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의 정치 섹션 코너 ‘정치셀럽’은 정치권에서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과의 인터뷰’를 다룹니다. 인터뷰 대상은 전현직 국회의원이나 정당인 등에 국한하지 않고, 정치 분야에서 대중에 영향력 있는 유튜버, 법조인, 언론인, 학자, 기타 일반인 등의 셀럽을 포함합니다. 이들과 현 시국, 정치 철학, 목표, 개인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갈등과 화만 돋우는 정치’가 아닌 ‘흥미롭고 배울 게 많은 정치’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정치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정치인과 국민들과의 소통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늘날 뉴미디어 시대에 대한민국 정치는 국민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또 당원과의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 이 질문에 정면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대표적 인물이 바로 고성국 박사다. 그는 40년간 대한민국 정치판을 해부해 온 대한민국 1호 정치평론가로 불린다. 1980년대 후반 아직 정치평론가라는 직함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이 타이틀을 최초로 얻고 정치권과 방송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정치평론 방송의 출발과 궤를 같이한 셈이다. 그는 방송과 라디오, 종편을 거쳐 오랜 시간 레거시 미디어의 중심에서 한국 정치 구조를 진단해왔고, 정치인들을 향해 직언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대표적 논객이다. 그런 그를 두고,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고성국 영향력’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일부 보수 유튜버들로부터 휘둘리고 있고, 그 배경에 “고성국이 국민의힘을 움직인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중파와 종편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유튜버의 정치 개입’ 또는 ‘당내 영향력 행사’라는 말과 함께 그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당사자인 고성국 박사는 “국민의힘 대표는 장동혁이며 나는 공개적으로 말해왔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의 말에는 여전히 대한민국 보수 정치가 오히려 레거시 미디어에 휘둘리고, 이들의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에 외곽에서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려는 평론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었다. <인싸잇>은 고성국 박사와 함께 ‘고성국 영향력’ 논란의 실체를 비롯해 뉴미디어 시대 정치인의 조건, 레거시 미디어의 구조적 한계, 자유우파 정당의 생존 전략,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판단 그리고 대한민국 1호 정치평론가로서 40년을 관통해온 그의 철학, 차세대 정치평론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최근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국민의힘 대표가 장동혁인지 고성국인지 모르겠다”, “지도부가 고성국 방송을 보고 움직인다”, “텔레파시로 지도부를 조종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른바 ‘고성국 영향력’ 평가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팩트부터 말씀드리면 국민의힘 대표는 장동혁 대표다. 저는 텔레파시 능력이 없다. 40년 동안 정치평론을 하면서 모든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왔다. 주로 방송을 통해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가 지금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자유우파가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종북 주사파와 싸워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유튜브 <고성국TV>를 통해 계속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는 그때마다 ‘귀 있는 자는 듣고, 눈 있는 자는 받아라. 귀도 없고 눈도 없으면 나는 혼자 떠드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다행스럽게도 국민의힘의 여러 정치인들과 지도부가 내 발언을 경청하고, 그중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당 정책과 노선에 반영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공개된 의견에 대한 공감과 반영의 문제이지, 제가 정당을 대신하거나 지도부를 조종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당의 대표는 분명히 장동혁 대표이며, 정당 운영과 결정은 대표와 지도체계의 책임 영역이다.” - 최근 정치 토론 프로그램과 유튜브 콘텐츠에서 고성국 박사의 영향력이 거론된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종편방송 프로그램 등에서까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평가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해당 프로그램을 보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만약 영향력이 있다고 인정한다면 지상파·종편·신문을 통틀어 묻고 싶다. 그들은 영향력 확대를 하지 않는가. 도대체 왜 언론 활동을 하는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기 위해 여론을 형성하는 것 아닌가. 언론은 수십 년간 영향력 행사를 해왔다. 특히 조선일보는 ‘밤의 대통령’이라는 별명까지 들은 언론이다. 사실은 별로 좋은 의미가 아닌 별명인데, 그 표현을 자랑스럽게 떠들어댔던 언론 아닌가. 그렇다면 자기들 영향력 확대는 괜찮고, 우리 자유우파 유튜브의 영향력은 잘못되고 나쁜 것인가. 그 사람들에게 대신 물어봐 달라. 첨언하자면 지상파든 종편이든 신문이든 올바른 정치 노선을 가지고 국민에게 다가간다면, 거의 바닷가까지 추락한 그들의 영향력도 다시 생길 수 있다. 좀 열심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일부 정치 평론과 언론에서는 “지방선거도 고성국이 컨트롤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런 말이 왜 나오는 저도 모르겠다. 다만 제가 지방선거와 관련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공천 혁명을 해야만 우리가 6·3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천 혁명이 되려면 국민이 체감하는 공천 혁명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컷오프하는 극단적 조치, 일종의 극약 처방을 해서라도 국민들에게 국민의힘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사즉생의 각오로 변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만약 제가 실제로 영향력이 있었다면 오세훈이나 박형준은 이미 컷오프됐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당 지도부는 오세훈을 직접 찾아가 경선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나머지는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 또 하나는 국민의힘이나 자유우파 진영에서 시장·군수·시의원·도의원 등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예정자가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상파에서 이러한 출마 예정자들이 있다고 다뤄주는가. 아니면 신문에서 소개해주는가. 유권자에게 알려야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전국에 230여 개 시군이 있다. 제가 모든 시군을 다 다닐 수는 없지만 중요한 지역은 찾아가 ‘이 지역에 이런 인물이 출마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유권자에게 알리고 있는 것 아닌가. 지상파·종편·신문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면 굳이 내가 전국을 다니면서 유튜브로 소개하겠는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 - 정치평론가가 실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 정치평론과 정치 개입의 경계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그것도 잘 모르겠다.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지 8년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8년 전부터 정치평론을 시작한 건 아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제가 해온 일은 오로지 정치평론이고, 대부분 지상파·종편·신문을 통해 활동했다. 영향력으로 따지면 그때가 더 컸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고성국TV>와 자유우파 진영 유튜브, 이를테면 강용석 <인싸it>과 <KNL>·<이영풍TV>·<멸콩TV> 등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출연하는 것이 전부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지상파·종편·신문 주요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패널로 참여했고, 하루에도 여러 곳을 다니며 평론 활동을 했다. 영향력이라는 기준으로 본다면 그때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유우파 유튜브 하나를 운영한다고 이렇게 관심과 공격이 많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시대적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정확히 표현했듯 올드미디어 시대가 끝나고 뉴미디어 시대가 개막됐다. 그 뉴미디어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자유우파 유튜브다. 저 역시 그중 한 사람으로 자부심을 갖는다. 과거 올드미디어 시절에는 스스로 대통령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특정 인물을 안 된다고 하면 다음 날 자리에서 물러나던 식의 권력을 행사해왔다. 그런 권력을 잃은 데 대한 상실감 때문에 더 혁신하려 하기보다는 자유우파 유튜브를 비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지상파·종편도 유튜브를 운영한다. 새로운 흐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하니 다들 시작한다. 그런데 왜 실패하는가. 뉴미디어답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단순한 채널로만 생각한다. 지상파·종편에서 만들던 콘텐츠를 그대로 올리기만 하면 된다고 본다. 하지만 뉴미디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다.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갖지 못하고 그냥 흉내만 내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지상파·종편·신문이 지구상에서 무너져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빨리 눈을 떠야 한다.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흐름에 맞게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나지 않으면 결국 비참하게 버려질 것이다.” - 최근 방송에서 “닥치고 장동혁 지지”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장동혁 지도부를 지지하게 된 배경과 정치적 판단은 무엇인가. “다른 대안이 없어서다. 장동혁보다 더 훌륭한 정당 지도자가 있고 더 믿을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있다면 저는 그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6·3 지방선거까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동혁만큼 신뢰하고 지지할 수 있는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자유우파 전체를 통틀어서 그렇다. 그래서 ‘닥치고 장동혁’을 주장하는 것이다.” - 한국 레거시 미디어 정치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어떤 점이 있는가 얘기해달라. “레거시 미디어에 대해서는 40년 가까이 몸담았던 올드미디어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말하자면 안타깝지만 쓰레기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보지 않는다. 한겨레·경향은 원래 좌파 성향이기 때문에 굳이 논평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조중동은 이미 자유우파 보수가 아니면서도 보수로 위장해 자유우파 보수 세력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더 사악한 것이다. 정치 보도의 가장 큰 문제는 팩트 전달이다. 정치부라고 해서 사실 보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팩트는 단순한 사건 나열이 아니다. 팩트와 그 함의까지 정확히 짚어야 진짜 팩트 전달이 된다. 그러려면 공부를 엄청 많이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장동혁 대표가 김태흠 충남도지사를 찾아갔다면, 이 두 사람의 역사적 관계를 알고 보도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팩트에 근접한 보도 아니겠는가. 그러려면 한국 정당 정치사를 공부해야 하고, 정치인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 정치인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 사람의 성격, 어법, 화법 등 특징이 무엇인지 공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결국 족벌 언론, 올드미디어 보도는 우리가 다시 팩트 체크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넘어가기 쉽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방송마다 3~4꼭지는 정치 기사를 채워 넣어야 하니 결국 소설을 쓰게 되는 것이다. 팩트 체크도 제대로 안 된 상태로 말이다.” - 정치 유튜브와 레거시 언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쌍방향성과 현장성에 있다. 먼저 쌍방향성이다. 유튜브는 생방송을 하는 순간 적게는 몇백 명에서 많게는 몇만 명이 동시에 시청한다. 단순히 시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댓글창을 통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다. 찬성하면 찬성한다고, 반대하면 반대한다고,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잘못됐다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올린다. 그러면 어떤 유튜버라도 그 댓글을 존중하고 경청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쌍방향성이다. 지상파나 종편, 신문은 이 구조를 구현하기 어렵다. 제가 <TV조선>에서 메인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쌍방향성을 부분적으로라도 구현해달라고 요구했다. 진행을 맡기 전 조건이 그것이었다. 방송사는 문자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고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 그러나 그것은 간접적 쌍방향성에 불과했다. 시청자가 문자를 보내면 방송 스태프가 선별해 하단 자막에 띄워주는 방식이었다. 저는 다른 컴퓨터로 수많은 문자를 보면서 진행해야 했는데 매우 번잡했다. 결국 생방송 중 댓글 의견을 직접 소화할 수 있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었다. 반면 자유우파 유튜버들은 생방송 과정에서 실전 훈련을 통해 그 능력을 갖추게 됐다. 처음부터 능력이 있었든, 아니면 훈련을 통해 익혔든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올드미디어 출연은 상당수가 녹화다. 방송 후 ‘이 부분 빼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생방송을 기피하는 이유는 한마디 실수로 매장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쌍방향 뉴미디어 공간에서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정치인만 살아남는다. 이것을 ‘메신저만 살아남는다’고 표현한다. 보좌관이 써준 원고를 읽는 사람은 메신저가 아니라 스피커에 불과하다. 뉴미디어 시대의 정치인은 스스로 메신저가 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제가 보기에는 현재 정치권에서 이 메신저 역량을 갖춘 인물은 장동혁 대표가 유일하다. 그래서 장동혁이 힘이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현장성이다. 주요 유튜브는 대부분 생방송을 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와 동시에 연결된다. 올드미디어는 대형 장비와 인력에 의존한다. 20~30kg짜리 카메라와 장비를 들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뉴미디어는 스마트폰 하나로 즉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 이 구조를 넘어서지 못하면 올드미디어는 뉴미디어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 정치평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방송 정치평론 시대와 유튜브 정치평론 시대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나. “저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민주화 운동을 했다.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드물게 박사 과정까지 진학하게 됐고, 민주화 진영 내부에서도 정세 분석이나 정치 노선과 관련된 일들을 맡게 됐다. 그러던 중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우리 사회가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 저는 그 시기 감옥에 수감돼 있었다. 2년을 복역했는데 감옥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정치 지형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감옥에 들어갈 때는 몰래 하던 일을, 감옥에서 나올 때는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민주화의 덕분이다. 그래서 70~80년대에 해왔던 정세 분석과 정치 노선 관련 활동을 공개적으로 하게 됐다. 그것을 우연히 방송국 PD들이 보고 ‘그 이야기를 방송에서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1989년 또는 1990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유일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이었던 기독교방송의 ‘시사자키’에 출연하면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그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몇 달 후에는 그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됐다. 그때부터 방송 활동을 하는 정치평론가가 됐다. 이후 지금까지 평생 직업은 정치평론 하나였다.” - 방송 정치평론을 하던 시절과 지금 유튜브 정치평론 시대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은 있는가. “차이는 많다. 우선 지금처럼 종북 주사파 세력이 평론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밀착 감시하고 사법 처리하겠다고 위협하는 분위기는 당시에는 없었다. 지금은 정치적으로 훨씬 열악한 환경이다. 동시에 과거에는 지상파든 종편이든 라디오든 방송사가 불러줘야 나가서 평론을 할 수 있었다. 가서 열심히 하다 보면 방송사의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때 갈림길에 선다. 원칙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방송사 입장에 맞춰 생계를 유지하는 생계형 평론가로 남을 것인가 하는 선택이다. 저는 다행히 생계형 평론가로 전락한 적은 없다. 대부분의 지상파, 종편, 라디오를 거쳤지만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한 적은 없다. 여러 차례 잘렸을 뿐이다.(웃음) 수십 번 잘리면서 여기까지 왔다. 과거 같았으면 방송에서 배제되면 평론가로서 생명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메시지를 전달할 통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유튜브가 있다. 지상파·종편·라디오를 모두 합친 것보다 강력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8년 전 <고성국TV>를 시작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유튜브 전성시대는 아니었다. 저는 <KBS> 9시 뉴스와 <MBC> 9시 뉴스의 왜곡 보도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생각으로 저녁 9시 생방송을 시작했다. 그들과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지금은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제든지 직접 국민에게 전할 수 있다. 그 점이 가장 큰 차이다.” - 40년간 정치평론가로 활동해오면서 일관되게 가져온 지켜온 원칙이나 소신이 있다면 들려달라. “제 소신은 분명하다. 좋은 정치가 좋은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과거 삼성 이건희 회장이 ‘경제는 이류, 행정은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말했다가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모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저는 그 발언을 전혀 다른 이유에서 잘못됐다고 본다. 경제 주체가 아무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글로벌 기업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민간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기업이든 시민단체든 민노총이든 그들이 움직이는 룰을 정하는 것은 공적 영역, 즉 국가와 의회, 정부다. 룰을 결정하는 정치가 사류라면 그 룰 안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이류가 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치가 사류면 기업은 잘해야 사류이거나 그 이하일 수밖에 없다. 룰을 만드는 주체가 사류인데 그 안에서 이류가 나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과 국민이 진정한 일류가 되기를 바란다면 정치가 먼저 일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일류가 되어야 대한민국이 일류 국가가 되고, 기업도 일류가 되고, 국민도 일류가 될 수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그 일류 정치를 만드는 일이라고 믿어왔다. 물론 내 판단이 부분적으로 틀릴 수 있다. 저 역시 사람이다. 그러나 적어도 40년 동안 ‘정치를 일류로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정치평론을 해왔다. 만약 지상파나 종편에서 내 철학과 다른 이야기를 요구한다면 그 방송을 떠날 수는 있어도 소신을 버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 앞으로 우파 진영 2030 세대에서 정치평론가가 나온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정치평론은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첫 번째는 자기의 주장을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는 일종의 프레임이다. 분석 틀이 필요하다. 정치 평론이라는 것은 정치를 분석하는 거고, 평가하는 거다. 그러니까 이걸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 프레임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이 평론의 대상이 되는 정치나 정치인은 살아서 꿈틀꿈틀 움직이는 존재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정치의 현장과 현실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된다. 우리나라에 정치학 박사나 정치학 교수가 수만 명이다. 이 사람들은 다 나름의 프레임을 갖고 있을 거다. 그런데 왜 이 사람들이 평론을 못하느냐. 살아 움직이는 정치 현실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가끔 정치학 교수가 신문에 칼럼을 쓴다. 정말 좋은 얘기이고 구구절절 맞는 얘기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잘 적용이 안 되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면 힘을 못 갖는다. 또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는데 카메라 앞에 선다고 해서 곧바로 평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 현실을 분석할 수 있는 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어느 정도는 갖춰야 한다.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격증을 주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필요하다. 젊은 세대가 정치 평론에 도전하는 것은 무조건 찬성하고 지지한다. 다만 이 두 가지를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우 힘든 준비인데 그 각오가 있다면 누구든 환영한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니 찾아오라.”
202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