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칼럼] 모든 언론에 잠겨있던 더블루K의 문, JTBC 심수미 앞에서만 열렸다?

태블릿PC 조작의혹, 최순실 게이트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대형 사건, 진실의 전쟁

변희재 mediasilkhj@gmail.com 2016.12.09 11:33:02

JTBC 손석희 사장의 8일 해명 방송에서 가장 의아한 점은,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뉴스1, 포커스뉴스등 다양한 매체 기자들이 더블루K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모두 유리문이 굳게 닫혀있어, 사무실 밖에서 사진을 찍는데 그쳤던 반면, 유독 JTBC의 심수미 기자만 문이 열려있어 출입이 가능했다고 밝힌 점이다.
 
심수미 기자는 “그런데 최 씨가 이 사무실을 떠날 때 문을 열어두고 간 상태였고 또 아직 임차인을, 이후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서 부동산 중개인 등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18일 더블루K를 찾아간 경향신문 기자들은 “이날 찾은 '더블루K'의 주소지인 서울 청담동 사무실은 텅 빈 상태로 잠겨 있었다”고 밝히며 “책상, 의자, 컴퓨터 등 사무실 집기는 물론 서류 한 장 남아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뿐 아니라, 18일, 19일 이 사무실을 찾았던 한겨레신문, 뉴스1, 포커스뉴스, 더팩트의 기자들 역시 모두 문이 닫혀있어,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모든 기자들 앞에서 닫혀있던 문이 유독 JTBC 심수미 기자 앞에서만 열려있었고, 심수미 기자는 심지어 부동산 중개인 등도 드나들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파생되는 의문은, 어차피 다른 기자들도 다 아는 장소에서, 비밀 취재원의 협조도 없이 그냥 주워왔다는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왜 그토록 논란이 되는 과정에서 무려 한달 반 이상이 지난 탄핵 바로 전날에야 밝혔냐는 것이다. JTBC에서 협조를 받았다는 빌딩 관리인은 다른 기자들도 만났던 것으로 기사화되었다.
 
문의 잠금 여부는 둘째치고, 모든 기자들이 빌딩 관리인의 협조를 구하고자 했는데, 이 빌딩 관리인은 어째서 다른 기자들이 아닌 JTBC 기자에만 협조를 해주었을까.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JTBC 기자에게 문을 열어준 빌딩 관리인은 정의당 당원이다”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정의당 당원이라면,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기자들에게도 협조를 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만약 협조를 했다면, 사후에 협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겨레신문의 김의겸 기자는 “분명한 건 JTBC에서 주운 게 아니라 받은 거다”라고 주장한 것은, 더블루K 사무실을 찾아간 다른 기자들의 시선을 반영했을 수 있다. 그냥 우연히 주워올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언론사 특종은 평소에 진실을 밝히는데 실력을 인정받아 제보자가 자발적으로 찾아오던지, 수많은 취재인맥 속에서 정보를 얻던지, 불법적으로 증거를 날조 조작을 하던지, 다른 기자들보다는 한걸음 더 나가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손석희와 심수미 기자의 해명을 보면, 다른 기자들보다 더 열심히 한 게 없다. 더블루K와 비덱 관련 특종은 오히려 경향신문이 터뜨렸다. 본인들도 이 기사를 보고 더블루K 사무실을 찾게 되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대통령 체제를 무너뜨릴 법한 이 특종은 손석희 사장과 심수미 기자는 단지 우연히 다른 기자들에겐 닫혔던 문이, 우리 앞에서 열려 가능했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테블릿PC의 조작의혹은 최순실이 권력을 앞세워 대기업 돈 재단으로 받아낸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의 대형 사건이다.
 
더블루K 사무실에 있었던 기자들, 기초적인 특종의 원리를 아는 기자들이라면 JTBC의 해명을 선뜻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 박대통령 탄핵 이후 진짜 진실을 위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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