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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한국, 미국, 호주, 영국 그리고 스웨덴 5개국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합동조사단은 (이하‘합조단’)은 아래와 같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체적 증거자료에 의거해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가설부터 하나씩 배제(Rule-out)해 나갔다.


1) 비폭발 가능성(좌초, 충돌, 피로파괴)

2) 내부폭발 가능성(탄약실, 연료저장탱크, 엔진)

3) 외부 폭발 가능성(접촉어뢰, 비접촉어뢰, 부유기뢰, 계류기뢰, 해저기뢰)

‘비폭발 가능성’부터 살펴보자. 먼저 흘수(waterline, 배가 바다에 잠기는 부분) 2.88m 밖에 안 되는 천안함이 수심 47m 수역에서, 소위 암초 따위의 해저 돌출 지형물에 접촉할 가능성이 전무한데다 함정의 가장 밑바닥 부분에 툭 튀어나와 있는 소나돔의 외부가 아무런 긁힘도 없이 완벽하게 깨끗하다는 점에서 암초설(혹은 좌초설)은 자동적으로 완전히 배제가 된다.

또한 선체외부에 어떠한 충돌자국도 없고 선체훼손 부위가 모두 위쪽을 향해 변형되어 있었으므로 잠수함이나 기타 함정 등에 의해 측부 방향에서 충돌 당하여 침몰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된다.

피로파괴설 역시 선체 전체에서 발견된 부식율이 겨우 3.22%에 그쳐 퇴역함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20%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폭침 당시 함정의 상태가 매우 양호했음을 보여주므로 그 가능성이 배제된다.

빈약한 추론에 의지한 암초설

그렇다면 이제 폭침 사건 이후 최초로 제기되었던‘암초설’부터 짚어보자. 이 암초설을 제기한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의 주장에 의하면,“배가 진행하다 장애물이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방향을 틀면서 배의 중앙부가 암초에 걸터앉았고, 이로 인해 선체의 균열로 침수가 되고 배의 양쪽이 무거워지면서 부러졌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개연성은, 천안함의 제원과 폭침 사고해역의 수심과 사고해역의 당시 환경 그리고 선박 항행 시 운동에 관한 역학관계를 확인해 보면 아주 쉽게 판명될 수 있다.

천안함의 제원을 살펴보자.(이하 일부는 천안함 백서 중에서 발췌)


- 초계함, 소형 프리깃 코르벳 (FFL) PCC-772

- 1987년 대한조선공사 건조: 1989년부터 작전배치 개시

- 배수량 1220톤

- 전장 88.3m: 선폭 10m, 흘수 2.88m

- 추진 2축 추진, CODOG(=Combination Diesel or Gas Turbine), MTU 538 TB82 디젤엔진 2기,
GE LM2500 가스터빈 1기

- 속력 32노트: 항속거리 4000해리(7200km)

- 사고 당시 해역의 수심: 47m

- 당시 상황:

천안함은 3월25일 발효된 서해 풍랑주의보(풍랑주의보 제17호: 서해 전 해상, 3월25일 12:00~26일 06:00: 강풍주의보 제30호: 서해 5도, 3월25일 19:10~26일 06:00;25일 14:00~26일 06:00)로 인해 작전해역을 이탈해 대청도 동남방으로 피항했다.

기상이 호전되자 26일 06:00경 기동을 시작하여 08:30경 작전해역에 복귀, 정상적으로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 20:00에 당직 근무자가 교대하여 근무에 임하였으며 기타 인원은 휴식 및 정비 중이었다.

폭침 사고 당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은 날씨였으나, 해상은 전일의 풍랑영향으로 야간까지 파도가 높게 일었다. 당일 야간은 맑은 날씨에 남서풍이 20~25노트로 불었고 파고는 2∼2.5m이었으며 월광은 78%였다. 천안함은 북한군의 감시 및 타격수단으로부터 차폐를 제공해 주는 백령도의 지형적 이점을 이용하기 위해서 백령도에 근접하여 작전기동 중이었다. 함장은 부임 후 서북해역에서 총 16회에 걸쳐 출동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이 해역의 작전환경에 익숙한 상태였다.

바다에서 항행하는 선박은 맨 아래에 첨부한 그림처럼 다양한 운동을 한다.

기록에 의하면 사고 당일의 파고는 대략 2~2.5m 미만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암초설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그림에서 보이는 Z방향의 Heaving운동이 최저로 도달했을 시점의 운동량과 파도의 최저점이 합쳐지는 순간의 중력가속도가 합쳐지면서 선체가 최저점에 도달하는 시점에 선체의 중앙부위가 암초의 돌출부분에 엄청난 힘과 속도로 내려앉아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흘수선 2.88m인 천안함의 Heaving 운동량과 파도의 최저점이 아무리 크게 봐도 5~6m를 넘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암초의 높이는 해저로부터 35~40m(혹은 당시 수심의 5~6m 이내)가 돌출되어 있어야 마땅하나 사고해역 부근에 어디에도 그러한 암초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와 유사한 물체 역시 아무것도 발견된 바 없다. 또한 사고 당시의 천안함은 X축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었으므로 Heaving운동에는 상당히 제한적인 변위를 갖게 되지만 손상된 선체의 형상은 이러한 가설과는 상당히 먼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 김태영 필자 e-mail : dial21.kim@gmail.com



예고: 물론, 사고 해역에 암초 따위는 전혀 없었다는 것은 이미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종인씨의 주장의 뒷부분처럼 암초에 부딪혀서 함정의 어느 부분에 균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침수가 발생하여‘배의 양쪽이 무거워지면서 부러졌’을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과연 배의 어느 한 부위에 구멍이 생기면 배가 필연적으로 침몰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는 이 문제를 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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