <조선일보>의 지난 26일 저녁 「[단독] 국힘 윤리위, 김종혁 사실상 제명... 한동훈 몰아내기 예고편인가」제하의 기사에서 처음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윤리위의 결정문에 담긴 핵심 내용을 정리하며, 김 전 최고위원의 향후 대응방안과 한동훈 전 당대표의 “지금 국민의힘에서 불법 계엄이 진행 중”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언급했다. 이후 <조선일보> 계열 언론사는 「張 퇴원날, 김종혁 사실상 제명… 결국 한동훈 몰아내나」등의 기사로 국민의힘 윤리위의 이번 결정을 다소 비판적 시각에서 다뤘다. 동시에 당내 친한계의 반발을 조명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이번 이슈에 대한 논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문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한동훈 쳐내기 시작됐다”…국힘, 친한계 김종혁 사실상 제명」과 「김종혁 “탈당 권유, 가처분 때 따질 것…한동훈 말대로 불법계엄 자행”」제하의 기사 등을 통해 이번 사태가 사실상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친한계를 몰아내기 위한 시도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다만 신문은 관련 보도에서 지난 26일 오전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에서 “‘장동혁 퇴진’을 연호한 자는 강력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한 조광한 최고위원의 발언 그리고 윤리위 조치에 대해 “뺄셈 정치가 한숨만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한 당내 재선 위원의 입장 등 당내 여러 목소리를 비교적 균형 있게 다루려 했다. <동아일보>는 윤리위의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 소식이 나온 직후 한동훈 전 대표의 반응에 관한 보도에 주목했다. 실제로「한동훈 “국힘서 불법계엄 진행중”…김종혁 중징계에 날 세워」와 「한동훈 “김종혁 탈당권유, 北수령론 같아… 정상 아냐”」제하의 보도 등으로 한 전 대표가 윤리위 처분에 대해 반발하는 입장이 담긴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보수성향 레거시 언론 3사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결정을 옹호하거나, 그의 과거 언행을 비판하는 국민의힘 내 인사의 입장 등을 위주로 조명한 보도는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이들 신문이 이번 사태에 있어서도 친한계 위주의 보도에 힘을 실고 사실상 윤리위의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현재의 지도부를 지속적으로 타격하며 당내 분란을 조장했다”며 “소속 정당에 대한 과도한 혐오 자극의 발언들은 통상의 정당한 비판의 임계치를 넘어선다”며 그에 대해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렸다. 윤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장동혁 대표를 향해 “망상 바이러스”나 “집권과 득표를 위해 영혼을 판 것” 등이라고 과거 발언한 부분을 이번 징계의 사유로 삼았다. 윤리위는 해당 발언이 정당한 비판을 넘어 ‘정보 심리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묵과한다면 당의 존립 기반을 위험하게 하며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026-01-27
[청년思] 이혜훈 논란의 결말... 자충수 빠진 국민의힘, 실리 챙긴 李 대통령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보수 표밭인 서초에서만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던 한 인물이, 타 지역구에서는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제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 아니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걸 진작에 자각했을지도 모른다. 바로 어제까지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불린 이혜훈 전 의원의 이야기다. 지난해 12월 28일 이재명대통령은 경제 전문가로서의 실무 역량과 정파를 초월한 위기 극복·개혁,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이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당은 ‘탕평과 실무중심의 파격 발탁’이라고 치켜세웠고, 국민의힘은 지명 당일곧바로 제명 조치로 맞서며 정치권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환호와 제명 논쟁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부정 청약의혹부터 인천 영종도 땅 투기 의혹, 과거 인턴 보좌진을 향한 폭언과 갑질 폭로, 장남의 특혜 입학 의혹, 이른바부모 찬스 의혹까지. ‘의혹 종합세트’를 방불케 하는 논란이 일제히 터져 나온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롭게 제기되는 의혹에 여당 내에서도 더이상 그를 옹호할 수 없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 전 의원에 대한 후보자 지명을 전격 철회했다. 대통령의 철회 결정은 이 전 의원으로서 쓰리다 못해 정치 인생 최악의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의 정치적 신념을 뒤로 한 채 장관직 지명을 받은 28일간, 과거 동료 국회의원들과 언론의 난도질에 가까운 공격을 버텨왔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도 끝 마쳤다. 이제 장관 임명장을 받기까지 9부능선에 오른 상황에서, 대통령의 한 마디에 모든 게 호접지몽 마냥 백지로 돌아간 것이다. 이제 그는 정치판 어디에 갈 곳도 그리고 심지어 차 한잔 대접해 줄 곳도 없는 신세가 됐다. 지난 20년 넘게 쌓아온 정치적 자산이 불과 28일 만에 증발한 것이다. 이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의 지명 철회에 대해 여당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한 대통령의 고심 끝결단”이라고 말했고,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으로 평가했다. 특히 야당은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책임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번 사태에서 이 전 의원을 내치는 데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같은 편’이었던 국민의힘이다. 여기에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개혁신당까지 합세하며, 이른바 ‘등 돌린 같은 편이 가장 냉혹하다’는 정치판의 현실을 새삼 확인시켜 줬다. 이를 지켜본 2030 청년들도 이번 사태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전 의원의 위계적 갑질과 폭언에 대한 분노, 그리고공감이 폭발했다. 동시에 정치권 전체를 겨냥한 위선, 내로남불, 이중적 태도에 대한 조롱과 냉소가 줄을 이었다. 특히 이 전 의원을 무너뜨린 국민의힘에 대해 “저럴 거면 왜 그동안중책을 줬는가” “인사 실패 책임은 누가 질 건가, 정치권다 똑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동안 당신들은 문제투성이의 사람을 국회의원 시키고 당의 중책을 맡기지 않았는가”라는 비난,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아니냐는 냉소까지 이어졌다. 정치권의 내로남불 행태에 청년들의 환멸이 이번 사태를 집어삼켰다. 심지어 이 전 의원 본인조차 국회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을 몰아세우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내가 국힘에 있을 땐 왜 입 다물고 있었느냐”는 취지로 반박하며, 당 내부의 이중적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전 의원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박대출 의원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의원 임기 중) 당무감사에서 우수 성적을 받았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당무감사는엉터리였는가”라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국힘이 전직 보좌진에게 압박을 가해 위증을 유도한 것아니냐”는 취지의 항변까지 더했다. 이 같은 대응에 청문회장은 순간 침묵에 휩싸였고, 국민의힘 지지자들조차뚜렷한 반박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이번 사태로 국민의힘은 우선 본인들 손으로 만든 이 전 의원이라는 경제통 출신 정치인을 본인들의 손으로직접 내쳤을 뿐 아니라, 결국 자신들이 도덕적·법적으로흠결이 있는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특히나 그 문제를 사실상 알고서도 묵인하며 당의 중책으로 중용해왔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는 국민의힘이 그동안 내세워온 도덕성과 기준이 ‘내로남불’에 불과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 전 의원 지명’을 통해 실리를 확실하게 챙겼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장관 지명 논란이온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동시에 이뤄진 이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인사는 제대로 된 검증이나 비판도 받지 않고 조용히넘어간 것이다. 실제로 이 전 의원의 장관직 지명과 같은 날 홍지선 현 경기도 남양주시 부시장은 국토교통부 제2차관에 임명됐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을 설계하는 등 경기도 도시·주택 정책을 총괄한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또 이날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정책 멘토로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이처럼 대통령 측근 인사들에 대한 검증은 ‘상대편에서 굴러온 돌’인 이 전 의원의 각종 대형 이슈에 가려져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은 것이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야권 인사 영입이라는 ‘국민통합’ 프레임을 띄우는 동시에, 핵심 측근을 아무런 잡음도 없이 요직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 더해 좌우와 이념을 아우르는 통합형 인사를 시도했다는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일부 얻었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국민의힘을 자극하고,이 전 의원이라는 전직 보수 정치인의 과거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거뒀다. 6월 지방선거를 5개월도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로 이미지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이에 이번 사태를 바라본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재미 볼 것 다 봤다”는 냉소가 나온다. 또 이 전 의원에 대해서는 “말투나 태도가 딱 옛날 방식 같다” “국회의원보다는 오히려 성악가가 더 어울릴 것 같다” “사람 사이에서 신뢰를 쉽게 저버리고, 너무 구태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아쉽다” 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국 정치권의 권위주의, 구태, 갑질문화에 대한 조롱과 비판은 단순한 불만을 넘어, 여야 가릴 것 없는 정치권의 끝없는 내로남불에 청년세대는 깊은 피로감과 거리감으로 쌓여간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정치의 한복판에서 권위주의, 구태, 갑질, 끝없는 내로남불의 민낯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얻은 건 실망과 냉소뿐이었고, 반대로 이재명 대통령만이 확실하게 실리를 챙긴 아이러니한 결말만이 남았다.

2026-01-26
이재용, 삼성 임원들에 “자만 경계하라... 경쟁력 회복 마지막 기회”

인싸잇=한민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임원들에 자만을 경계하고 경쟁력 회복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주가도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해 강조한 ‘사즉생’ 각오를 잊지 말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 회장의 메시지를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해당 메시지를 통해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지난주부터 삼성전자 등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 교육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을 교육 중 상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은 이달 초 이재용 회장이 소집한 삼성 계열사 사장단 만찬 자리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선대회장의 주요 발언과 인공지능(AI) 등 올해 경영 전략 등도 포함됐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임원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를 언급한 이 회장의 메시지도 계열사 사장단 만찬의 공개 영상에서 재차 전파했다. 올해 영상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을 다루며 “우리나라는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라진 건 경쟁 구도가 바뀌었고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포함됐다고 한다. 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놓인 삼성의 현 상황도 강조했다. 앞서 이건희 선대회장은 지난 2007년 1월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일본만큼 기술 격차를 벌리지 못한 채 중간 지대에 끼어 있다는 삼성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킨 발언이었다. 이재용 회장이 이번에 이 발언을 소환한 건, 삼성이 중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를 넘어, 글로벌 시장 어디 곳에서도 전략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막중해진 환경에 놓여있음을 환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전반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위기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글로벌 경쟁사들의 위협적 성장과 언제 그리고 어느 곳에서 터져 나올지 모르는 구조적 위험은 여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회장의 메시지는 단기 실적 반등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과 근본적인 체질 변화에 신경 써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외부 전문가들이 조직관리 및 리더십 등을 주제로 한 강연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도 수여했다. 삼성은 지난해 크리스털 패에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메시지를 새겼다. 올해는 위기를 인식한 상태에서 실행과 성과를 통해 과거 삼성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20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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