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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해역에 암초 따위는 전혀 없었다는 것은 이미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종인 씨의 주장처럼 암초에 부딪혀서 함정의 어느 부분에 균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침수가 발생하여‘배의 양쪽이 무거워지면서 부러졌’을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과연 배의 어느 한 부위에 구멍이 생기면 배가 필연적으로 침몰 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러한 주장은 배가 물위에서 뜨는 기본원리에 대해 극히 무지하고 매우 제한적인 상식밖에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주장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위‘Open Moon Pool’(wet porch)라는 선박용어가 있다. 심해유정을 뚫거나 해양연구용 특수선이 심해 잠수정이나 기타 장비 혹은 잠수부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선체의 하부에 의도적으로 구멍을 뚫어 놓는 구조물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위한 용어인 것이다.(사진 자료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Moon_pool)



일반상식으로는 믿기 힘들겠지만, 시멘트로 만든 배나 부유식구조물도 상당수 있다. 먼 바다에서 석유시추를 하는 Off-Shore 해상구조물의 맨 밑바닥에 위치한 거대한 시멘트 콘크리트 원유저장 탱크 역시 육상에서 만들어서 바다에 띄우고 고정위치까지 견인한 후에 가라앉힌다. 이 경우 육상에서 양생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마치 바지선이나 무동력 배처럼 바다 위에 떠서 다른 동력선에 의해 정해진 위치까지 운반된다. 이처럼, 배(혹은 구조물이)가 물에 뜨는 기본원리는‘배가 갖는 부력 즉 뜨는 힘의 총합이 구조물의 무게 즉 가라앉으려는 힘의 총합보다 더 크면 그 구조물은 항상 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군함의 경우는 어떠하며, 특히 천안함의 경우는 어떠할까? 천안함 같은 전함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 하에서도 최상의 전투력과 생존력을 최우선 하도록 설계된 선박이다. 그러므로 선체재료를 최강의 고장력강을 사용하여 전투 시 방호 및 장갑능력을 최대화 하고, 구조와 이중 격벽을 설계 및 건조함에 있어서도 중량을 최소화함은 물론 극심한 파도나 피격 시 전복에 가까울 정도의 과도한 움직임에도 복원성을 극대화하도록 되어있다. (예컨대, 2차 대전 당시 일본 전함의 복원력은 함정의 종류에 따라 최저‘60도’ , 최고‘110도’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마치 오뚝이처럼 완전히 옆으로 드러누웠다가 다시 오뚝하게 서는 수준인 것이다.)

또한 전함의 엔진기관은 상선보다는 훨씬 고성능이어서 순간적인 고속추진력을 얻을 수 있으며, 1축(軸) 또는 1기관실이 파괴되어 침수되더라도 함정이 가동될 수 있도록 설계건조 되어 있다.(천안함의 경우 2축 추진이며 급가속 항진을 위해 가스 터빈 엔진 1기가 추가탑재 되어있다.)

결론적으로 암초설은 아예 불가

어쨌거나, 합조단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무려 6가지의 상황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여러 가지 상황을 가상실험하고 그 결과 치를 올려놓았는데, 이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디젤엔진실과 가스터빈실 및 상당수의 격실이 모두 일시에 침수되어야만 비로소 선체의 침몰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악의 경우에도 총 피침수 부분의 체적은 이 함정 총 배수량의 1/3 즉 400입방미터 정도로 유추되므로, 이 정도의 체적이 단지 선체 하부의 일부분이 깨지고 격실 전체가 불과 수 분만에 완전침수가 됨으로 인해 부하가 가중되어 결국 선체가 분리된다는 주장은 가히 기존의 조선공학과 구조역학의 기본틀을 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새로운 학설로 봐도 무방하게 보인다.

생각해보라. 만일 배의 표피가 달걀 정도의 강도라면 순식간에 탁하고 갈라져서 물에 잠길 가능성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은,

a) 소위 당시 세계 최고수준의 조선건조경쟁력을 자랑하던 대한민국에서 세계표준선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고장력강으로 건조되었으며,

b) 군함의 특성상 선체 곳곳의 격실/격벽 구조는 침수와 함께 곳곳에서 소위 Air pocket(혹은 Air lock: 공기 주머니)가 생겨서 침수의 속도를 방해하는 동시에 곳곳에 갇혀있는 공기(Trapped air)이 선체의 부력을 돕게 되어 그 공기들이 틈새로 빠져나가는 일정시간 동안 침몰이 지연되므로, 천안함처럼 휴식을 즐기다가 갑자기‘쾅- 혹은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창졸 간에 침몰될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포세이돈 어드벤처’나 심해관련 영화 등의 장면들을 기억해보라. 물속에서 밀폐된 공간에 남겨진 공기는 그 부피에 해당하는 만큼 부력을 갖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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