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결렬에도... ‘1Q 호실적·목표주가 상향’ 전망, SK하이닉스 주가 떠받쳐

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로 국내 증시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호실적 달성 전망과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 움직임이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을 막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0시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07% 상승한 주당 103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2% 이상 하락한 채 개장한 SK하이닉스는 코스피와 삼성전자가 1~2%대 하락률로 주춤하는 가운데 선방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같은 시간 전 거래일보다 1.70% 떨어진 20만 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상위 10개사 중, 같은 시간 전 거래일보다 상승한 채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SK하이닉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협상 결렬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리스크 재부각이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증권가에서 이미 이런 불안 요소가 국내 증시에 다소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대외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번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히려 추가 상승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사 15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회사의 1분기 매출 약 53조 원에 영업이익은 약 37조 8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 49조 6756억 원, 영업이익 34조 5381억 원을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1.62%, 364.19% 오른 수치다. 이러한 업계의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 전망은 인공지능(AI) 수요의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외에 범용 D램, 낸드플래시 가격까지 동반 상승한 데 원인이 있다.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다소 진정세에 접어들고는 있으나, 올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효과로,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약 47조 원) 대비 5배 증가한 251조 원, 2027년에는 35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러면서 증권가의 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SK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2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또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50만 원, 18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해외에선 노무라증권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56만 원에서 19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은 회사의 올해와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을 전년 대비 각각 36%, 37% 오른 256조 원과 365조 원으로 내다봤다.

2026-04-13
[문화 인싸잇] 2026 화랑미술제 학고재 갤러리 채림 작가를 만나다

인싸잇=전혜조 기자|지난 4월 8일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 사전 오픈 현장은 VIP와 프레스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 푸른 보랏빛과 오색 색동이 어우러진 학고재 갤러리 채림 작가의 부스였다. 이날 채림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며 “나무는 지구가 하늘에 쓰는 시라고 한다. 저는 제 작업이 나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다시 기억해 내서 끄집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은 옻칠과 한지에서 출발한다. 나무의 진액인 옻칠과 나무가 몸을 내어준 한지를 바탕으로 화면을 만들고, 그 위에 산수의 결을 입혀나가는 방식이다. 작가 작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기법에 따라 분화되는 다양한 ‘산수’ 시리즈다. 그는 색동의 ‘동’이 뜻하는 ‘한 칸’에 주목해 한 칸 한 칸 정성스럽게 색을 이어 붙이며 확장되는 ‘색동산수’를 선보인다. 이는 하나가 곧 전체라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감각을 풀어낸 결과물이다. 여기에 한지를 조각조각 겹쳐 면을 구성하는 ‘조각산수’와 한지의 질감을 직접 만져 각을 세우고 공기를 넣어 입체감을 준 ‘주름산수’가 더해지며 채림만의 독자적인 화면이 완성된다. 지난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전시를 통해 주목받은 연작 ‘아리랑 칸타빌레’ 역시 이 같은 조각들이 한 화면 안에서 조화로운 하모니를 이루며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제주 쇠소깍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잠시 멈춤(Caesura)’이다. 옻칠의 색채와 한지의 주름을 살려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풍경과 내면의 멈춤을 함께 담아냈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민물인 효돈천과 바다가 만나는 쇠소깍의 풍경은 작가에게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성찰의 장소로 다가왔다.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작품 앞에 잠시 멈춰 서 숨을 고르며 마음의 평화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면 전반을 감싸는 푸른 보랏빛도 작가가 오랜 시간 붙들어온 색이다. 채림은 나쓰메 소세키의 구절을 인용하며 ‘겉으로는 느긋해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에는 저마다의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고 짚었다. 그 슬픔을 지워내기보다 품고 살아갈 용기를 전하고 싶어 푸른 보라를 택했다는 의미다. 그 색에는 미움과 갈등을 지나 조금 더 화합 쪽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스며 있다. 이 같은 시선은 작업을 대하는 태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그의 작업은 완벽하게 계산된 결과만을 좇지 않는다. 신인 시절 한 장인으로부터 전통적인 방식과 다르다는 꾸중을 듣기도 했지만 채림은 그 과정에서 생긴 낯선 흔적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우연한 실수에서 발견한 독특한 느낌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작은 성과와 실수가 겹겹이 쌓여 삶이 만들어지듯, 자신의 작품도 그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그 바탕에는 고독한 작업 시간이 있다. 산 위 작업실에서 홀로 화면과 마주하는 시간은 작가에게 외로움보다 깊은 집중의 시간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소음에서 벗어나 옻칠이 굳고 색이 스미는 시간을 묵묵히 견디는 동안 화면의 층도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을 품고 있으면서도 전체 분위기는 고요하고 차분했다. 사전 오픈 현장에서는 작품이 빠져 생긴 빈자리도 눈에 띄었다. 채림은 “오히려 시선을 더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빈자리마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깨닫게 된 채림의 작업은 전통을 단순히 현대적으로 바꿔놓은 산수화에 머물지 않았다. 색동과 쇠소깍, 나무의 기억과 작가의 고독, 그리고 실수마저 정성의 한 층으로 쌓아 올린 시간이 포개지며 관람객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들여다볼 시간을 남겼다.

2026-04-13
[미디어 이슈] 금융당국, ‘돈 받고 종목 추천’ 유튜버 정조준

인싸잇=윤승배 기자 | 금융당국이 유료 종목 추천이나 자동 주식매매 프로그램을 판매한 유튜브 채널에 대한 불법행위 정황을 확인하고 엄중 대응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이같이 밝히며, 최근 증시 변동성을 틈타 일부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가 부적절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거나 불공정거래를 주도한다는 우려가 있어 모니터링 전담반을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모니터링 결과, 관련 유튜브 채널 중 5곳에서 법 위반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5곳 중 4곳은 유사투자자문업을 신고하지 않은 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이나 조언을 제공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3개 채널은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특정 종목과 매매 시점을 제시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 등급별로 월 2990원에서 60만 원까지 차등 수수료를 받고, 국내외 주식의 기술 분석을 진행하거나 종목을 추천했다. 다른 1개 채널은 매월 수수료를 받으며 WTI 유가 분석을 통해 미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타이밍을 추천했다. 투자일임어 관련 위반 가능 사례고 적발됐다. 실제로 한 유튜브 채널은 유사투자자문업자로서 투자일임업 등록을 하지 않고, 자체 제작한 자동 주식매매 프로그램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미등록·미신고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핀플루언서를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신고된 업자라 하더라도 미등록 투자자문·투자일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점검과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 행위는 조사와 특별사법경찰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본인의 이해관계를 밝히지 않고 투자 추천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보유 중인 종목을 추천하고 매수세가 유입되면 차익을 실현하는 선행매매 행위 등은 관련 법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며 “법령 위반 사안에 따라 필요 시 해외 금융당국과도 적극 공조해 핀플루언서의 불법 금융 행위를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3
[강용석의 인싸it] ‘이스라엘 도발 논란’ 이재명 대통령에 추천하는 2개의 명언

인싸잇=강용석 |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SNS 글이 연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에 한 팔레스타인 유저(Jvnior)의 글을 공유했는데, 여기에는 한 군인이 건물 옥상에서 쓰러진 다른 사람을 발로 툭툭 치며 떨어뜨리는 영상이 첨부됐다. 해당 팔레스타인 유저는 이 영상에 대해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한 후 지붕에서 던져버리는 것”이라는 취지로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 글을 공유하면서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 봐야 겠다”며 “우리가 문제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후 사실 검증이 이뤄졌고, 해당 영상은 최근도 아닌 지난 2024년 9월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팔레스타인 아동으로 지목된 이는 실제 아동도 아니고 고문을 당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이미 사망한 팔레스타인 성인 남성인 게 당시 외신 보도로 밝혀졌다. 사실 여기서 멈추고 사과했다면 큰 논란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로부터 몇 시간 뒤 또 엑스에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었다는 점이 조금 다행”이라며 “시신이라도 이와 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일반인도 아닌 한 나라의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유저가 올린 영상과 엑스만 보고 마치 이스라엘 측 일방적으로 잘못됐다는 식의 의견을 이어가자, 이스라엘 정부도 즉각 발끈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11일 엑스에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발생한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듯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고,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이날 주장에 따르면, 문제의 영상은 2024년 당시 자국 군인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미 철저한 진상 조사와 사후 조치가 이뤄졌고, 해당 영상을 올린 계정은 반(反)이스라엘 유저로, 이들이 주장하는 고문과 인권유린 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재명 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2024년의 사건을 들춰내어 마치 최근 사건인 것처럼 왜곡해서 인용했다”며 “대통령은 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대통령께서는 발언하기 전에 항상 사실확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사실상 펙트체크도 안 된 왜곡된 엑스 글을 끌어다 상대 국가에 외교적 무례를 범한 것이다. 그게 일반 국민도, 단순 유명인이나, 보통 공직자도 아닌 일국의 대통령이 말이다. 한 나라의 외교부에서 상대국의 수장에게 “용납할 수 없고, 규탄한다”거나 “사실확인이나 제대로 하라”며 말한다는 건 절제하더라도 자신들이 느끼는 불쾌함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래, 이미 분위기가 최악 직전이라도 여기서 멈춰야 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는 쉬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바로 또 이를 반박하듯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되돌아볼 만한데 실망”이라며 “내가 아프면 타인도, 그만큼 아프다. 나의 필요 때문에 누군가 고통받으면 미안한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아무 잘못 없는 우리 국민께서 뜬금없이 겪고 있는 이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며 “보편적 인권과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 겠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마지막 엑스 글을 두고, 그가 왜 이 문제의 영상을 공유했는지 의도를 알 것 같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결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대외 불안이 커지고,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해 유가가 폭등하며 한국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명 경시에 대한 비판은 둘째치고,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게 하는 게 실제 목적이라는 시각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대통령에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게 있다.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한 미국에 대해서는 왜 이런 말이 없는가. 엄밀히 말해 이 대통령의 논리라면, 전쟁을 강행해 국내 고유가와 고물가를 일으키는데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국민에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주고, 이 대통령 본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당사자가 아닌가. 왜,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외교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게 두렵거나 부담스러운가. 이 대통령은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이라고 하지만, 이란이 전 세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 건 그럼 국제법상으로 합당한 행위인가. 특히 올해 이란 군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학살하고 인터넷까지 차단하며 탄압한 건 인권적 조치인가. 무엇보다 국내 유가 폭등을 일으킨 직접적인 계기는 이스라엘 때문도, 미국 때문도 아닌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반국제법적 봉쇄’ 때문이다. 이곳은 이란과 인접한 곳일 뿐 국제해협이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은 운하와는 달리 모든 국가 선박이 공해(公海)처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무해통항권이 인정된다는 게 다수 국가가 국제관습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바이다. 이들이 이곳을 봉쇄하는 건 국제법 위반인 셈이다. 그럼에도 국제 유가가 오르건 말건, 타국의 통행을 제한하면서 비트코인으로 통행료를 내라고 하는 건 정당하고 국제법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행위란 말인가. 이 부분에 대한 전 세계인의 지적은 이 대통령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 것인가. 특히 이 대통령은 그렇게 “나의 필요 때문에 누군가 고통받으면 미안한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강조하지만, 북한 김정은과의 관계 회복이라는 민주당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굶어 죽고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미안하지 않은가. 과거 한 외교통으로 알려진 선배 정치인에게 들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외교는 상대 국가와 끊임없이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행위”라고. 러브레터의 내용은 누군가 우위에 있으려 해도 안 되고, 가르치려 들려도 해서도 안 되고, 말에 뼈가 들어 있어도 안 된다. 상대국에 불만과 문제가 있더라도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는 태도로 다가가면서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취하려는 게 러브레터이고, 그게 지금까지 현명하게 외교를 해온 전 세계의 공통된 방식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SNS 글은 러브레터는 커녕 층간소음 일으킨 위층 주민에게 여차하면 싸우자고 도발하는 경고문에 가깝다고 느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체 대통령의 주변의 외교 전문가들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이 향후 이스라엘이나 이스라엘과 밀접한 국가, 심지어 이스라엘과 깊은 연관이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유대인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도 모르는데, 이스라엘 정부를 이렇게 도발하고 대통령을 향해 “사실확인이나 제대로 하라”는 말까지 들어야 하는가. 엑스 활동을 너무 좋아하는 듯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명언이 두 가지가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말을 배우는 데 2년이 걸렸지만, 말하지 않는 법을 익히는 데 60년이 걸렸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 차라리 독서를 하기를 바란다.”

2026-04-12
[강용석의 인싸it] 이재명 대통령은 대체 ‘몇 명의 최순실’을 만들 셈인가

인싸잇=강용석 | 지난 10일, 이달 들어 가장 어이없는 뉴스 하나를 접했다. 바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개그맨 출신 서승만 씨를 국립정동극장 대표로 임명했다는 소식이다. 서 씨는 이미 정치권에서 더 유명할 정도의 친명이자 친민주당 인사로 알려져 있다. 물론 단순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상대 정치세력을 공격하는 스피커의 이미지도 강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동안 좌파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보수 정치인들을 강하게 비판했고, 특히 김건희 여사에 대한 학위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 저승사자 옷까지 입으며 잡음을 키웠다. 그러다 지난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이던 더불어민주연합 후보 명단에 이름까지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취임 이후 잠잠한 듯했지만, 결국 공공기관장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연히 정치권에서는 그가 국립정동극장 대표에 오를 만한 관련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보은 인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서 씨가 그동안 방송과 공연 연출, 극장 운영 분야에서 활동해온 공연예술·콘텐츠 기획가라며 전문성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과연 서승만이 이재명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았다면, 국립정동극장 대표가 되기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을까’라고. 문체부 해명대로 서 씨가 공연 및 연출에 관한 경험이 있을지는 몰라도, 과거 개그맨 이미지가 강하고 그게 주업이었던 그가 국립정동극장에서 주로 다루는 전통공연에 대한 제작과 공연, 관련 인사, 국내외 문화교류 등에 얼마나 신뢰할 만한 전문성이 있다는 것인가. 참고로 지난 정부 국립정동극장의 대표는 예술분야 대학 교수 출신이자 전통예술단 예술감독,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등을 지낸 정성숙 현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좌교수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당시는 극장장으로 불림)는 임명 전까지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을 역임했고, 삼성영상사업팀 공연팀장과 충무아트센터 본부장까지 지낸 공연 분야의 전문가였다. 이처럼 누가 보더라도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전문가인 전임자들과 주요 이력부터 비교되다 보니, 서 씨에 대한 보은 인사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한 측면도 있다. 물론 그는 SNS에 자신에 대한 인사 논란을 해명하며 “정동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국민과 호흡하는 공공 문화복지의 상징이 돼야 한다”며 “편견보다는 실력으로, 구호보다는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치에 지나칠 정도의 편견과 자극적 스피커를 마음껏 드러낸 사람이 이제 와 “편견보다는 실력, 구호보다 성과”를 말하다니 언어도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스스로 국민의 호흡과 공공을 중시한다면 더더욱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게 그의 과거 발언이다. 서 씨는 지난 2021년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 사실상 이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 “해외에서도 칭찬한 대장동 개발 X는 애들. 대선 끝나고 배 아파서 대장암이나 걸렸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만약 대장동 개발과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는 누군가가 국립정동극장에 관객으로서 공연을 보러 가려는데, 서 씨가 이 극장의 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사람의 머릿속에는 내가 대장암이나 걸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겠구나”라며 발길을 돌리는 게 상식적이지 않을까. 건전한 비판과 풍자도 아니고, 자신과 정치적 생각이 다른 누군가를 향해 대장암 걸려서 사실상 죽으라고 한 것과 다를 바 없는 매우 상스럽고 살벌한 말이었으니. 또 서 씨는 지난 2022년 더불어민주당의 소통 플랫폼 앱에 칼럼을 게재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그 유명한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나 같으면 더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미성년자 시절 특수절도 및 강도강간 사건 연루 의혹이 폭로돼 은퇴한 ‘또 다른 친명·친민주당 연예인’ 배우 조진웅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배우, 연기 잘하는 배우, 안타깝네”라고 옹호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자기 편이면 형수에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해도 괜찮고, 차량 절도와 여성 강도강간, 폭행, 음주운전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공감한다는 의미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가졌다고 충분히 의심되는 사람이 대체 뭐가 ‘국민과 호흡’에 ‘편견보다는 실력, 구호보다 성과’이며, 그를 국립정동극장의 대표에 앉히다니 과연 보은 인사가 아니라는 말인가. 언제는 “가깝다고 한자리 주면 최순실 된다”더니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친명에 대한 보은 인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립정동극장은 극장장의 위치이자 이번에 서승만 씨가 받은 대표이사직 그리고 이사장직이 각각 있다. 그 이사장 자리에 지난 2월 배우 장동식이 임명됐다. 모델 출신 배우인 그는 최근 10년간 영화나 드라마 출연도 거의 없었던 조연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공연예술에 대해서도 석사학위 외에 대체 어떤 전문성과 실적이 있는지 정보가 거의 없다. 주목해 볼 부분은 그는 지난 2022년부터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면서, 지난 대선 때는 현장 유세 때도 등장하는 등 서승만 씨 못지않은 ‘친이재명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친이재명 연예인으로 한 자리 차지할 뻔하다가 못한 사람도 있다. 바로 배우 이원종이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조국 수호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정치 성향을 드러낸 이원종은 올해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인사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에 당연히 보은 인사를 둘러싼 여론의 상당한 반발이 일었고, 결국에는 면접 심사 끝에 부적격 판단을 받으며 탈락했다. 이원종은 최근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지역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하거나, 이들의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거나,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등의 소식이 가득하다. 배우가 아니라 그냥 정치인이 주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서 낙마했을 뿐, 언젠가는 이재명 정부에서 알짜 자리 하나로 그동안의 열과 성에 대한 보답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보은 인사 논란은 비단 문화·예술계에 국한하지 않는다. 이른바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폭로하며 유명세를 탔고, 퇴사 후 좌파 정당에서 정치 활동을 해온 박창진이 최근 한국공항공사(KAC) 자회사의 임원으로 취임했다. 박창진은 원래 정의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는데, 22대 총선에서 당이 한 석도 못 얻고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하자 2024년 말부터 더불어민주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민주당에서 대변인직을 얻어 이재명 대통령을 옹호하는 주요 인사 중 한 사람으로 국회와 방송을 종횡무진했다. 그 결과 오늘날 KAC공항서비스의 중장기 전략과 인사, 노무, 예산, 조직, 성과, 홍보, 재무회계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임무를 수행하는 특권을 얻게 됐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시절 측근들과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여러 형사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들(또는 이들의 측근들)이 국회의원이나 공직에 한자리를 얻어 내고 있다. 혹시 가끔씩 측근들에게 한 자리씩 주지 않으면 어디가 허전하거나 불안한 강박관념이라고 있는 것인가. 그런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좌파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출신들을 주로 등용하는 측근 정치를 한다며 지난 정권 내내 공격 소재로 삼았다. 윤 대통령은 적어도 자신을 열렬히 지지했던 연예인들을 국립정동극장이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공직에 앉혔거나 앉히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보은 인사나 특혜 의혹의 빌미를 제공할까 우려해 ‘주려 하지도 그리고 받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17년 2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대통령 집권 시)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잘못하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된 뒤 열리게 된 19대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상황이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최순실’이라는 인물은 좌파 정치인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정치에 대한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최고의 소재였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을 다시 한번 읊어보자.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최순실된다.” 이제 이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당신 주변에는 몇 명의 최순실을 만들었고, 또 만들려 하는 것인가.”

2026-04-11
[청년思] 7년 만의 출산율 최대 반등, 이제 우리가 가져야 할 ‘따뜻한 개인주의’

인싸잇=강원준 기자 | 최근 인구 지표에 모처럼 따스한 온기가 감돌고 있다. 지난 1월 출생아 수는 약 2만 7000명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혼인 건수 역시 8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9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1월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10%대 증가율을 보이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올해 1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9명에서 0.1명 늘어난 0.99명을 기록하며 1.0명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러한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혼인 증가의 누적 효과와 더불어,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동력은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의 일시적 증가에 있다. 이러한 ‘깜짝 반등’의 배후에는 우리 인구 구조가 선물한 마지막 행운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한 해 70만 명 이상이 태어났던 ‘최후의 인구 황금시대(1991~1995년생)’인 에코붐 세대가 어느덧 만 30대 초중반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혼인과 출산 주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의 통계만 보고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라고 경고한다. 에코붐 세대 이후에는 출산 주력 연령대 인구 자체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167만 명인 30~34세 여성 인구는 10년 뒤 123만 명으로 줄고, 올해 태어난 아이가 30세가 되는 2056년에는 67만 명 선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이 불꽃을 지속적인 희망으로 이어가기엔 여전히 발걸음이 무겁다. 수치상의 반등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심리적·사회적 장벽을 걷어내는 일이다. SNS가 만든 ‘비교의 감옥’과 상향된 기준점: 실용적 국제결혼의 등장 오늘날 90년대생과 Z세대가 마주한 결혼 시장의 풍경은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자산 시장의 격변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며 성장했다.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한다는 부모 세대의 공식이 깨진 자리에 들어선 것은 철저한 현실주의와 생존 본능이다. 문제는 이 현실주의가 SNS라는 렌즈를 통과하며 ‘상향 평준화의 저주’로 변질한 점이다. 과거에는 비교 대상이 주변 지인이었으나, 이제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이 내 생활권 안으로 침투한다. ‘이 정도는 갖춰야 결혼할 자격이 있다’는 심리적 문턱은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치솟았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176건에 달한다. 이는 2023년 대비 무려 40.2%나 급증한 수치로, 전체 외국인 혼인 증가율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청년들이 결혼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높은 ‘결혼 문턱’에 부딪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남성들이 일본 여성과의 결합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양국 간 문화적 호감도와 더불어, 결혼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일본 특유의 실용적 가치관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비용 문제를 넘어, 상대방에게 과도한 경제적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서로의 짐을 나누려는 ‘실용적 관계’에 대한 갈망이 투영된 결과다. 과도한 체면이나 상향 평준화된 기준에 매몰되기보다, 실질적인 삶의 파트너로서 서로를 선택하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결국 가치관과 경제적 눈높이가 맞는다면 다른 나라 사람과도 기꺼이 가정을 꾸리는 청년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 내부의 결혼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반증한다. 물리적 기반의 중요성, 진천군과 세종시가 증명한 ‘주거와 일·생활 균형의 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도구는 안정된 물리적 기반과 일하기 좋은 환경이다. 특히 맞벌이가 ‘뉴노멀’이 된 시대에 여성의 근무 환경과 일·생활 균형은 결혼과 출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가 됐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합계출산율 1위를 공고히 하는 세종시다. 일·생활 균형지수 1위를 기록한 세종시는 높은 국·공립 보육 시설 설치율을 바탕으로, 제도적 혜택이 실질적인 삶의 행복으로 이어짐을 증명했다. 충북 진천군 역시 2년 연속 합계출산율 도내 1위(1.05명)를 기록하며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진천군은 ‘출산가정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을 통해 주거 문턱을 낮추고, 산모들의 실질적 니즈를 반영한 정책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대기업이나 공무원 조직 같은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대다수 청년에게는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이 여전히 힘겨운 숙제다. 결국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한 배려가 사회 구조적으로 뒷받침될 때 청년들은 비로소 출산의 의지를 갖게 된다. 핵가족(Nuclear Family)을 넘어 핵개인(Nuclear Individual)의 시대로 가족의 단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흔히 전통적 가족관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각 세대는 각자의 시대 상황에 맞춰 인식을 변화시켜 왔다. 과거 X세대에게는 서른이 되기 전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경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과거의 잣대를 정답이라 말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이미 1인 가구 비중이 50%에 육박할 만큼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으며,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핵가족(Nuclear Family)은 이제 더 작고 독립적인 단위인 핵개인(Nuclear Individual)으로 파편화되고 있다.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을 지낸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데이터로 시대의 마음을 캐내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송길영 작가는 그의 저서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서 이러한 변화를 예리하게 짚어냈다. 그가 정의한 핵개인이란 집단주의적 사고와 기성 문법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의사 결정권을 온전히 갖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적인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출산율의 더블딥(Double Dip, 이중 침체) 현상이다. 선진국들은 과거 일·가정 양립 정책을 통해 저출산 위기를 한차례 극복하고 출산율을 회복시킨 바 있으나, 최근 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며 두 번째 침체기에 진입했다. 한때 안정적이었던 스웨덴의 출산율은 2024년 1.43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독일 역시 1.35명으로 하락했다. 특히 2010년대 전반까지 2명 수준을 유지하며 저출산 극복의 모범 사례로 꼽히던 프랑스조차 2024년 1.62명으로 나타나며, 전 세계가 이 거대한 인구학적 재침체 국면을 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동아시아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인구 통계 분석 프로젝트 버스게이지(Birth Gauge)에 따르면, 마카오는 합계출산율 0.47명으로 전 세계 저출산 1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대만 역시 0.72명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하며 출산율이 붕괴 수준에 이르렀고 홍콩(0.76명)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0.80명으로 4위다. 이러한 아시아형 저출산의 이면에는 공통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 마카오, 홍콩 등 동아시아 주요 도시는 주거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특유의 높은 교육열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은 출산을 불가능한 미션으로 만든다. 또 장시간 노동과 일 중심 문화, 육아휴직이 커리어에 불리하다는 공포, 여성에게 집중된 육아 책임과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은 핵개인들이 결혼을 필수가 아닌 위험한 선택으로 인식하게 했다. 핵개인은 이기주의자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자립한 개인’이다. 핵개인 시대의 연대는 과거처럼 의무와 희생으로 묶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맺는 느슨하고 건강한 연대여야 한다. 역설적으로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타인과의 결합에서도 과도한 의존이나 결핍 없이 더 건강한 가족을 꾸릴 수 있다. 이러한 자립적 개인들이 모일 때, 비로소 외부의 비교나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해결의 실마리: ‘표준’의 강요에서 ‘다양성’의 수용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이 엉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정답이 있는 삶이라는 강박을 우리 사회에서 걷어내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정책이 ‘표준적인 가정을 꾸리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형태의 삶을 선택하든 사회적 안전망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자녀와 함께하는 삶이 행복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되려면, 아이가 커나가는 환경이 안전하고 배려 깊어야 한다. 맞벌이 부부에게 필수적인 돌봄 비용을 보통의 직장인이 감당할 수 있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보육 시설이 집 근처에 상시 존재하는 환경이 구축될 때 청년들은 비로소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고민을 시작할 수 있다. 즉, 저출산 해결은 출산 장려금 같은 일시적인 처방이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의 역할: 변화에 대한 적응과 근본적 해결을 위한 ‘투트랙’ 전략 출산은 명백히 개인의 선택이지만, 국가의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다. 우리나라의 2024년 합계출산율 0.75명을 기준으로 하면 1세대 100명의 인구는 단 3세대를 거치며 14명으로 급감한다. 우리가 아직 이 충격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평균 수명 증가로 인한 착시일 뿐이다. 사회복지, 국방, 국채 이자 등 국가 운영의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세금이 사라진다는 것은 공동체의 붕괴를 의미하며, 이는 AI나 로봇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국가는 근본을 해결하는 동시에 변화된 시대상에 적응하는 투트랙 전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주거 및 고용 안정을 통해 결혼의 물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세종시와 진천군의 사례처럼 실질적인 보육 인프라와 주거 지원이 뒷받침될 때 청년들은 비로소 자녀와 함께하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또 1인 가구가 보편화된 핵개인의 등장을 반영하여, 전통적인 가족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복지 모델과 유연한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국가가 당면한 핵심 과제다. 개인의 역할: 우리 청년들이 만들어갈 ‘따뜻한 개인주의’ 제도라는 물리적 토대가 마련되었다면, 이를 완성하는 것은 개개인의 인식 변화라는 심리적 토대다. 출산율 반등은 정책과 인식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결실을 맺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인식의 변화는 과거의 가치관으로 회귀하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타인이 정해놓은 상향 평준화된 기준에 나를 맞추려 애쓰기보다, 나만의 속도와 여유를 갖는 건전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우리는 이제 “우리는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해야 한다.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늪에서 벗어나 나 자신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따뜻한 개인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 개인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운 포용의 시선을 가질 것을 권한다. 남들보다 늦거나 다른 길을 걷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는 포용, 그리고 삭막한 경쟁 속에서도 오늘 하루를 무사히 버텨낸 스스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그 시작이다. 이러한 자기 긍정은 출산이라는 생애 가장 큰 결단과 직결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 나만의 행복 기준을 세울 때, 비로소 청년들은 ‘아이를 키우는 삶’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숙제가 아닌, 나와 배우자가 누릴 수 있는 본질적인 기쁨으로 바라볼 여유를 얻기 때문이다. 완벽한 부모, 완벽한 환경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나에 대한 허용’이 있어야만 비로소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심리적 공간이 생겨나는 법이다. 스스로를 긍정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여유는 타인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된다. 나 홀로 고립된 핵개인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느슨하게 연대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될 때 우리 사회는 더 온기 있게 변할 수 있다. 우리 하나하나의 성찰과 인식이 모여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만든다. 이러한 개인의 태도 변화야말로 인구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게 할 진정한 열쇠가 될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가진 그 따뜻한 포용의 시선이, 우리 사회의 차가운 인구 겨울을 녹일 가장 강력한 불꽃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6-04-10
[미디어FC]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외화 부자 후임’ 두둔이 모순처럼 느껴지는 이유

미디어FC는 뉴스 미디어 등을 통해 떠오르는 이슈에 관한 팩트체크(Fact Check·사실확인)를 의도하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앞서 이슈를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필요하다면 여러 객관적 사실과 자료 등의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특히 잘못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미디어에 가치를 더하려 합니다. 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자산 보유’ 논란이 일고 있는 신현송 차기 총재 후보자에 관한 질문에 “국민 정서에는 어긋날지 모르겠다”면서도 “해외 인재를 모셔 오는데 외화 자산이 있다고 해서 여러 우려를 하는 게 너무 크게 고려하는 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국심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신 후보를 거들었다. 국회에 제출된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그는 본인과 가족 명의로 총 82억 4102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런데 이중 45억 7472만 원가량이 해외 금융자산과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98%(46억 4708만 원)가 외화로 구성됐다. 외화예금은 약 20억 3654만 원 그리고 영국 국채는 3억 208만 원 등이다. 이 총재의 발언대로 전체 보유 재산 중 절반 이상(55.5%)이 해외 자산이라는 게 신 후보자에 대해 현재 일고 있는 국민적 논란의 주요 원인이다. 물론 지난 44년간 해외에서 거주한 그가 외화 보유 자산 비중이 높은 건 부득이한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 총재의 말과는 다르게 국민들이 신 후보자에 우려하는 건 단순히 그가 해외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차기 한국은행 총재가 되려 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가 경험했듯이 한국은행의 수장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장으로서 금융통화 정책 업무를 대표하고 총괄한다. 대한민국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권력자로서 외환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권한이 있는 만큼, 그의 외화 자산은 이해충돌 소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신 후보자의 배우자는 미국 국적과 장남과 장녀는 영국 국적자로 알려져 있다. 이 총재가 신 후보자에 “애국심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지만,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신 후보자 가족들이 개인 자산보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을 더 중시할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신 후보자 가족들이 향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보유 자산 대부분을 매각하고 원화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더더욱 이해충돌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에는 “달러 빨리 팔라”... 신현송 보유 외화는 “지나친 우려”인가 정부의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한 그동안의 행보를 살펴보면,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이창용 총재에 발언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미 관세 여파 등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도로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등 7개 기업 관계자들과 환율 대응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 실장은 기업 관계자들에게 “작은 이익을 보려 하지 말아 달라”며 “과다하게 (달러를) 보유하면, ‘(환차익으로) 이익 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받을 수 있으니, 오해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자리를 두고 표면상으로는 간담회 또는 협조를 구한다고 내걸었지만, 사실상 기업들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 수입을 국내로 들여오라’고 압박하는 장(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이날 회의에 앞서 정부는 간담회 참석 기업들에 2026년 1~2월 환전 계획, 해외투자 규모, 투자금 조달 방안, 환헤지 전략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기업은 원화 약세 상황에 현행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달러를 조금 더 보유하면 이를 통해 환차익을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 추가로 이익 볼 생각하지 말고, 신속히 환전해 환율 안정화를 도우라”는 식의 ‘반강제적 협조 요구’에 기업들은 경영 계획을 수정해 동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올해 4월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당시보다 더 심각한 15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외화벌이로 국가 경제에 공헌하는 기업에는 “더 이익 볼 생각하지 말고, 달러를 빨리 팔아 원화로 바꾸라”고 압박하면서, 환율 안정에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수십억 원의 해외 자산에 대해서는 “인재를 모셔 오겠다는데, 외화 자산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말하는 건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신현송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 상황을 두고 “레벨 자체는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대개 달러 유동성 (부족), 자본 유출 등을 우려하는데 그런 대외 리스크는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환율 급등 시기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지난 9일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의결했다.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개최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 유지 여부와 처분 계획, 이해충돌 방지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026-04-10
[문화 인싸잇] 화랑미술제, 역대 최대 규모 개막… 첫날 4500여 명 찾아

인싸잇=전혜조 기자|2026 화랑미술제가 지난 8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화랑미술제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대표 아트페어로, 이번 행사에는 역대 가장 많은 169개 갤러리가 참여해 규모를 키웠다. 화랑미술제는 개막 첫날부터 현장 열기가 뜨거웠다. 행사장 입구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이날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약 4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부스 곳곳에선 작품 상담과 문의 바로 거래가 이어지며 초반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젊은 컬렉터들의 방문이 두드러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미술계 안팎에선 동시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컬렉팅 저변도 한층 넓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먼저 눈길을 끈 건 19개 갤러리가 참여한 솔로부스 섹션이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병렬적으로 보여주는 일반 부스와 달리, 각 갤러리가 선택한 한 작가의 작업을 보다 밀도 있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꾸며진 점이 특징이다. 작은 화이트 큐브 하나가 곧 한 작가의 개인전처럼 기능하며 관람객이 특정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들 솔로부스에선 작가가 직접 부스에 함께 머무르며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는 모습도 인상적으로 나타났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들으며 제작 과정과 작업 의도, 화면 안에 담긴 서사를 보다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판매 중심의 아트페어를 넘어 작가와 관람객이 보다 깊이 호흡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펼쳐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솔로부스는 C7~C18, C84~88, C97, C98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장에선 특정 작가군에만 반응이 쏠리기보다 여러 부스에서 고른 거래가 이어졌다. 반디트라소는 윤위동 작가 작품 3점과 김한기 작가 작품 4점을 판매했고, 가나아트는 문형태 작가의 100호 작품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거래로 연결했다. 학고재도 채림 작가의 작품 판매가 이어졌으며, 박여숙화랑은 패트릭 휴즈 작품을 2000만 원대에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올해 행사의 또 다른 축은 한국화랑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특별전이다. 코엑스 D홀에 마련된 특별전은 역대 회장단 인터뷰와 ‘화랑춘추’, 초기 화랑미술제 도록, 미공개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한국 미술시장의 형성과 흐름을 돌아보는 자리로 꾸며졌다. 협회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온 국내 화랑계의 시간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으로 알려졌다.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ZOOM-IN)’도 현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 전시에는 김수연, 박시월, 송다슬, 윤인선, 이수지, 이신아, 이진이, 정미정, 정진, 하성욱 작가가 참여해 각기 다른 작업 세계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이진이 작가의 작품은 개막 10분 만에 판매되며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전시 기간에는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3인에게 ‘2026 줌인 어워드’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번 화랑미술제는 ‘일상을 바꾸는 예술’과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내세웠다. 전시장이나 갤러리 공간을 넘어 예술이 실제 주거 공간과 일상에 어떤 영감을 줄 수 있는지, 또 삶의 질과 감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함께 보여주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고 전해졌다. 한국 전통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업, 고전적 재료와 현대 기술이 만나는 작업, 기존 세대와 차세대 작가의 조화, 동시대 신진작가들의 실험까지 폭넓게 살필 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문 도슨트 투어는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에 운영되며, 신진작가 특별전에 참여했던 작가와 비평가를 연결한 아티스트 토크,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하는 아트 토크도 함께 진행된다. 실제 도슨트 투어에서는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비교적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작품을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맥락까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를 통해 작품 감상에 필요한 배경지식과 미술시장 흐름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2026 화랑미술제는 12일까지 서울 코엑스 3층 C홀과 D홀에서 열린다.

2026-04-10
SK하이닉스, 1Q 호실적 기대감에 證 목표주가도 ‘천정부지’

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SK하이닉스가 중동 사태 진전 국면에 더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에서 일제히 회사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현재 주가보다 약 2배나 높은 주당 200만 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전 9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3.21% 증가한 10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미국-이란 종전 협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3% 이상 하락했지만, 이날 바로 반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1일 시가(88만 4000원)부터 현재까지 16%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에 SK하이닉스는 같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함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한때 80만 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이 이뤄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동시에, 특히 오는 23일 발표를 앞둔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에 대해 약 35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전날 증권가의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전망 평균치는 매출 46조 6252억 원에 영업이익 31조 5627억 원이다.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 4분기 실적(매출 32조 8267억 원·영업이익 19조 1696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43.1% 그리고 영업이익은 66.9%가 오른 수치다. 일부 증권사는 이 평균치보다 더 높은 35조 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4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9일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 53조 1000억 원에 영업이익 40조 3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적에 전망이 밝은 만큼 목표주가도 천정부지로 상향 조정하는 모양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증권가가 분석한 SK하이닉스의 적정주가 컨센서스는 136만 8800원이었다. 지난 8일 SK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2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 계약이 늘어나면서 이익 변동성이 큰 기존 사이클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50만 원, 18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10일 KB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넘어 글로벌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70만 원에서 190만 원으로 상향했다. 이날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251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5위·245조 원), 구글 알파벳(6위·240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글로벌 영업이익 순위 4위 진입이 가시화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38.7% 증가한 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22.6% 넘어서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54조 1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해외에선 노무라증권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56만 원에서 19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은 회사의 올해와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을 전년 대비 각각 36%, 37% 오른 256조 원과 365조 원으로 내다봤다.

2026-04-10
새마을금고, 비회원 주담대 신규 취급 중단... 상호금융 대출도 조이기 나서

인싸잇=전혜조 기자 | 최근 가계대출 증가에 상호금융권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표적 상호금융인 새마을금고가 비회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1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조만간 비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주담대 신규 취급을 금지할 방침이다. 또 새마을금고는 회원과 비회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주담대 우대금리 제공도 중단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새마을금고 관리자가 전결 범위에서 우대금리 혜택을 줄 수 있었다. 이 같은 조치는 이르면 이달 중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이미 지난 2월 19일부터 집단대출을 통한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분양잔금대출의 경우 집단대출뿐 아니라 개별대출 방식도 막아놨다. 또 다른 상호금융인 신협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집단대출 신규 심사와 모집법인 및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아울러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를 넘어선 조합에는 비조합원 대출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최근 농협도 전년 대비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를 초과한 농·축협을 대상으로 비조합원·준조합원 대상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출 제한은 가계대출 급증의 주원인이 상호금융권이라는 당국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지난 8일 발표한 올해 3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조 5000억 원 증가했는데, 이중 상호금융권 증가 폭이 2조 7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새마을금고·농협 등이 신규 대출 취급 중단 조치를 하기 전에 승인한 대출 집행분이 순차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재는 상호금융권 대출이 전반적으로 제한된 만큼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호금융권마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기존보다 우량한 신용을 지닌 차주 위주로 대출이 공급될 가능성이 생기고, 결국 중저신용자들은 법정최고금리(연 20%) 수준의 대부업 등으로 쫓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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