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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태영호 후보, 문재인과 김정은 묵인없이 출마할 수 있는가

태영호 전 공사의 망명 전 경력을 아는 사람은 문재인과 김정은 두 사람 뿐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미래통합당의 태영호 전 북한 주영공사의 공천 논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애초에 김정일, 김정은 패밀리와 함께 해온 북한 최고위층 태영호 전 공사가, 대한민국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 자체부터가 논란이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문재인의 국정원과 경찰로부터 24시간 밀착 경호를 받는 인물이, 야당 총선 후보로 선거에 나서는 것이 괜찮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김정은 측의 보복테러 위협 등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심각한 무리수였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의 최종 CEO로 투입될 김종인 씨가 태영호 공천을 두고 “남한에 뿌리가 없다”, “국가적 망신”이라 지적하자, 오히려 태 전 공사는 “탈북민 차별”이라며 반격했다. 여기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영우 의원, 오준 전 유엔 대사마저 태 전 공사를 두둔하고 나서자 김종인 씨가 코너에 몰리고 있다. 태영호 후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김종인 씨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탄파(사기탄핵파)’의 성골로, 일찌감치 미래통합당 CEO로 예견되었던 김종인 씨가, 이렇게까지 역공을 당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북한 최고위 패밀리로서, 정상적인 민주적 선거를 경험조차 해보지 못했을 태 전 공사의 노회한 정치력 역시 놀랄 일이다. 

태 전 공사의 총선 지역구 출마 문제는 단순히 “남한에 뿌리가 없다”는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를 문제 삼는 논리도 탈북민에 대한 차별이 아니다. ‘태영호 후보’의 문제는 아래가 핵심이다. 



첫째, 태영호 후보의 과거 북한 김정일, 김정은 정권 시절 외교관 활동에 대해 검증할 방법이 없다. 예를 들면 태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오준 전 유엔 대사의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은 신문 기사, 동료 외교관, 외무부 출입기자 증언, 각종 관계 기록 등을 통해 손쉽게 검증할 수 있다. 그럼, 유권자들은 오준 전 대사의 외교관으로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그의 국회의원으로서의 능력을 판단하면 된다.

반면 태영호 후보의 과거 경력이었던 북한 외교관으로서의 행각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무슨 자료로 판단할 수 있는가. 오직 태 후보의 ‘3층 서기실의 암호’라는 자서전 한 권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자서전은 일방적 기록일 뿐이다.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이러한 태 후보의 자서전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방법도 없다. 따라서 일반 유권자 뿐 아니라, 선거를 보도해야 할 기자들 역시 ‘깜깜이’ 일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이란 정상 국가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북한의 외교라는 것은 김정일, 김정은의 인권말살 체제를 은폐하기 위해, 타국가의 정치인과 지식인 등을 매수하는 일이 핵심 아닌가. 더 나아가, 그간 무수히 저질렀던 외국인 납치, 테러 사건에 북한 외교부가 개입하지 않았겠는가. 태영호 후보가 이런 심각한 범죄행위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는가. 아니 그걸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확인할 수가 있는가. 

과거 경력을 확인할 길이 없는 후보자를, 제1야당이 공천해서 유권자에게 선택을 맡긴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비례대표가 낫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둘째, 태영호 후보의 북한 외교관으로서의 행적을 그나마 파악하고 있을 쪽은 문재인이다. 태 후보는 2016년 7월 망명 뒤, 국정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즉, 태 후보의 북한에서의 행적을 철저히 조사한 측은 오직 국정원이고 현재 국정원은 문재인의 지휘를 받는다. 

만약 태 후보가 북한 외교관 시절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어떠한 범죄행위에 가담했고, 그것을 문재인이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렇게 되면 문재인은 언제라도 야당의 강남(갑) 후보를 낙선시킬 수 있다. 만에하나 문재인이 이를 알고도 은폐한다면, 문재인과 태영호의 야합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태영호 후보의 망명 직후 북한은 태 후보가 강간과 횡령죄가 걸려 도주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은 지난해 11월 2명의 북한 망명자를 오징어잡이배 살인혐의자라는 김정은 측의 통보 한 마디에 북한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 기준이라면 문재인은 태영호도 언제든지 김정은에게 돌려보낼 수 있다. 

또한 현재 태 후보는 문재인의 국정원, 경찰로부터 24시간 밀착 경호 및 감시를 받고 있다. 문재인 독재 치하에서 문재인에 목줄 잡혀있는 태영호가 제1야당의 텃밭이자 ‘보수의 성지’인 강남(갑) 후보로 뛰어도 되는가.



셋째, 지만원 박사에 따르면 태영호의 부친은 항일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을 했던 태병렬 인민군 대장이다. 태병렬은 1916년생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김일성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1997년 사망했다. 태영호 형인 태형철(1953년생)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며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다. 다만 태영호 본인은 자신의 부친이 태병렬 장군인 것을 부인했다.

반면 태영호 부인 오혜선 역시 대단한 집안 출신이다. 그녀는 오백룡의 아들 오금철(제24광수)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의 친인척이다. 오백룡은 전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항일 빨치산 1세대이며, 오금철은 현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태영호 본인도 인정한 바 있다.

이들 부부는 그야말로 김일성 백두혈통 가문과 함께 할 수 있는 로열패밀리 중의 로열패밀리이다.

따라서 이들 부부가 망명했다면, 이 두 가문에 대한 피바람나는 숙청이 진행되었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실제 황장엽의 망명 이후, 황장엽 일가는 부인과 아들까지 포함 초토화되었다. 그런데 태영호 망명 이후, 이 두 로알패밀리에 대한 김정은의 어떤 숙청과 보복이 있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태 후보는 자신의 출마가 북한 고위층을 흔들 수 있을 거라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태영호 부부의 가문에 대한 보복 혹은 테러 위협 등으로 ‘태영호 국회의원’ 탄생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또한 태영호의 뇌물, 미성년자 강간 관련 조작된 증거라도 공개할 수도 있다. 

즉, 태 후보의 목줄은 문재인 뿐 아니라 김정은도 쥐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과 김정은의 연방제 개헌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재인과 김정은에 목줄을 잡혀 있는 자가, 야당의 보수 후보로 나서도 되는가.

태영호 후보는 자신을 마치 탈북자를 대표해서 출마하는 것처럼 여론선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태 후보는 김정은 폭압 체제에 신음하여 자유를 찾아 탈북한 일반 탈북자와 결이 다르다. 

그는 오히려 김정일, 김정은 편에서 이들 ‘김씨왕조’의 살인범죄 등을 대외적으로 은폐해온 공범에 가깝다. 그가 자유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고 해도 김정일, 김정은에 부역한 그의 과거 전체가 다 사라지는 게 아니다. 문제는 그의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선 문재인과 김정은 둘밖에 없다는 점이다.

태 후보는 김종인 씨가 힘에서 밀리자 “이승만, 김구도 북한 출신이다”라며 역공을 펴고 있다. 필자의 조부도 북한 출신이다. 태 후보는 본질을 흐리고 있다. 지금 지역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평생 김일성 공산독재와 싸워왔다. 태영호는 평행 김일성 3대의 공산독재에 부역해왔다. 이 문제를 지적하는 게 왜 탈북자, 이북 출신에 대한 차별인가.

김종인 씨는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태영호 후보의 공천을 재고하기 바란다. 그 누구에게도 막말을 퍼부어왔던 게 김종인 씨이다. 그 김종인 씨조차 태 후보의 역공 한방에 겁을 먹은 모양새이다. 너무나 상식적인 문제조차 거론할 용기조차 없다면 김종인 씨는 계속 집에 있는 것이 낫다. 김종인 씨는 그것이 아니라면 천하의 김종인 입조차 다물게 하는 태영호 배후세력의 실체라도 밝혀주기 바란다. 
 
나는 문재인과 김정은의 묵인과 양해 없이 어떻게 태영호 후보가 감히 보수야당의 강남(갑)에 지역구 후보자로 뛸 수 있는지, 도무지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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