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공학자이며 5.18 전문가인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공학박사)의 국가경영포럼 강연이 8월 31일 저녁 6시 여의도 보훈회관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강연은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고문과 황의원 대표이사가 지만원 박사의 이력을 간략하게 소개한 후 지 박사가 애국우파 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를 설명한 다음, 청중들의 질문에 지만원 박사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질의응답에는 변 고문도 적극 참여했다.
최근 자신의 회고록인 ‘뚝섬무지개’를 발간한 지만원 박사는 이날 월남전 참전과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하던 과정, 김대중 좌익정권 말기에 겪은 고초 등을 설명하며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지 박사는 “월남전에 44개월간 참전했는데, 임시대위 신분으로 포대장이 됐다”며 “베트콩의 지속적인 기습공격과 폭염으로 인해 저하된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더운 날씨를 감안해서 병사들에게 군복 바지를 잘라서 입어도 좋다고 했으며, 병사들의 사격 능력을 개선시키기 위해 당시 생소했던 분임토의 방식을 통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며 “결국 일부 병사들의 총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결국 주월사령부에 신청을 해서 부대원들의 총 중에서 18%를 교체했는데 이는 당시 주월파병부대에서 처음있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 박사의 부대는 결국 사격시험에서 만점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만원 박사는 “미국 해군대학원 시절에는 항공모함과 구축함의 핵심 부품들의 고장에 대비한 부품 재고 갯수를 계산하는 수학 공식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그해 해군대학원 졸업식에서 유일하게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하는 등 전설적인 인물이 됐다”고 밝혔다.
현재 집권세력이 적극 선동하고 있는 반일감정에 대해서도 그는 일침을 가했다. 지 박사는 “최근 반일감정이 고조되어 있는데, 이건 좌익들이 조작해 만들어 넣은 것이고, 전부 거짓말”이라고 전제한 후, 지난 2005년 노무현 정권 당시 겪은 고초를 설명했다.
지 박사는 “나는 당시 한 강연에서 ‘은장도로 성을 지키던 아녀자들을 당시 국가(조선)이 지켜주지 못해서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가는 등 피해를 입었다면, 그걸 지켜주지 못한 한국 정부가 먼저 책임을 지고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며, 위안부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당시 SBS는 ‘지만원이 위안부들은 은장도로 자결해야 한다는 강연을 했다’고 보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시스템공학과 경영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미국, 일본, 한국 기업들의 기업 경영 실태를 자세히 비교해 보면, 일본은 배울게 대단히 많은 나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책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 2부에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지만원 박사에게 여러 질문을 했다. 먼저 변 고문은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월남전에 참전한 후 시스템공학박사로 활동하시다가 반공우파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결정적 계기를 설명해 주십시오”라고 물었다.
이에 지 박사는 “이념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늦게 뜬 것이 사실”이라며 “92년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간 김대중씨가 내게 아태재단에 와서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내가 여러번 응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지만원 박사는 “당시 나는 김대중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적극 칭찬할 정도로 김대중의 실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며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내게 사람들을 보내서 장관직을 제안했으나 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생을 살고 싶었기에 계속 거절했다”고 말했다.
지 박사는 “그러다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추진, 남북정상회담 등 김대중의 대북정책을 보면서 그가 좌익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며 “사실 김대중 이전까지의 대한민국 정부는 모두 우익 성향이었고 정부가 국민들을 대신해서 좌익을 제어하고 있었지만, 김대중 좌익정권의 출범으로 인해 나를 비롯한 민간 우파세력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지만원 박사는 애국운동을 빙자하며 사익을 추구하는 일부 유튜버들을 겨냥,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세상에는 이익을 따라서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인데, 후자가 바로 정신적 귀족”이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애국을 하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며, 애국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말 늦은 시간임에도 100여명의 청중들이 지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 보훈회관 강당을 훈훈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