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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학’이란 무엇인가

사이비의료의 다른 이름인 대체의학, 그리고 대체의학의 또다른 이름인 통합의학의 실체를 알자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번 글은 로버트 토드 캐롤(Robert Todd Carrol) 박사의 ‘회의주의자 사전(skeptic's dictionary)’에서 ‘integrative medicine’ 항목을 번역한 것입니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황의원 총괄원장이 번역했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을 다소 취했습니다. (2015년 8월판 기준 번역)



“어떤 복잡한 사건의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비공식적 판단 규칙에 의존하게 되면,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조차도 얼마든지 판단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판단 오류를 연구하는 심리학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진실이다.”
-- 배리 바이어슈타인(Barry Beyerstein)

“미국에서 통합의학(융합의학)을 주창한 의사인 [앤드류] 웨일([Andrew] Weil)에 따르면, 질환의 원인과 치유의 본질에 대한 그의 기본적인 통찰 대부분은 그의 용어로는 이른바 ‘취한 사고(stoned thinking)’에서 나온 것이다.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그의 생각이 환각제 기운, 혹은 몽롱한 상태, 의식을 치를 때 쓰는 마술, 최면, 명상, 또는 그와 비슷한 종류에 것들에 의해 유도된 "이종적 의식(altered consciousness)" 상태에서 비롯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 아놀드 S. 렐만(Arnold S. Relman), 의사(M.D.)

“당신의 잘환을 낫게 해준다는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네바다 시티/그래스 밸리]([Nevada City/Grass Valley])에 있지만, 그들은 오히려 당신을 질환에 걸리게끔 만들 것이다.”
-- U. 유타 필립스(U. Utah Phillips)

“소똥에 애플파이를 아무리 섞어봐야 애플파이만 먹을 수 없게 되는 것이지 소똥이 맛있어지진 않는다.”
-- 마크 크리슬립(Mark Crislip)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 융합의학 또는 협진이라고도 함)’이란 ‘상식(sense)’과 ‘몰상식(nonsense)’을 통합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대체의학”과 사실상 똑같은 말이다.

최대한 좋게 얘기해준다고 하더라도, 통합의학이란 과학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은 치료법들을 과학중심의학적인 치료법들과 병행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통합의학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것, 신빙성이 없는 것, 의문시되는 형이상학적인 개념(“정신-마음-신체의 연결“이라는 표현이 빈번히 사용된다)을, 과학적인 개념과 혼합하는 것이다. 통합의학의 지지자들은 특히 “천연(natural)”과 “유기농(organic)”에 대단히 호의적이다.

통합의학이라는 개념은 미국의 의사(M.D.)인 앤드류 웨일(Andrew Weil, 또는 앤드류 와일로 소개되기도 함)에 의해 처음 주창돼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통합의학’은 정식 의학 분과로서 ‘전문의’ 과정도 아니다. 통합의학은 전문적이지도 않으며, 순수한 과학중심의학에 비해 우월하지도 않다.

종양학과전문의인 데이비드 고스키(David Gorski)가 말했듯이, “통합의학”은 전문의 과정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브랜드일 뿐이다. 앤드류 웨일의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이 먹힌 셈이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는 이런 그에게 통합의학연구소(Institute of Integrative Medicine)를 만들어 주고 운영을 위임했다.
 





미국에서 통합의학을 최초로 주창한 인물인 앤드류 웨일

앤드류 웨일은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긴 했지만 전공의 과정은 마치지 않았고, 또 필자가 알기로는 미국의 어느 주에서도 전문의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1968년에서 1969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마운트 시온(Mount Zion) 병원에서 1년간 수련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 앤드류 웨일은 국립정신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 2년 임기로 되어 있던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1년 후에 사임했다. 앤드류 웨일은 마리화나에 관한 그의 연구를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수(Sioux)’ 족(역자주: 인디언 부족 중 하나)의 인디언 주술사와 함께 연구를 했었는데, 본격적으로 ‘수’ 족의 전통 약초학과 의식 치유법을 익히기 위해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 주에 있는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떠나면서 대증요법(역자주 : 현대의학에 대한 비하적, 자조적 표현)의 치료세계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저는 ‘인디언 오두막집 의식(sweat lodge ceremonies)’에 참여했고 턱수염을 길렀습니다. 의사로서의 정식 수련 과정은 거기서 끝났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에 그는 “요가를 시작했고 채식주의를 시도했으며, 명상법을 배웠다”고 밝혔다."(Relman 1998)


분명히, 남미에서 장기 체류하는 동안에도 앤드류 웨일은 전통 약초학 연구를 지속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에, 그는 젊은 의사들이 수련의와 전공의 과정을 통해 거치는 전통적인 임상 교육 과정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남미의 숲과 마을을 돌면서, 마치 강력한 엔진과도 같은 서양의학이 아닌, 부드러운 치료의 능력을 가진 약초들에 대해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웨일은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의 현장에서 3년 이상을 보냈다. 1970년대 중반에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대체의학에 대해서 가르치고 쓰면서,이 개념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Kluger 1997)


오늘날 앤드류 웨일은 힌두교의 아유르베다 의학 체계나 그밖에 다른 의학체계의 엉터리 치료법들을 과학적 의학 체계에 접목시키고서 이를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 융합의학, 협진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의 주된 신조 중 하나는 “가능한 한 자연에서 구할 수 있고, 비교적 값이 싼 재료를 이용하고, 또 그다지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으며, 되도록 몸에 칼을 대지 않는 방법으로써 치료를 행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연적인 것이 인공적인 것보다도 항상 더 우위에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칼슘, 에키네이셔꽃(echinacea), 인삼, 은행나무, 글루코사민, 쏘팔메토(saw palmetto, 톱야자), 상어 연골, 그리고 세인트존스워트(St. John's wort)와 같은 다양한 약초와 천연 재료를 이용하고 있는데,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그 치유 효과에 대한 전통적 믿음들이 과학적 검토를 통해 결국 깨진 바 있다. 약학을 비롯한 다른 현대의학적 치료법들이 대부분 이같은 전통적 약초 치료법들보다 훨씬 우월하다.

어떤 식물이 치료제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 과학자들은 그 식물에서 효과를 유발하는 정확한 성분을 추출해내고, 또 실험 과정을 통해 그것을 과학적인 의약품으로 개발해낸다. 만약 이와 같은 경로를 거치게 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약초나 식물을 사용 후에 따르는 어떠한 효험도 사실은 대개 플라시보 효과, 회귀효과(natural regression), 신체의 자연치유과정, 혹은 그 약초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요인으로써 보다 더 잘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이 사이비의료를 맹신하는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조차 왜 이러한 사이비의료의 효험을 믿는 것인지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지과학자인 배리 바이어슈타인(Barry Beyerstein)은 이런 현상에 대해 철저히 분석한 그의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정직하며 똑똑하고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학적으로 믿기 힘든 [혹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들에 어떤 이점이 있다는 것을 믿게 만들어버리는 수많은 사회적, 심리적, 그리고 인지적인 요인들이 있다”(Beyerstein 1999).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거나 신뢰하기 힘든 의료행위의 효과를 믿는 전형적인 맹신자들은, 그런 의료행위가 효과있다는 식의 다른 개인적인 경험의 목소리들을 아무런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인다.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고 오히려 해로운 수많은 의료행위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이를 실용적 오류(the pragmatic fallacy)라고도 한다).

우리들을 속이는 많은 지각적, 인지적 편향들(biases)이 사이비 의료행위와 우리가 몸이 낫거나 질병에서 회복하는 것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비판적 사고가 없는 사람들은 이런 지각적, 인지적 편향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이들은 아무런 비판적 사고도 없이 “잘 설계된 통계학적 연구보다도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직관을 더 신뢰”한다(Beyerstein 1999) (왜 엉터리 치료법들이 종종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나)

게다가, ‘대체의학’적 치유의 문제에 대해서 비판적인 보도를 내보내는 대중매체가 거의 없다. 대중매체는 종종 비과학적인 의학을 오히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보완대체의학(CAM)을 비판하는 이들이 오히려 미국의사협회(AMA)나 제약회사들의 하수인인 것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쏘팔메토(톱야자)의 사례

예를 들어보자. 225명의 남성 전립선비대증 환자(BPH)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연구에서 1년 동안 하루에 2번씩 쏘팔메토(톱야자)를 복용한 대상자들과 위약(플라시보)을 복용한 이들 사이에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 발표가 최근에 있었다.(편집자주 : 통합의학에서는 순수 자연요법, 에너지요법 등과 더불어 쏘팔메토와 같은 식물성 건강기능식품 섭취와 같은 식이요법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 암 치료에 효과적인 열 가지 베스트 건강기능식품이 있다고?, 2. 심장질환이나 암을 예방해주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이에 쏘팔메토를 복용했었던 한 사람이 관련 보도를 한 매체인 ‘새크라멘토 비(Sacramento Bee)’의 편집장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 쏘팔메토에 관한 연구는 자기들이 개발한 전립선 질환 치료제 홍보를 위해 제약회사가 시행한 것입니다.

저는 오래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쏘팔메토를 사용해왔습니다. 그것은 효과가 있었고, 그로 인해 저는 50대에 수술을 하지 않고도 질환을 이겨냈습니다. 저는 지금 60대 중반입니다. 과거에 저는 자포자기헸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쏘팔메토는 축복이었습니다.

‘새크라멘토 비’는 제약회사들이 어떻게 대중의 생각과 인식을 조성하는지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것이 훨씬 더 흥미 있는 기사 거리입니다.“ (편집장에게 보낸 편지, 새크라멘토 비, 2006년 2월 25일자)


이 편지를 쓴 사람은 자신이 기존에 가졌던 생각이 이중맹검을 시행한 과학적인 실험결과와 모순이 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의 개인적 경험 해석에 더 신뢰를 부여한다. 사이비의료를 시술하거나 또는 그런 의료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인지과학자인 레이 하이만(Ray Hyman)은 이와 관련해 ‘응용근신경학(apllied kinesiology, AK)’이라는 카이로프랙틱류 대체의학에 대한 이중맹검연구에 동의한 한 카이로프래틱 시술사의 사례를 들었던 바 있다. 응용근신경학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카이로프랙틱 시술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도 보다시피 이게 우리가 그간 이중맹검연구를 전혀 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이중맹검연구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또한 그는 사이비의료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공통으로 하는 주장을 한다. 바로, 제약회사들이 더 많은 약을 팔기 위해서 이 게임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 편지를 쓴 사람은 제약 산업이 해당 연구를 진행한 7명의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연구결과를 발표한 의학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까지도 조종했다고 믿고 있다.

저 편지를 쓴 사람은 엉뚱하게도 사이비의료를 인가하기 위해서 매년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이, 쏘팔메토뿐만이 아니라 전립선 비대증(BPH) 치료에 흔히 쓰이는 다른 대체의학적 약초 치료에 관해서도 새로운 대규모 연구비를 지원했었다는 사실에는 아마도 조금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새로 진행될 연구는 미국 전역에 있는 11군데의 센터에 있는 수백 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저 편지를 쓴 사람은 이미 “쏘팔메토는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정보는 그에게는 별 흥미 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새로운 연구 결과가 쏘팔메토가 전립선 비대증(BPH)에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준다면 그것은 그의 기존에 편향적 의견을 더 강력히 확인해주는 것이니, 그는 이 연구를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지 간에, 누군가가 약초를 복용한 이후로 전립선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만 갖고서는 해당 약초가 전립선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실은 그가 아무런 것도 하지 않더라도 그의 전립선 문제 - 그 문제가 어떤 종류이든지 간에- 는 저절로 가라앉았을는 지도 모른다. 그가 쏘팔메토를 복용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 섭취를 그만두었기에 그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느끼는 이유는 카페인을 제한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마도 그는 이 문제가 생기고 나서 일주일 후에 여러 번 사정(ejaculating)을 했을 수도 있다.

과학적인 연구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자들을 조종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인자를 따로 격리시킬 수도 있다. 단순 직관으로는 이런 것들이 불가능하다.
 



통합의학의 맹신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

많은 통합의학 맹신자들은 미묘한 에너지, 또는 영적인 힘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관념에 아주 충실하다.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서 아무런 비판적 사고 없이 평가하기 쉽다. 그들은 우리의 생물학적 세계가 자연 법칙에 의해서 결정된 기계론적 과정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과학중심의학 혹은 근거중심의학은 현실, 실재에 대한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이 믿음은, 물론 통합의학 맹신자들의 현실 지각에서 핵심를 이루는 비물리적 독립체들과 힘(force)들에 대한 믿음과는 대치된다.

통합의학의 맹신자들은 과학을 전적으로 거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무작위로 표본을 선택하고 이중맹검을 적용한 대조군 연구를 신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시에 기도와 직관, 명상, 그리고 약물에 의해 유도된 상상력도 역시 같이 믿는 듯하다.

물론, 과학적 의학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단 하나의 연구만 갖고서 완전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과학적 회의주의자들과 도그마 맹신자들 모두에게 하는 얘기다.

어떤 하나의 과학적 연구 결과는 차후에도 똑같은 결과나 다른 강력한 지지 근거들이 나와서 반복적인 재현(replication)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보통 잠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심지어 이미 거듭 검증된 연구 결과라 할지라도, 역시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계속 발표되어야 하고, 번복될 가능성의 문은 항상 열려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어떤 연구의 결과가 기존의 우리 믿음을 지지한다 싶으면, 거기에 대해서 비판적 사고를 갖지 않고서 무조건 받아들여버리는 경향이 있다.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은 쏘팔메토의 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벤트와 그 밖의 연구진들(Bent et al.)의 연구를 환영하는 반면(Saw Palmetto for Benign Prostatic Hyperplasia), 도그마 맹신자들은 그 연구의 결함을 찾아내고 그 연구를 못믿겠다고 할 수도 있다.

과학적 연구의 결과를 거부할 이유를 찾기 위해서 굳이 제약회사의 음모까지 추측하고 거론할 필요는 없다. 애초 어떠한 연구도 완벽하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이제껏 진행된 거의 모든 과학적 연구에서 결함을 찾아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예를 들면, 연구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투약량이 너무 적거나 오히려 많았다는 점, 투약 간격이 너무 짧았거나 또 오히려 길었다는 점도 꼽을 수도 있다. 연구 대상자에게 플라시보(위약) 대조군을 설정한 사실이 노출되어버렸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도 있고, 피험자 수가 너무 적었다는 점도 문제 삼을 수 있다. 표본을 임의로 추출하는 과정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하여간 마음만 먹으면 수많은 결함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각각 독특하고도 복잡한 생물 유기체이다. 똑같은 화학물질이라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 심지어 똑같은 사람에게도 다른 시간대에 다른 방식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잘 계획된 이중 맹검 연구가 이전의 연구들을 반박하는 경우가 전혀 흔치 않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벤트 등의 연구진(Bent et al.)의 연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차후에 진행될 쏘팔메토 연구에서 사실은 쏘팔메토가 전립선 비대증(BPH)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져도 전혀 충격적인 일은 아니겠지만, 만약 그렇다 해도 그것이 이 연구의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전립선 치료를 위한 이 냄새나는 약초의 효과에 대한 어떤 학계의 합의된 결론이 나오게는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합의된 결론이 (부정적인 쪽으로) 나온다고 해도 몇몇 청개구리식 반대론자들은 거듭해서 전립선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쏘팔메토를 처방하고 판매하고자할 것이다.

이들 중 몇몇은 그들의 직관을 기초로 한, 과학적 연구결과와는 사실상 정반대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은 결국 몇몇 연구에서 쏘팔메토의 효능은 나타났었고 아직도 그것을 맹신하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에 쏘팔메토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후속 연구가 쏘팔메토의 효능에 대한 정당한 의심을 넘어서서 그 효능을 증명할 수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만약에 효능이 증명되지 않다면? 그렇대도 효능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 후속 연구는 계속 있을 것이다.
 



인지과학적으로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사이비의료를 믿는 이유

표본을 임의로 추출한 이중맹검연구는,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개인적인 증언이나 경험보다는 훨씬 신뢰도가 높다. 왜냐하면 그런 연구들은 과학적 방법론으로써 우리의 관찰을 통제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론은, 우리들 모두에게 늘 영향을 주고 있으면서 한편으론 오류의 원천이기도 한 여러 수많은 지각적이고 인지적인 편향의 효과를 최소화해줄 수 있다.

우리는 ‘소망적 사고(wishful thinking)‘로서, 즉 “자신에게 위안이 되는 믿음을 지지하고 우리가 그간 가져왔던 핵심적인 태도와 자존심을 강화해줄 수 있는 정보를 비판 없이 기꺼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Beyerstein 1999) 우리는 종종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보기도 하고, 어떤 것이 우연히 동시에 나타난데서도 필연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과학 혁명의 초기 개척자들은,  정제되지 않은 사고 과정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하려는 인간의 성향과 결합되는 경우, 오류 발생 가능성을 크게 만든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과학혁명의 혁신적인 사상가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관찰을 체계화하는 식으로, 그래서 몇몇 개개인을 피험자로 선정해 연구하기 보다는 큰 인구집단을 피험자로 선정하고 또 대조군을 만들어서 혼돈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를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함으로써, 잘못된 믿음으로 이끄는 인간 인지체계의 결함이 주는 영향을 줄이기를 희망했다.

엉터리에 만족한 몇몇 소비자들의 개인적 경험 - 불행하게도, 이런 이야기들은 “대체”의학을 하는 이들이 잘 써먹는 소재이다 - 만 참고하여 결정을 내리게 되면, 과학혁명의 사상가들이 발견해낸 수단은 무의미해진다.

여러 상호작용하는 변수들은 물론이거니와, 강한 사회적 압박을 크게 내포하고 있는 특정 치료법이 있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편향(judgmental biases)’ 문제에 흥미가 있는 인지과학자들은, 이같은 치료법을 평가해야하는 아주 복잡한 상황과 관련해서, 인간의 추론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여러번 입증해왔다.

여기에다가 그런 치료법이 도출하는 특정 결과에 금전적인 흥미까지 더해질때에는, 관계자들의 망상의 영역은 엄청나게 커지는 것이다." (Beyerstein 1999)


웨일의 통합의학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그가 널리 알려진 과학적 지식과 조언을, 비논리적인 풍문과 같은 것에 통합시켜버린다는 것이다.

예컨대, 그가 운영하는 남성 건강과 관련된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는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남성들에게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는 소변을 지나치게 자주 본다는 환자에게, 카페인과 알코올이 배뇨 욕구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것들의 섭취를 자제하라는 상식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웨일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남성들에게 콩을 많이 먹으라고 고언하면서, “아시아계 남성들은 전립선 비대증(BPH)에 걸릴 위험이 서구인들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데, 일부 학자들은 그들이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샐리 팰런(Sally Fallon)과 메리 G. 에니그(Mary G. Enig)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똑같은 논리로 생각하면, 아시아인들의 높은 식도암, 위암, 갑상선암, 췌장암, 간암발병률 역시 그들의 콩 섭취 때문이라고 믿어야만 한다.”(‘콩의 역습!(soy alert)‘ 2001)

웨일은 또한 쏘팔메토가 전립선 비대증을 낫게 “해줄는지도(may help)” 모른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쏘팔메토가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가 있고, 건강한 전립선 기능을 촉진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쏘팔메토가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임상적 근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통합의학이 갖고 있는 그나마 있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의사로서의 웨일은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고언을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러한 (대체의학 관련) 제품을 쓰고 있다는 걸 의사에게 알려 주셔야 합니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이 대체의학 치료에 쓰이는 약초와 혼입돼 반응하여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의사도 환자가 어떤 약초를 복용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이비의료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국립보건원과 아리조나 대학교

과학적 의학 대신 대체의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국 아리조나 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가 가장 유명한 기관일 듯하다.

이 대학교는 초능력을 지지하는 개리 슈와츠(Gary Schwartz)의 연구와 ‘생체장 과학에서의 미개척 의학센터(Center for Frontier Medicine in Biofield Science)‘를 지원할 뿐 아니라, 앤드류 웨일이 통합의학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왜 이런 유명한 대학교가 황당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자기 대학교의 명성에 먹칠을 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 일부 국민, 일부 매체, 일부 의대, 일부 의사들, 그리고 일부 정치가들에게는 인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프로그램의 연구자들을 위해서 미국국립보건원(NIH) 등의 기관들이 지원하는 연구비가 상당히 많고, 연구자들이 받는 지원금 중 상당 부분을 이 대학이 다시 지원받는다.

장차 우리들은 역사적으로 지금의 시기를 뒤돌아보면서, 마치 17세기에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광란’처럼, 아주 인기 있는 대중적 망상을 만들어낸 잘 계획된 사회적 운동으로서의 이 “대체” 과학 운동을 반추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참고 NOTE

“통합의학”은 ‘미국전문의협회(American Board of Medical Specialities, ABMS)’에 의해 ‘전문의’의 한 분과로서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국전문의협회(ABMS)’는 (높은 전문성과 함께 독점성도 갖고 있는) "길드(guild)“에 가깝다. 미국전문의협회에는 산하에 100개 이상의 전문의 분과가 있는데, 의학에서 어떤 전문적인 분야가 미국전문의협회의 새로운 한 분과로 승인받으려면 다른 분과들 모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물론, 통합의학 분과는 그런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국전문의협회를 제외한 미국의 다른 전문의협회들은 그냥 클럽 수준이다.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시키고, 회비만 내면 분과로서 가입할 수 있다. 웨일은 영리하게도 ‘미국통합의학협회(American Board of Integrative Medicine, ABIM)’를 따로 만들었고, 이 협회는 미국내과전문의협회(American Board of Physician Specialties, ABPS)의 분과로서 인정받았다.

‘미국내과전문의협회(ABPS)’는 길드와 비교하자면, (낮은 전문성과 함께 독점성이 없는) 클럽에 가깝다. 그래서 미국내과전문의협회(ABPS)에서 승인받고 캘리포니아의사협회(Medical Board of California, MBC)로부터 면허를 받은 내과의사들은, 미국전문의협회(ABMS)로부터 별도의 승인을 받지 않는 한은 "전문의(board certified)“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도 없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통합전체의학협회(American Board of Integrative and Holistic Medicine, ABIHM)’는 통합의학 분야에서 유일한 전문의 시험을 제공했다. 2014년 5월부터는 미국통합의학협회(ABIM)가 미국통합전체의학협회(ABIHM)을 대신해서 통합의학 전문의 시험을 주관한다.

따라서 웨일은 조만간 통합의학 전문의들로만 구성된 협회도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그들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전문의(board certified)“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주들에서는 어떨는지 모르겠다.

/ 로버트 토드 캐롤 (Robert Todd Car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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