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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광우병’편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특정위험물질(SRM; specific risk material)이었다.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변형프리온이 특히 많이 쌓여있어 소나 사람이 먹었을 때 광우병 혹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부위를 SRM이라 한다.[1] 따라서 이러한 부위가 사람이 섭취하는 식품이나 동물사료의 원료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도축장에서 원천적으로 분리해 폐기시키려 SRM을 규정하게 된 것이다.

SRM의 범위는 국제동물질병사무국(OIE)이 정한 기준을 토대로 나라별로 정하고 있는데, 광우병의 발생여부와 그 나라의 음식문화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SRM의 대상으로 검토되는 부위는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등 7곳인데, 이 SRM 대상 부위는 도축되는 소의 나이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OIE의 기준에 따르면, 구강에 있는 편도와 회장원위부(작은 창자가 큰창자로 넘어가는 마지막 부위 2m 정도)는 모든 연령의 소에서 SRM으로 규정한다. 이 부위는 변형프리온에 오염된 사료를 먹인 동물에서 변형프리온이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30개월령 이상 소에서는 뇌, 눈,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 부위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머리뼈와 등뼈가 SRM에 포함된다. 머리뼈와 등뼈 자체에서는 변형프리온이 만들어지지 않지만, 머리뼈에 뇌를 비롯해 눈과 삼차신경절 등이 들어있고 등뼈 덩어리 안에는 척수와 등배신경절이 들어있기 때문에 SRM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등뼈 가운데서도 꼬리뼈, 흉추 횡돌기, 천골 부위는 제외되는데 여기에는 척수나 등배신경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BSE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던 영국을 비롯 EU국가에서는 SRM의 범위를 다소 넓게 잡고 있다. 모든 연령의 소에서 편도와 십이지장으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즉 위를 제외한 모든 창자와 여기 붙어있는 장간막까지를 SRM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아래턱을 제외하고 눈과 뇌를 포함하는 머리뼈와 척수는 12개월을 초과하는 나이의 소에서 SRM으로 정하고, 30개월이 초과되는 소에서는 등배신경절을 포함한 등뼈가 포함하는 등뼈가 SRM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등뼈 가운데 꼬리뼈와 경추, 흉추, 요추의 횡돌기와 극돌기 그리고 천추의 정중천골능선과 날개는 SRM에서 제외된다.

여기에서 30개월이라는 기준이 적용된 이유는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BSE에 감염된 소에서 광우병 증세가 나타나는 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광우병 소는 30개월령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적으로 4~6년의 잠복기를 거치므로, 처음 감염되는 시점에서 생후 12개월을 더하면 생후 60~84개월이 보통 광우병이 발병하는 월령이라고 보고, 최대한 안전한 제한선을 두기 위하여 30개월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다.[2]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 변형프리온이 이동하는 경로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변형프리온으로 오염된 사료를 먹은 소의 편도에서 처음 변형프리온이 발견되며, 이어서 회장원위부에 있는 림프절에서 나타난다. 편도나 작은창자에 존재하는 림프절은 입을 통해 침입하는 병원체를 방어하는 면역계의 최일선 방어벽이다. 작은창자의 점막 안쪽에는 림프소절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지만, 특히 회장원위부에 나타나는 파이어스 판(Peyer’ s patch)에서 변형프리온이 많이 발견된다.

림프절 안으로 붙잡혀 들어온 변형프리온은 내장신경을 따라서 척수와 뇌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중추신경에 도달하는 기간은 섭취한 변형프리온의 양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100g의 BSE감염소의 뇌를 섭취한 소는 섭취 후 30개월, 1g을 섭취한 소는 44개월 만에 뇌에서 변형프리온이 발견됐다는 실험결과가 있다.[3] 역학적으로나 동물실험 결과를 보더라도 30개월을 기준으로 SRM을 정한 것은 안전범위를 넉넉하게 정했다고는 하지만, 아주 드물게는 30개월 미만인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병한 사례가 있다.

정리해보면, 편도와 회장원위부는 연령구분 없이 전체 도축소에서 SRM으로 규정돼있지만,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등 5곳은 30개월령 이상의 도축소에 적용되는 기준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PD수첩-광우병’편에서는 첨부한 사진과 같이 SRM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광우병위험물질(SRM)’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소개하고,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재개에 관한 협상결과로 30개월 미만 소의 경우 편도와 회장원위부 두 부위만 제거하고 나머지 다섯 부위(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수입을 정부가 허용했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이다. 즉 30개월 미만인 소에서는 SRM이 아닌 부위가 마치 SRM인 것처럼 시청자들이 인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레이션: 분노보다 컸던 건 바로 불안이었다. 많은 이들이 협상 결과가 어떤 의미인지 믿고 먹어도 좋은지 불안해했다. 그간 우리가 수입했던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뿐. 그러나 앞으론 30개월이라는 연령 제한이 없어지고 현행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 중 일부가 들어오게 된다. 무엇보다 우려를 사고 있는 건 30개월이라는 연령 제한 해제다. 개월 수가 높을수록 광우병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광우병이 18만 건 이상 발생했는데, 그 중에, 그, 99.5% 이상은 30개월령 이상의 나이든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니까 20개월에서 30개월 사이에 광우병이 발생한 건수는 100여 건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제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만을 수입하기로 이렇게 수입 위생 조건을 정했던 거고….

내레이션: 두 번째는 광우병을 유발시키고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위험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를 검사하면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있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이 바로 변형프리온이다. 프리온이 특히 고농도로 집중돼있는 소의 부위를 특정 위험물질이라 부른다. 소의 특정 위험물질은 모두 일곱 가지.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 유입된 적이 없던 부위들이다. 그러나 앞으론 30개월 미만의 경우 편도와 회장원위부만 제거하면 남은 다섯 가지는 들어올 수 있게 된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 어, 뇌에 가장 광우병 위험 물질이 많이 들어있고요. 그 다음에 척수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근데 이런 부위가 30개월 이하라는 이유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데 미국은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30개월령 이상이 들어오는지도 확인이 안 되는 거고….”
박상표 국장은 수의사고 SRM의 의미나 30개월령이 넘는 소에서 뇌나 척수에는 변형프리온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뇌에 가장 광우병 위험 물질이 많이 들어 있고요. 그 다음에 척수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근데 이런 부위가 30개월 이하라는 이유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데…”라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18만 건의 광우병 소 가운데 30개월령 미만 소에서 광우병이 0.5% 발병한 것처럼 말을 시작해“100두밖에”라고 마무리하고 있다. 100두는 실제로 0.01%임에도 마치 0.5%나 되는 것처럼 인식되거나 ‘100두씩이나?’하는 인상을 주게 될 수도 있다.“분노보다 컸던 국민의 불안”은 이처럼 왜곡된 정보를 제시한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주 :

[1] 양기화. 눈초의 광우병이야기. 90-98쪽, 도서출판 Be, 2009년

[2] 유수민.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184-194쪽, 지안출판사, 2008년

[3] Arnold ME et al. Estimating the temporal relationship between PrPSc detection and incubation period in experimental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of cattle. J Gen. Virol 88:3198-32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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