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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에서 4번째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한국에선 또다시 광우병 파동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촛불시위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부르짖던 세력들은 그때 주장했던 내용들을 되풀이하고 있다. 당연히 그들은 중요한 사실들을 감추고 일반인들에게‘미국소=미친소’라는 생각이 굳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의 4번째 광우병 소 소식을 국내에 전한 몇몇 언론매체들은 이 소가 30개월령 이상이었고 비정형 광우병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을 생략한 채 단순히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고만 전했다. 그러다보니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증폭되는 움직임이 없지 않지만, 사태는 2008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즉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추가됨에 따라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반론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일단 사태를 지켜보자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2008년 왜곡된 선동에 휩쓸려 갈팡질팡했던 충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고 해서 온 국민이 거국적(?)으로 끓어 넘치고 다른 나라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듯하다. 정작 광우병 소가 발견된 미국은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인 것조차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다. 한겨레 미주특파원 권태호 기자는‘광우병에 걸린 소들이 샘플 테스트에 걸리지 않고 유통됐을 가능성은 없었는가’하는 의심으로 관련 미국 국민들 반응을 조사해봤지만,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정부를 신뢰하는 까닭이 아닐까 추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가“봐라,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도 조용한데, 우린 왜 이리 호들갑이냐?”고 할 것이라는 과감한 예상까지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고 있다.[1]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한껏 부풀려 국민 전체에 ‘광우병 트라우마’가 생기도록 한 것이 누구였는지 잊고 있는 모양이다.

이번에 발견된 미국의 광우병 소는 비정형 광우병으로 확인됐다. 127개월 된 젖소인데, 농장 주인이 우유생산이 줄어든 다음에도 처분하지 않고 키우다가 최근 비틀대는 증상을 보여 안락사를 시켜 정제공장으로 보냈다고 한다. 이곳에서‘능동적 광우병감시체계’지침에 따라 표본 추출돼 광우병 검사를 받은 결과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PD수첩-광우병’편이 왜곡 인용했던 미국 도축장의 광우병 감시체계 오류를 바로 잡도록 하겠다. 먼저 방송에서 미국의 광우병 감시체계를 어떻게 인용했는지 보자.

내레이션: 미국에서 사육되는 소는 1억여 마리. 해마다 4000만 마리 내외의 소가 도축된다. 그러나 그 중 광우병 검사를 받는 소는 0.0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조사관: 농무부의 조사관은 하루에 딱 두 번 소들을 검사하러 왔습니다. 아침 6시 반, 오후 12시 반에 그는 와서 도살용으로 정해진 소들을 재빨리 눈으로 훑어보곤 했습니다. 소들이 그를 지나 걸어가거나 그냥 서기만 해도 합격이 되곤 했습니다. 농무부 조사관이 간 후 합격을 받은 소 중에서 많은 수가 쓰러졌습니다.

마이클 그래거, 휴메인 소사이어티: 예전보다 검사대상을 많이 줄여서 2000마리 중 1마리를 검사하고 있습니다. 검사한 숫자의 소 가지고는 미국 전체의 매우 작은 부분 밖에 못 봅니다. 미국 내에는 지금 9700만 마리 소가 있는데 그 중 약 1/3을 도살합니다. 그중 극히 소수만 검사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상황을 절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변형프리온이 쌓여 광우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소는 먼저 외부 자극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빛을 비추거나 큰 소리를 들려주면 깜짝 놀라거나 거친 행동을 보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저앉는 증상은 광우병 말기에 운동을 관장하는 부분이 손상을 입어 나타나는 증상이며, 광우병 이외에도 대사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조사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의학을 전공하고 광우병 감별교육을 받은 검사관이 도축라인에서 통과하는 소들을 육안으로 검사해 광우병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소를 걸러내는 것이다. 광우병 검사를 통과한 다음 많은 소가 쓰러졌다고 하는 시민단체 조사관의 주장은 너무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또한 미국 내에서 도축되는 소의 0.05%만이 광우병 검사를 받는다는 내레이션이나 마이클 그레거의 주장을 별도의 설명이 없이 듣게 되면 누구라도‘정말 문제가 많은 나라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농무성은 1986년 영국에서 광우병이 처음 확인된 다음 1988년에 이르러 광우병 관련 과학 자료를 검토하고 적절한 통제정책 수립을 권고할‘광우병 대책반’을 구성했다. 1989년에는 영국을 비롯한 광우병 발생국가로부터 살아있는 반추동물(축우, 양, 염소, 사슴, 카리부, 엘크사슴 등)과 그 유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리고 1990년부터는 수의사, 목축업자, 실험실 진단검사 업무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광우병의 임상증상과 진단에 관한 사항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고, 미국 내에서 도축되는 소의 뇌를 검사하는‘능동적 감시체계’를 발동했다.

2003년 12월 캐나다에서 수입한 소에서 광우병이 확인된 다음 미국정부는 2004년 1월부터 광우병 감시프로그램을 강화해 연간 26만8000두의 고위험군 소와 2만두의 저위험군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건강한 소보다는 광우병 위험이 높은 군에 검사역량을 집중해 광우병 소를 걸러내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99%의 신뢰수준에서 1000만 마리 당 1마리 수준으로 존재할 수 있는 광우병 소를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2004년부터 2006년 8월까지 모두 77만여 두의 소를 검사한 결과 2004년과 2006년 텍사스와 앨러배마 등에서 2마리의 비정형 광우병 소를 발견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즉 미국 내에서 도축되는 소의 0.05%만이 광우병 검사를 받는다는‘PD수첩-광우병’편 주장이나 2005년에 비해 급감한 0.1%에서만 광우병 검사를 받는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미국의‘능동적 광우병감시체계’내막을 알면 그 의미를 금세 깨달을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측이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도축 소 모두에 광우병 검사를 의무화한 전수조사체계를 운용하는 일본의 속사정도 알고 보면 기가 막힌다. 영국의 광우병 사태 초반 관련 동물과 물질의 수입을 금하는 적극적 조처를 취한 미국과 달리 일본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 놓고 있었다. 유럽으로부터 육골분을 수입하고 있었고, 국내에서도 폐사소 등을 재활용해 육골분을 생산하고 있었다. 일본정부의 극비문서에 따르면“일본은 1988년부터 영국에서 살아있는 소 19마리를 수입했으며, 1980년부터 1999년까지 영국과 덴마크, 이탈리아 등지에서 육골분을 수입했다. EU 등에서 일본정부에 보냈다는 광우병 위험 가능성에 관한 문서의 행방도 분명하지 않다는 사실이 나중에 확인됐던 것이다.

결국 2001년 8월 치바현에서 패혈증으로 폐기된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는 것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이 소가 육골분 생산에 재활용된 것을 알게 된 국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 일본정부는 전수조사라는 극약처방을 하게 된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일본, 캐나다 등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들과 사료오염으로 인한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은 호주, 미국 등의 중요한 차이점은, 광우병발생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마련했느냐 아니면 방치하고 있었느냐의 차이다.



주:

[1] 한겨례신문 2012. 4.26. 기사. “[특파원 칼럼] 광우병과 거짓말 / 권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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